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출연하는 연예인들 혹은 시청자들은 웬만하면 줄무늬 옷을 입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왜일까? 그 이유는 줄무늬 옷을 입을 경우, TV상에서 줄무늬 주변으로 이상한 무늬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아는 사람들은 TV에 출연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 일부러 잔잔한 줄무늬 옷을 피하는데, 이 이상한 무늬가 보이는 현상을 바로 ‘모아레(Moire) 현상’ 이라 부른다.

 한 번쯤 ‘왜 저러지?’하고 의문을 가져봤을 만한 ‘모아레 현상’은 TV, 디지털 카메라, 모니터 뿐 만 아니라 모기장, 방충망,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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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아레 현상은 일정한 무늬가 반복해서 겹쳐지는 경우에 발생한다. 모기장, 방충망, 에스컬레이터에서 일정한 무늬가 반복되어 겹쳐지게 된다는 것은 이해가 잘 갈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TV, 디지털 카메라, 모니터에서는 어떠한 일정한 무늬가 반복되어 겹쳐진다는 것일까?

그 일정한 무늬에 해당하는 것은 바로 ‘화소’다. TV, 디지털 카메라, 모니터와 같은 영상기기들 속에는 색깔을 나타내기 위한 빨강, 초록, 파랑의 화소가 있다. 이 화소의 위치는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들이 만드는 상은 어긋나게 되고, 이 어긋난 상들이 반복해서 겹쳐지면서 모아레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http://www.flickr.com/photos/csessums/6098499667/

  모아레 현상이 나타나는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자. 그 원리는 빛이 가지고 있는 파동의 성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현상은 일종의 간섭 현상인데, 간섭은 비슷한 파장의 빛이 겹칠 경우 위상이 같은 방향일 때는 더 커지고 위상이 반대 방향일 때는 줄어든다. 이런 현상이 우리 눈에는 물결무늬나 무지갯빛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http://www.flickr.com/photos/davedugdale/4967752831/

 모아레 현상은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물체의 굴곡을 알아보기 위해서 모아레 현상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자동차나 비행기 표현이 편평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도 척추 이상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아레 현상의 원리를 이용하기도 한다.

http://www.flickr.com/photos/tomasfano/4361179386/(시선을 위-아래로 이동시켜 보세요 ^^)

 모아레 현상은 현대 미술 작품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옵-키네틱 아트(관객의 이동과 시선에 따라 선과 형태가 움직이는 시각적인 미술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예술)의 거장 크루즈 디에즈는 모아레 무늬를 이용한 작품들을 많이 탄생시켰다. 그의 작품에는 색이 다른 띠가 서로 겹쳐져 있는데, 관객들의 눈에는 마치 그 형태가 물결처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모아레 현상이라는 과학적 원리를 적용한 이 작품들 덕분에 크루즈 디에즈는 예술가로서 뿐만 아니라 색채과학자로써도 인정받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무중력 상태에서 얼굴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험하는 데에도 쓰였다는 모아레 현상. 지금 이 현상은 우리의 일상을 넘어서 예술의 영역까지 차지하고 있다. 모아레 현상의 진출영역이 어디까지일지 내심 기대가 된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정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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