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요리하다
분자요리(Molecular Cuisine)

영국 'RESTAURANT'지가 선정한 세계 50위 식당 순위에서 1~4등까지가 분자요리를 표방한 식당일 정도로, 분자요리는 현 미식문화의 최대 핫 이슈다.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분자요리’. 과학과 요리의 만남, 과학이자 예술로 불리는 ‘분자요리’에 대해 알아본다.

토마토시트를 얹은 요거트 스페리컬


The art and science of choosing, preparing and eating good food- Thorvald Pedersen
(맛있는 음식의 선택, 준비, 먹는 과학이자 예술)

The scientific study of deliciousness.(맛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 Harold McGee

Combining the 'know how' of cooks with the 'know why' of scientists- Hervé This
(요리의 비결과 과학의 원리의 결합)

이들은 모두 분자요리에 대한 정의입니다. 여기서 잠깐, 분자요리? 지금 ‘새로운 음식인가?’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테고, ‘아- 그때 텔레비전 속에서 말한 그거’ 하고 무릎을 탁! 치는 분들도 있겠지요.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하기만 한 분자요리는 쉽게 말해서 원자의 결합체 중 독립 입자로서 작용하는 단위체인 분자의 구조를 변화시켜 새로운 스타일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분자요리의 시작
분자요리의 시작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8년 프랑스 화학자 에르베 티스와 옥스퍼드 대학교의 물리학자 니콜라스 쿠르티가 물리와 화학적 측면에서 요리 연구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분자 물리 요리학’은 탄생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요리의 물리·화학적 측면에 대한 국제 워크숍을 준비하던 중 이 분야에 적합한 이름을 짓기로 했는데 처음에 에르베 티스가 '분자요리'란 용어를 제안했으나 니콜라스 쿠르티는 화학 냄새만 난다며 '물리'를 넣은 '분자물리요리'로 부르자고 제안했고 결국 에르베티스는 이를 수용했습니다. 그러나 니콜라스 쿠르티가 사망한 후 에르베 티스는 명칭을 다시 '분자요리'로 바꿨으며 좀 더 간결한 용어를 선호한 사람들로 인해 ‘분자 요리’ ‘분자 미식학’으로 널리 퍼지게 됩니다.

스페리컬 기법을 이용한 발사믹 캐비어 제조

분자요리계의 대표적인 쉐프로는 세계적인 레스토랑인 스페인의 ‘엘 불리’의 수장, 페란 아드리아(Perran Adria)를 들 수 있습니다. 페란 아드리아는 분자 요리계의 대가로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레스토랑 ‘엘 불리’의 요리들 역시 최고의 분자요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레스토랑 엘불리는 더 나은 요리를 위해 잠시 문을 닫은 상태인데요, 요리연구소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라니 그때를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분자요리 기법
분자요리는 일반적인 요리와 달리 기존요리의 질감이나 구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맛과 재료와의 궁합을 찾아내고, 재료가 가진 최상의 맛을 끌어냅니다. 요리할 때 주사기, 튜브, 스포이드 등 화학 도구와 액화 질소, 알긴산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리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요리가 아니라 하나의 과학 실험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대체로 -196도의 액화질소, 알긴산 등을 이용하여 재료 자체의 변질이 아닌, 상태의 변형을 야기하는데 그 포인트가 있습니다. 액화질소를 이용하여 알코올을 사탕처럼 만들거나 샤벳으로 만들기도 하고, 알긴산과 염화칼슘 조합을 이용해 새로운 형태의 요리로 최상의 식감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실 재료의 분자 배열은 보통 굽고 조리고 익히는 과정에서 바뀌기 때문에 기존 요리법의 경우 조리 중 고유의 맛과 향이 사라지기 일쑤지만, 분자요리는 원재료의 맛과 향을 가장 잘 전달하면서 재료를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로 조리하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맛뿐만 아니라 상상하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알긴산의 경우 염화칼슘 용액에서는 겔화되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요, 이를 이용해 사과나 망고, 키위 등의 과즙을 구슬모양의 젤로 만들어 애플 케비어, 망고 캐비어 등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고 된장국을 원형을 유지해 겔 형태로 만들어 마치 계란 노른자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형에 쓰이는 기법을 ‘스페리컬 테크닉’이라고 하는데 분자요리에 가장 많이, 자주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염화칼슘 용액에서 겔화하는 망고

건져내어 맑은 물에서 묻은 칼슘을 세척

 




















분자요리는 화학적 지식과 식재료에 대한 전문지식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한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죠.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분자요리에 대한 인식도 미비하고 이를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도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요리사가 해외 레스토랑에서 직접 배워오거나 그들의 자료를 보며 익히는 정도인데요, 하지만 그들의 열정이 있는 한 우리나라 고유의 분자요리를 만날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네요.  

[분자요리 동영상]


출처 : Molecular gastronomy - Cuisine R-EVOLUTION Trailer(https://www.youtube.com/user/MoleculeRflavors)

분자요리 쉐프, 상훈 드장브르
한국에서 태어난 Sang-Hoon Degeimbre는 4살 때 벨기에로 입양되어 현재 벨기에의 유일한 미슐랭 스타 쉐프 입니다. 제가 그를 처음 본 것은 작년 '2010 서울 고메'를 소개하는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였습니다. 진지한 자세로 음식을 조리하고, 조용하면서도 열정이 느껴지는 그의 모습에 한참을 멍하니 그의 손만 보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정육점 일을 시작으로 17살에 소믈리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독학으로 요리사에 입문하게 되죠. 이를 통해 그는 천재요리사로 불리게 됩니다. 1997년 브뤼셀의 노빌 수로 메헤인이라는 외곽지역에 레스토랑 'L'AIR DU TEMPS'를 열었고, 이어 2002년 분자요리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2001년 1개의 별을 받았으며, 2008년에는 2개의 별을 받게 되고, 이제는 분자요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1000개가 넘는 분자요리를 개발하였습니다.
한국에서 그는 레스토랑 이름에 자신의 이름 ‘상훈’의 ㅅ를 사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다시 한 번 화제에 올랐는데요, 대외 인터뷰에서도 종종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을 느낀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미지 : 2010서울 고메 홈페이지 참고)

ABOUT L'AIR DU TEMPS
Homepage
: www.airdutemps.be
Address: CHAUSSEE DE LOUVAIN,181 B-5310 NOVILLE-SUR-MEHAIGNE
Tel : +32(0)81 81 30 48
(출처: olive 채널 'Great Chef'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 제노님의 블로그(쿠커 페이스) : http://blog.naver.com/pree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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