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한파의 원인?

 올해, 유난히 이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4월에는 봄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이상저온 현상이 이어지더니 갑자기 여름이 온 듯 27-8도를 오르내리고 이마에 땀이 맺히게 한다. 지난해 남극세종과학기지의 한겨울(7월) 최저 체감온도는 –52.6도로 다른 해보다 더 낮은 기온을 나타냈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예년에 비해 폭염 일수는 3일이 적었지만 강한 폭염으로 사람이 쓰러지고, 전력수급에도 어려움을 겪었으며 겨울에는 일찍이 경험하기 힘든 엄청난 추위로 한강이 얼고, 봄이 와야 할 3월에 견디기 힘든 한파가 찾아오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런 극단적인 자연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는 걸까.
그리고, 지구는 점점 더워진다고 하는데 겨울은 왜 더 추워지는 걸까.

최근 120년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지구 기온변화(NASA) http://www.flickr.com/photos/traftery/2201491755

  분명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그런데도 지역적으로 강한 한파가 나타나는 등 세계 곳곳에서 평년과 다른 기후현상(-이상기온, 폭염, 한파 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은 역설적이지만,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수십억 년의 세월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추워지면 기온을 높이는 방향으로, 더워지면 낮추는 방향으로 지구는 안정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국지적 한파 요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진동 세기, 북유럽의 기단변화, 적도의 대류현상 중 북극진동의 세기 변화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심해수의 이동이 줄었다는 이유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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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구적인 해수의 흐름 개념도

① 이 지점에서 바닷물의 열이 대기로 방출되어야 한다.
② 이곳에서 심층수가 생성되지 않으면 전 지구적인 해수 흐름 자체가 둔화된다. 추운 곳은 더 추워지고 더운 곳 더 더워지는 등의 이상 기후가 나타나게 된다.

  지구가 따뜻해지면 △겨울에 어는 북극의 얼음양이 줄어들고 △북극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010년의 경우,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해라고 발표했는데, 그해 북극의 얼음 두께는 역사상 가장 얇아질 정도였다. 지구는 46억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더워졌다 추워졌다를 반복했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모니터 되는 급격한 기온 상승은 분명 이례적이라 할 만큼 그 속도가 빨랐다.

북극에 얼음이 적다는 것은 평균보다 많은 해수가 증발한다는 뜻과 같고 이는 겨울 북극(시베리아)의 폭설로 이어진다. 지면보다 반사율이 높은 눈은 더 많은 태양빛을 반환하면서, 그해 겨울은 차가운 고기압이 더욱 강해지는 결과를 만들어 이상 한파로 나타나는 것이다.

@gabrielrochette / Image URL: http://mrg.bz/vPqigV


시베리아 폭설로 인해 공기가 평소보다 더욱 차가워지면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해진다. 즉, 시베리아의 공기가 차가워지면 수직 파동 활동이 활발해져 북극 대기 상층은 오히려 따뜻해지고 결국 따뜻해진 북극의 공기 압력이 중위도보다 높아져 음의 북극진동 상태가 되는 것이다.

(*북극진동이 양(극의 기압이 낮고 중위도 기압이 높은 상태)이면 편서풍은 강해지고 기후는 따뜻해지며, 반대로 북극진동이 음이면 편서풍이 약해지고 기후는 추워진다. 음의 북극진동으로 인한 한파에 대한 내용은 다음 콘텐츠를 참고하자.: 북극의 강추위 우리에게 오다- http://nstckorea.tistory.com/305)


또한 지구온난화는 열염순환의 이상을 발생시켜 고위도 지방의 급격한 온도 하락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열염순환이란 무엇일까? 열염순환은 온도에 의한 밀도차에 의해 발생하는 해류의 순환을 말한다.
대표적인 열염해류에는 중층류, 심층류, 저층류 등이 있는데 대서양의 열염해류는 북쪽으로 올라가는 멕시코만류에서 시작된다. 멕시코만류는 온도가 높아 염분의 밀도가 작지만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북대서양 부분에서 북극해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바닷물과 만나 열을 빼앗기고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게 된다.
즉, 적도에서 따뜻하게 데워진 물은 고위도 지방으로 올라가 북극의 차갑고 염분 밀도가 높은 해수를 만나 열을 빼앗기고 밀도가 높아져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심층수를 이룬다. 심층수는 심층류가 되어 다시 적도까지 순환하게 되고 이러한 해류 대순환을 거치며 북극의 낮은 온도와 적도의 높은 온도의 균형을 맞추게 된다.

@astique / http://www.flickr.com/photos/astique/2071546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높아져 북대서양 표층 수온이 상승했고, 동시에 북극 빙하의 녹는 현상을 가속화하여 빙하가 녹은 담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염분 농도도 함께 낮아진다. 이 경우 북대서양 표층수의 무게가 가벼워져서 바다 깊은 곳으로 잘 가라앉지 않게 되고, 그만큼 심층수의 흐름이 잘 생성되지 않으면서 멕시코만류가 둔화되어 열염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그 결과, 북대서양 북부로 전달되어야 할 열이 차단되고 북반구 지역의 냉각이 더욱 심화되고 적도 부근의 기온은 치솟게 되는 것이다.

실제 영국의 해리 브라이든 교수는 “지난 50년간 북대서양의 심해 25지점의 해수량을 측정할 결과 유럽해안을 지나는 멕시코만류의 양이 1992년에 비해 30%나 줄었다”며 “유럽을 포함한 북반구 지역에 극심한 한파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을 보도한 바가 있다.



[동영상] 체감온도 영하 52.6도의 겨울 남극(2011년 7월 20일 현지촬영)

지금까지 지구 온난화가 과장된 해석이라고 생각하는 회의적 반론도 있었지만 지구는 분명 더워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겨울 한반도를 포함한 북반구 지역의 추위는 오히려 너무도 매서웠다. 남극의 겨울도 유난히 추웠다. 남극세종과학기지 역사상 3번째로 추운 겨울이었다. 이 같은 이상한파는 분명 지구의 온난화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음을 대변한다. 이번 여름, 급격한 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상기온에 대한 지구의 자정기능으로 지난겨울에 상응하는 심각한 더위가 예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고>:
· 극지연구소(www.kopri.re.kr)
· Top 10 Global Weather Events of 2011 (www.thinkprogress.org)
· 지구온난화와 북반구 한파 (과학동아 2011년 2월)
· 기상청(www.kma.go.kr)
· 북극곰은 걷고 싶다: 북극에서 남극까지 나의 지구 온난화 여행(한겨레출판, 2009)
· 더 사이언스(www.dongascience.com)
· S&T FOCUS 지구온난화와 북반구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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