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알의 스멜~. 이 고약한 냄새의 정체는? 

해마다 이맘때쯤 되면 거리에서 풍기는 정겨운 냄새.
도심의 가로수 길을 걷다보면 옛날 시골길에서나 맡을 법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학생들과 출근길을 재촉하는 직장인들이 바쁜 와중에도 자기도 모르게 지그재그로 걷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바로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은행 알 때문인데, 자칫 바닥에 떨어진 은행나무의 종자를 밟으면 그 껍질이 구두에 묻어 학교나 직장 내에서 불쾌한 냄새를 풍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많고 많은 나무들 중에 거리마다 가로수 길을 멋지게 만들어 내는 은행나무지만 은행 알에서는 왜 그런 특유의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일까?

남이섬 송파은행나무길(이미지:@naminara / http://www.flickr.com/photos/naminara/6265414024/)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밤나무나 소나무, 개나리나 목련, 진달래와 같은 나무는 수꽃과 암꽃이 한 그루에서 피는 자웅동주 식물이기 때문에 모든 나무마다 열매가 열린다. 반면 은행나무나 벚나무와 같은 자웅이주 식물은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자라서 암나무에서만 종자가 난다.

우리가 흔히 은행나무 열매라고 알고 있는
은행 알은 실은 열매가 아니라 은행나무 종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학문적으로 은행나무는 침엽수(나자식물)에 속하고 자방(종자가 들어있는 방)이 노출돼 있어 열매가 생기지 않고 종자만 생긴다.

보통 10월에 열매가 점차 황색으로 익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은행의 악취는 열매 바깥쪽(겉껍질)에서 나는 것인데, 겉껍질을 감싸고 있는 과육질에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ic acid)’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열매의 안쪽에는 흰색의 길쭉한 모양의 단단한 종자가 있는데 이것을 은행 또는 백자(白子)라고 한다.

은행열매 (이미지: (좌) @i'm neoburi /http://www.flickr.com/photos/neoburi/4933760687/ (우)@jekang1 /http://www.flickr.com/photos/42794477@N08/3968380622/)

그렇다면 은행 알의 이 고약한 냄새를 없앨 수는 없는걸까?
사실, 수컷 은행나무만 골라 가로수로 심으면 도심에서 고약한 냄새를 없애는 것이 가능하지만 은행나무는 어른으로 자라나 종자를 맺기 전까지 암수를 구별할 방법이 없어 수컷 은행나무만 따로 골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린 은행나무는 심은 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야 종자를 맺을 수 있는데, 다 자란 다음에 암수를 구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행나무는 손자대에 가서야 종자를 얻을 수 있다고 해 ‘공손수(公孫樹)’란 별칭이 있다. 수명이 긴데다 종자의 결실도 매우 늦다는 데서 얻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은행잎 (이미지:@egg™ /http://www.flickr.com/photos/eggnara/3027357214/)

그런데 최근, 은행나무의 암수를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DNA 분석법이 처음으로 개발되었다. 산림과학원이 암수가 갖고 있는 DNA 구조의 차이를 찾아냈는데, 이 분석법을 활용하면 어린 묘목도 불과 몇 시간 만에 암수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30년이나 기다려 암수 구분을 해야 했던 시간을 단축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거라 생각된다.1)

특히 수나무나, 가로수로 활용이 되고 암나무는 농가에서 키워져 농가 소득증대에 더욱 기여할것이라 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이제 앞으로 심어지는 가로수 길의 은행나무에서는 곤혹스럽게 나던 냄새 없이 노란 은행잎의 낭만만이 존재할 거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한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박 지 원

1) [참고] 국립산림과학원 URL :http://www.kfri.go.kr/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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