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털을 입고 사는 사람들

추운 겨울이 되면 사람들은 두꺼운 털옷을 입습니다. 사람들의 옷장을 살펴보면 양털옷, 오리털 잠바, 토끼털, 모피 그리고 털로 된 신발 어그부츠까지. 정말 다양한 털 종류의 의류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왜 털이 별로 없으며, 그 대신 추운 날씨에 동물의 털로 만든 옷을 입는 것일까요? 

http://www.flickr.com/photos/emutree/2147474309 / @emutold

털이란?
 털은 포유류에게만 있습니다. 미생물에 나 있는 섬모나 편모는 털이 아니라 세포 기관 일뿐입니다. 털을 구성하는 물질은 케라틴 단백질입니다. 털은 피부의 표면에 대하여 비스듬히 나며 같은 부위에서는 다수가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 모류를 나타냅니다.
 사실 고래, 하마, 코끼리를 제외하곤 털이 거의 없는 피부를 지닌 유일한 포유류는 사람입니다. 다른 포유류들은 털로 무늬를 만들어 사회적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또 얼룩말의 무늬와 표범의 무늬 등 동물들은 자신의 털 패턴 겉모양을 보고 같은 종(種)인지 구분하기도 합니다. 고양이와 개는 화가 났을 때 털을 곧추 세우면서 감정표현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하죠.

사람은 왜 털이 없어지게 되었고, 대신 동물의 털을 입게 되었을까?
 사람은 머리카락,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일부에만 털이 있습니다. 사람이 햇빛이 강한 아프리카에서 진화했기 때문에 너무 더워 털이 없어졌다는 설도 있고, 사람이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사냥을 하기 위해 햇빛을 피해 뛰어다니려면 털이 필요 없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사람은 일단 털이 사라졌습니다.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햇볕이 직접 내리쬐는 머리 부분만 털을 남겨두며 두뇌를 보호했습니다. 또한 피부가 모낭과 땀샘 등의 구조를 변화시키면서 땀을 쉽게 배출하도록 바뀌었습니다. 눈썹은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발달되었고, 겨드랑이나 사타구니는 몸이 움직일 때 털이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도록 발달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잃어버린 털을 동물을 통해 다시 되찾았습니다. 털가죽을 벗겨 옷으로 만들기도 하고, 깃털만 뽑아 몸에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더운 지방에서 진화된 사람은 추운지방으로 오면서 보온단열재역할을 하는 동물의 털을 입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람의 털 모발의 구조 출처: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올http://www.scienceall.com

여러 동물의 털 종류
 겨울에 여성들이 가장 많이 신고 다니는 신발은 어그부츠입니다. 사실 어그 부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호주의 비행기 조종사들이 신발 안에 양털 안감을 대서 신었던 것이 시초입니다. 또한 윈드서퍼들이 차가워진 발을 녹이기 위해서도 양털 어그부츠를 신었는데요. 이 어그부츠 안감이 바로 양의 털로 만들어 집니다. 양의 털 말고도 동물의 털 여러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양털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양털은 1년에 한 번 봄에 깎습니다. 양모의 생산은 2세 때가 최고이고, 그 이후로는 갈수록 감소하는데 양 한 마리에서 털 2-3kg정도가 나옵니다. 다른 동물처럼 털이 한 가닥 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엉켜 한 장의 모피처럼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양털은 꼬불꼬불한 것이 특징으로 표면에는 비늘이 겹겹이 쌓인 스케일층이 발달했습니다.


알파카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페루 특산인 낙타과의 동물의 털입니다. 가늘고 긴 털을 가지고 있는데 광택이 있는 아름다운 털을 검게 염색하여 고급품의 안감이나 하복감으로 주로 사용합니다. 해마다 한 차례에 털을 깎는데 3kg정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캐시미어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캐시미어는 염소의 털입니다. 염소에서 나오는 털은 따로 깎지 않습니다. 6월이 되면 털갈이를 하는데 이때 손으로 빗어 떨어지는 털을 모아 사용합니다. 우리가 입는 스웨터나 머플러 등으로 사용되는데 촉감이 매우 부드럽고 보온성이 큰 고급 방모직물입니다.


앙고라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주로 긴 털을 얻기 위해 사육하는 앙고라 토끼가 있습니다. 토끼는 매우 온순한 편이어서 털을 깎아내어 얻기 쉽습니다. 보통 양털보다 부드러워서 고급 옷을 만들 때 많이 사용됩니다.

그렇다면 왜 털옷은 따뜻한가? 
 털들은 공기를 품어 체온을 지킵니다. 사실 공기는 지구에 있는 물질 중 최고의 보온재입니다. 이 말인즉슨, 어그부츠를 신으면 바깥의 차가운 기운을 막는 공기층이 발에 둘러져 있어 보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털은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안이 텅텅 비어있습니다. 이 구멍을 ‘동공’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에 공기를 감싸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털 한 가닥이 품은 공기의 양은 적을 지라도 이런 털이 수천 가닥 모이면 두툼한 공기층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그부츠, 목도리 , 귀마개, 털 코트 등 털이 달린 것이면 뭐든지 따뜻한 것입니다.

 실제로 36도 온도가 완벽하게 유지되는 경우를 100%이라고 보고 보온 효과가 전혀 없는 경우를 0%라고 하면 거위털이 94.1%로 보온성이 가장 높고, 토끼털이나 양털이 83%, 개털이 70%정도라는 실험이 있습니다. 결국 털들마다 보온성의 차이는 있습니다. 이 보온성은 털이 공기를 품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거위털은 솜털에 잔가지 사이에 공기를 품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보온성이 가장 높은 것입니다.

어그부츠 출처:http://www.flickr.com/photos/enter6/6677829607/ @nter6blog

두꺼운 털이 제일 따뜻하다? 
 사람들은 흔히 털이 많으면 보온효과가 더 클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털은 가닥이 가늘수록 공기가 들어갈 공간이 더 많습니다. 표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인데요. 두꺼운 털이 더 따뜻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솜을 만들 때는 오히려 가늘수록 따뜻합니다. 이에 사람들은 실을 한 가닥씩 다시 쪼개는 방법으로 ‘극세사’ 실을 만들어 이불로 많이 사용합니다. 굵기가 머리카락의 100분의 1(지름 0.012mm)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이 극세사를 뭉치면 오리털이나 거위털을 뭉쳤을 때보다 훨씬 따뜻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겨울에 왜 털을 입으면 따뜻한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결국 차가운 기운을 막고 보온재 역할을 하는 공기층이 털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예로 에스키모의 집인 ‘이글루’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차가운 눈 조각이지만 눈의 결정에도 공기를 포함하기 때문에 눈 분자끼리 뭉치면 따뜻한 집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봄이 왔지만 아직은 일교차가 무척 큽니다. 따뜻한 털옷으로 감기 조심하세요.

극세사 이불 http://www.flickr.com/photos/40881644@N06/4218062548/ @Janis_Jop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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