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배, 위그선을 아시나요?

자기부상열차(magnetic levitation train).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운행을 계획하고 있는 도시형자기부상열차는, 잘 알려진 대로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 위에 부상시켜 움직이는 열차’입니다. 바퀴가 없는 기차, 즉 ‘하늘을 나는 기차’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원래부터 하늘을 날았던 비행기, (기차의 신분이지만 매우 낮게나마) 날고 있는 자기부상열차처럼 바다에도 하늘을 나는 배가 있는데요. 여기서는 그 주인공인 ‘위그선’을 소개코자 합니다.

위그선

@Jeff McNeill / http://www.flickr.com/photos/jeffmcneill/2948059126

위그선(WIG Craft; Wing-In-Ground Craft)은 수면에 근접해 비행하는 배를 일컫습니다. 우리 말로는 ‘수면비행선박’이라 이름 붙이고 ‘표면효과를 이용하여 수면에 근접해 비행하는 선박’이라고 정의내리고 있고요.

1960년대 옛 소련의 군사적 목적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위그선은, 대형의 경우 시속 300km에 육박할 정도로 빠른 것이 장점입니다. 화물선, 여객선 등 일반 해상 수송수단의 속도가 100km를 넘는 것이 많지 않음을 생각했을 때(수상 택시도 최고 70km정도라고 하니까요), KTX 속도에 맞먹는 위그선의 스피드는 바다에서의 이동을 한결 빠르게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세계적으로 실용화가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수송수단이지만, 지구의 표면적은 바다가 땅보다 두 배 넓은 만큼 미래에는 가장 필요한 배가 될지도 모릅니다.

위그선의 원리
위그선은 기존 선박들이 운항을 할 때, 물에 의해 받는 저항을 줄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면 위로 살짝 띄운 배입니다. 일반적으로 배의 속도가 느린 이유는 바닷물과의 마찰 때문인데요, 공기가 물보다 상대적으로 저항이 작은 것은 당연한 얘기겠죠? 이런 발상을 바탕으로, 배의 몸 전체를 수면 위로 띄운, 즉 배에 날개를 단 것이 위그선인 셈이지요.

위그선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원리부터 살펴보고자 합니다. 비행기가 공중에 뜰 수 있는 것은 ‘날개’ 때문입니다. 물론 날개가 있다고 모든 물체가 날아오르지는 않지요. 비행기의 날개는 윗면의 면적을 아랫면보다 크게 만들어, 윗면을 지나는 공기들이 면적이 좁은 아랫면을 지나는 공기보다 빠른 속도를 가지게 합니다. 공기의 흐름이 빠른 곳일수록 압력이 낮아지고, 그 반대에는 압력이 높아지는 ‘베르누이 정리’에 의해 비행기 날개 역시 윗면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비행기도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이런 원리에 의해 날개 아래의 공기들이 비행기를 위로 올라가게 하는, 이른 바 ‘양력’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떠오른 비행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엔진에서 나오는 ‘추력’이고요.

@Freakland - フリークランド / http://www.flickr.com/photos/freakland/212331246

위그선이 움직이는 원리는 비행기와 조금 다릅니다. 비행기가 지면보다 훨씬 높게 비행하며 ‘양력’을 낸다면, 위그선은 지면에서 가깝게 비행하며 ‘지면효과’를 이용합니다.
지면효과는 비행기 기체가 지면 가까이로 다가가면서 날개 아래쪽의 경계면(수면 같은) 때문에 날개 주위의 공기 흐름이 변하게 되면서 경계면으로부터 수직으로 받는 힘이 커지는 원리인데요, 날개가 경계면에 가까워질수록 아래쪽 공기의 속도가 더욱 낮아져, 압력이 커지면서 수직 방향으로 받는 힘이 증가하는 시스템입니다.

‘지면효과’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기체가 상공에 있는 비행기는, 날개 밑의 공기가 날개 아래에서 날개를 받쳐 주다가도 끝 지점에서 더 이상 받칠 게 없어 둥글게 돌아 날개 위로 올라오는 ‘와류’를 발생시키며 비행기의 진행을 방해하는 데요, 위그선은 경계면에서 가깝기에 이러한 와류의 발생도 줄어듭니다

구소련의 초거대 위그선 에크라노플랜


 
비행기 보다 위그선
위그선이 상용화된다면, 중국이나 일본처럼 바다 건너 가까운 거리의 나라를 훨씬 빠르게 왕래할 수 있게 되겠지요. 일반적으로 비행기는 정상 비행을 위해 고도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활주로가 없는 섬을 갈 때나, 우리나라의 동해․서해․남해를 바다로 일주하고 싶을 때 무엇보다 위그선이 매력 있는 이동수단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위그선, 갈매기호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1960년대 옛 소련에서 최초의 위그선을 세상에 등장시켰지만, 기록에는 1920년부터 지면효과를 이용하여 실험용 배가 건조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이후 1990년대 이후에 독일, 러시아, 중국, 미국, 호주 등에서 2~16인승의 소형 위그선 개발 연구가 진행되었고, 관광용․군사용 등으로 여러 모델을 내 놓기도 했는데요, 아직 수백명을 동시에 태울 수 있는 상업용 대형 위그선은, 경제성․효율성 등을 이유로 개발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세계 최고의 조선공학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미래,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우리의 위그선이 세계의 바다를 가르길 기대합니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기자 김 병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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