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이 신명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가 지난 해 3월 공식 개편 출범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국과위가 과학기술 관제탑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내기를 기대했다. 이제 햇수로 1년이 지난 국과위가 그간 펼쳐 보인 활약은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는 고심과 노력의 산물이었다. 지난 1년간을 돌아보며 국과위의 수장이자 과학기술인이기도 한 김도연 위원장으로부터 올해 전망을 들어본다.


국과위가 출범한 지 근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한해 국과위의 가장 중요한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아본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출범 첫 해인 지난해는 시간에 비해 할 일이 많았던 해라 과학기술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이하 출연연) 개편방안을 확정한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성과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출연연 개편안은 그간 과학기술계의 중요한 이슈였음에도 여러 가지 문제로 한동안 이런저런 논의만 많았습니다. 그러던 것을 국과위가 직접 나서서 정치논리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과학기술인의 입장에서 원활하게 처리했습니다. 다만 2011년에 개편안이 완전하게 마무리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올해는 출연연 개편안 마무리 작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R&D 투자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의미있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국과위는 정책, 예산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해 7월 성과평가법을 개정하여 계획부터 평가에 이르는 R&D 전주기적 관리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국과위 출범 후 최초로 정부 R&D 예산을 배분·조정하여 중소기업 R&D 확대, 기초연구분야 지원 확충 등 과학기술계의 숙원을 이루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국과위가 2011년 3월에 출범하다보니 심층적인 예산 배분·조정이 쉽지 않았습니다만 올해부터는 시간을 두고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심층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번 예산배분·조정을 전략적·효율적 투자에 중점을 두고 구성하셨는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그리고 내년도 예산 조정은 어떻게 준비하실 계획이신지요? 

2011년 7월 실시한 2012년도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은 국과위 출범 후 첫 예산배분인데다 시간이 촉박했는데도 기재부와 긴밀한 협조로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원동력은 국과위만의 전문성이었지요. 기술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5개 전문위원회가 R&D 사업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예산계획을 수립한 결과 국과위의 예산 배분, 조정안이 최종 정부 예산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진행할 2013년도 국가 R&D 예산계획에는 전문위원회가 분야별 R&D를 상시적으로 검토한 결과를 반영하여 심층적 분석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2011년 첫 발을 내딛은 R&D 전주기 투자 효율화 방안도 구체화하여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것입니다.

출연연 거버넌스 문제가 연내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뒤집고 개편에 대한 정부 입장이 합의에 도달했는데요, 이번 합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과학기술계는 오랜 시간 동안 출연연 발전 민간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기초한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안’을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해왔습니다. 정부는 과학기술계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과학기술계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중대한 사안이라 신중하게 결정하느라 불가피하게 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번 합의안은 민간위원회의 안을 대부분 수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정치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과학기술인들의 지혜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점에서 과학기술계의 오랜 숙원 과제를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환경의 개선 문제를 많은 과학기술인들이 중요한 해결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향후 과학기술계 연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을 계획 중이신지요?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제도를 연구자 중심으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의 자율성을 높이고 행정부담을 줄여야 하지요. 그래서 연구비 집행기준을 표준화하는 한편 ‘원칙적으로 허용, 예외적 사항을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개선하여 관련 규제를 대폭 줄일 계획입니다. 창의성이 중요한 기초연구사업에는 그랜트(Grant) 방식을 운영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랜트 방식이란 다년도 협약을 통해 서류부담을 줄이고 예산 활용의 자율성을 높여 안정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지요.
물론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만큼 연구비 관련 비리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연구비를 부정 사용하는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제한하는데, 이 회수가 3회 이상이 되는 곳은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영구 제한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마련하여 연구비 지원과 활용의 투명성을 높일 것입니다.


2012년은 MB 정부 마지막 해로 여러 정책들의 결실을 바라보는 한 해가 될텐데요, 과학기술 관련 정책들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지 않을까 합니다. 이러한 정책환경에 대한 국과위의 활동 기조와 과학기술계 전망은 어떠한지요? 

평소 과학기술인들이나 후배들을 만나보면 ‘과학기술은 우리의 미래’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특히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의 시대를 맞아 협력과 개방을 통한 과학기술의 질적 도약이 무엇보다 절실해졌습니다. 따라서 과학기술인에게 창조적인 상상력과 도전정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과학기술 연구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국과위는 2012년에도 안정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입니다.


위원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연구자이자 행정가로서 과학분야에서 일해 오셨는데요. 끝으로 우리나라 과학계에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2012년은 MB 정부의 마지막 해이자 2008년부터 추진된 과학기술 기본계획의 마지막 해입니다. 따라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주요 정책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미진한 분야는 철저하게 보완할 것입니다. 또한 과학기술발전이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형 범부처 R&D 사업을 주도하여 경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R&D 지원도 강화하여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 과학기술 무대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산학연 연구주체의 역량을 결집하여 과학기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찾아내는 한편 그에 필요한 인프라와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국과위는 과학기술인들이 성공적으로 이러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글 김택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 사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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