줄기세포, 넌 누구니?

한 때 복제양 돌리에서부터 복제 돼지, 복제 송아지, 복제 개 까지, 다 자란 생물의 체세포를 이용한 생명체 복제가 화제가 되면서 향후 복제인간이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겨주었었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충북대 수의과학대 김윤배 교수팀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병원팀과 3년 동안의 연구 끝에 인간 신경 줄기세포를 이용해 동물의 치매를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생명 복제와 노인성 치매 치료 등 현대 과학기술이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 예견되었던 연구가 성공을 거듭하면서 그 배경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공적인 연구의 중심에는 바로 줄기세포가 있었다. 줄기세포 [stem cell, ㅡ細胞]란 생물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기원이 되는 세포로, 특정한 세포로 분화가 진행되지 않은 채 유지되다가 필요할 경우 신경·혈액·연골 등 몸을 구성하는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세포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피부에 상처가 나면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피부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피부 아래쪽에 피부세포를 만들어내는 줄기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독감에 걸리면 뇌에 있는 후각신경세포의 기능이 일시정지 되거나 없어져 냄새를 맡지 못하다가 독감이 다 나으면 다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도 후각을 담당하는 줄기세포가 재생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물의 생명활동에 필요한 세포를 만들어주는 것이 줄기세포이다.

줄기세포는 출생 후부터 몸에 있는 여러 종류의 조직에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와 생명의 시초가 되는 수정란에서 유래하는 배아줄기세포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이미지: 동아일보DB

성체줄기세포는 특정한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이다. 몸속에 극히 미량으로 존재하면서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세포를 제공해준다. 성체줄기세포는 의학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하다. 장기 재생을 위해 몸속에 이식해도 문제가 없으며, 신체조직에 어떤 손상이 발생하면 다른 장기에 있던 줄기세포가 몰려와 손상된 조직으로 변하는 분화의 유연성이 있다. 또한 성인의 몸속에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세포를 자가 이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면역거부반응을 확연히 줄일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남성의 생식세포인 정자와 여성의 생식세포인 난자가 결합하여 생성된 수정란(배아)에서 유래한다. 일반 세포와는 다르게 몸을 구성하는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어 줄기세포 연구 초창기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별한 조건에서 배양한다면 무한대로 세포증식이 가능하며, 노화가 없는 세포이기 때문에 한 개의 배아줄기세포만으로도 수많은 환자의 치료에 이용될 수 있고, 오랜 기간 동안 배양해도 염색체의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처럼 배아줄기세포는 무한한 능력을 갖고 있어 전분화능 줄기세포라고도 한다. 하지만 난자를 채취하고 인공적으로 수정시킨 후 배아를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상대적으로 윤리문제에서 자유로운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다.

의학에서는 앞으로의 치료방법이 기존의 고전적인 약물처치나 수술적 방법을 통한 질병치료에서 손상된 세포·조직·장기를 건강한 것으로 바꾸는 세포·조직대체치료법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것을 재생의학이라고 하는데,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질병의 부분적 치료가 아닌 근원적 치료가 가능하다.

줄기세포는 질병의 치료제, 원인규명, 신약의 독성검사 등 다양한 연구에 이용될 수 있지만 앞서 밝혔듯이 아직 줄기세포 확보에 따른 윤리적 문제가 남아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7월,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치료제 ‘하티셀그램-AMI’를 품목허가하며 우리나라 생명과학분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시발점을 만들어 주었다. 분화되지 않은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품목의 허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세계 줄기세포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과학적·합리적 규제를 선도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품목 허가의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7개 업체가 총 22개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에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앞선 기술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여러 질병에서 혜택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박 지 원
이미지 | 알앤엘바이오(
https://www.rnl.co.kr/kor/main.asp),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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