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의 맛을 결정하는 건? 당도!

추운 겨울에도 식지 않는 과일의 인기,
과일의 맛을 좌우하는 당도가 어떻게 측정되고
얼마 이상이 되어야 달다고 인식할 수 있는지 알아봅시다, 출바알~

과일의 당도는 과일 맛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당도가 높은 과일을 좋아한다. 과일의 당도는 100g당 과일 내 당 성분의 함량을 퍼센트(%)로 표시하거나 당도계로 측정한 값을 도(°Bx, Brix)로 표시한다.

올해는 비 온 날도 많고 강우량도 유난히 많았기 때문에 과일의 맛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농가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과일의 알이 한창 굵어지는 6월과 7월에 강우 일수가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틀에 한번 꼴로 비가 내리고 비가 오지 않아도 우중충한 하늘 덕분에 햇빛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예년의 70% 정도에도 미치지 못했던, 드물게도 빛을 보기가 어려웠던 해였다.

하지만 과일의 당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강우뿐만이 아니다.

과일의 당도를 좌우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과일의 품종이다. 과일의 당도는 품종에 따라 차이가 크다. 무엇보다 과일이 성숙하는 시기에 따라 제철에 충분히 잘 익은 품종이라야 맛이 좋다. 둘째, 수확하기 2주일 전부터 3일 전 정도까지 햇빛이 좋으면 달고 맛있는 과일이 된다. 셋째, 토양 환경이 양호하고 잎이 병해충 피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 잎도 많이 달려야 하는데, 햇빛이 충분하다 해도 과일 한 개당 잎 수가 부족하면 당도가 높아질 수 없다. 당이 만들어지는 곳이 바로 잎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중에서 물에 쉽게 녹는 형태로는 자당, 과당, 포도당, 젖당, 소르비톨 등이 있다. 이들이 과일의 단맛을 좌우한다.

잎에서 생산된 탄수화물은 주로 자당이나 소르비톨 형태로 과일로 전해지며 이 당은 과일을 비대하게 하는 데 이용된다. 과일이 성숙함에 따라 과일 세포 안에 있는 액포에 당이 축적되면서 과일의 당도가 높아진다.

@mxgirl85 / http://www.flickr.com/photos/13013135@N00/5879848337/

그렇다면 강우가 많은 장마기에 과일의 당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강우량이 많아서라기보다는 비 오는 시기에 일조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식물의 잎에서 광합성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으며 이에 따라 탄수화물이 적게 생산되기 때문에 과일의 당도가 낮아진다. 실제로 밤에 비가 오고 낮에는 햇빛이 충분한 기상 상황에서는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지 않고 높게 유지된다. 장마기 이후에 햇빛이 충분하면 과일 당도는 곧 회복된다.

구름이 많이 끼지 않는 청명한 날씨면 충분하다. 과일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복숭아와 같은 과일은 수확 전 짧게는 3∼5일간 햇빛을 충분히 쬐기만 해도 당도가 많이 올라간다. 사과나 배는 수확 전 2주일 정도 햇빛을 충분히 쬐어야 당도가 높아진다. 포도의 경우도 2주 가까이 필요한데, 당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착색이 충분히 이뤄지기 위해선 일조량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늦가을에 수확하는 과일의 경우 여름철 강우 일수가 많아 일조량이 부족하면 과일 크기가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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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일의 당도는 자연적인 햇빛에 의존하는 방법밖에 없을까? 그렇지 않다. 실제 농가에서는 과일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의 경우 나무에 햇빛이 잘 들도록 겹쳐진 가지를 솎아내고, 사과는 나무 밑에 반사 필름을 깔아 햇빛을 반사시켜서 부족할 수 있는 광량을 보충해주고 있다. 귤의 경우 나무 아래를 다공질필름으로 덮는다. 이는 빗물이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해 당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포도는 송이 당 충분한 잎 수를 확보하기 위해 잎이 충분하지 않은 곳의 송이를 솎아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당도, 어떻게 측정할까?
최근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당도측정계로 당도를 확인하거나 시식을 한 뒤 과일을 구입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생산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생산자가 당도 높은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당도가 충분히 높은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 다양한 과학적인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으니, 기상 상태에 구애받지 않고 사시사철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과일, 채소류는 가공품을 만들 때 몇 %가 함유되어 있는지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는데, 이런 기준이 되는 것이 과일 또는 채소의 기본 당도이다. 일반적으로 측정은 굴절당도계(Bx meter)를 이용하여 측정한다. 100% 착즙액 기준당도 (Brix∘)는 다음과 같다.

1. 포도, 서양배 : 11° 이상
2. 사과, 라임 : 10° 이상
3. 귤, 자몽, 파파야 : 9° 이상
4. 배, 구아바 :  8° 이상
5. 복숭아, 살구, 딸기, 레몬 :7° 이상
6. 자두, 멜론, 매실 : 6° 이상
7. 기타 : 근거 문헌의 의함

@John Tann / http://www.flickr.com/photos/31031835@N08/6075951961/

상기 표는 과실의 숙도(익은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과일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과를 예로 들 경우 안 익은 사과와 익은 사과는 당도를 기준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당도가 높다고 해도 익은 사과가 아닐 수 있다. 부패가 시작되기 전 오히려 당도가 더 높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파괴 당도검사기도 개발되어 수박 같은 과일의 속을 굳이 파지 않고도 당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당도계는 디지털식과 일반 굴절 당도계가 있는데, 최근에는 디지털 당도계가 사용하기 쉽고 당도 값을 읽기 쉬워 많이 이용된다.

이렇게 과일의 맛을 결정하는 당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방법이 동원되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과일과 씨름하며 당도 높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과학과 농업이 힘을 합해 제철 과일이 아니어도 하우스 재배만으로 맛좋은 과일을 많이 만나볼 수 있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나라 과일 재배가 효율적이고 보다 더 과학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아마도 그땐, 맛좋은 과일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참고_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박 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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