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불청객, ‘다한증’에 대해 알아보자

‘봄이 사라졌다.’는 말이 실감났던 올봄이 지나고 여름에 접어들면서 갑작스레 더워진 날씨에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의 푸념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여름이 찾아오는 것에 신경이 곤두서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다한증’을 가진 이들일 것이다. ‘다한증’을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땀이 많은 증상’이다. 여름철이 되면 다한증으로 생활 속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는데, 사실 이 다한증은 단순히 불편하게만 생각할 질환은 아니다. 치료법과 예방을 통해 충분히 다한증을 극복하고 더운 여름날도 산뜻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 다한증이 발생하는 생물학적 원리는 무엇이며, 그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Wayne Hatcher / http://www.flickr.com/photos/arator/218224870

# 다한증 남자의 데이트 이야기

나는 김다한이다. 내 이름처럼, 난 땀이 많다.

오늘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그녀와의 첫 만남! 하지만 오 마이 갓!
안 그래도 긴장하면 땀에 몸이 흠뻑 젖는데, 하필이면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날 첫 데이트라니!
비가 오면 땀이 나는 정도가 덜할 텐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참 맑기도 하다.
어, 저기 커피숍 안에 그녀가 보인다. 역시 참하고 예쁘구나.
헤어지기 전에 긴장하지 말고 손도 잡아봐야 할 텐데.

… 그녀와 얘기한 지 30분 째. 저 예쁘고 밝은 미소로 내게 말을 걸어주는구나.
근데 이를 어쩌지, 겨드랑이에 벌써 땀이 차고 있는데 데오드란트를 안 가져왔다.
아무래도 조금 있다 영화를 볼 땐 옷을 벗지 말아야할 것 같다. 내 손은 무슨 수도꼭지인가, 왜 이렇게 축축해. 그녀 옆에 갈 수나 있을까? 손 잡아보려고 했는데 안 되겠군. 벌써 땀 냄새 나는 것 같아서 걱정이네.

(한 시간 후) "OO씨, 제 이야기 집중하는 것 맞아요? 한 시간이 넘도록 안절부절 못하시고, 저와 있는 게 불편하신 것 같네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오늘 즐거웠어요."

이럴 수가, 그녀가 돌아섰다. 나는 그런 게 아니라고 한사코 변명했지만 결국 그녀는 떠났다.
"아, 이런……. 나의 다한증! 누가 좀 고쳐주세요. 대체 왜 이런 건가요?"


# 다한증, 왜 생기는 걸까?

@Kullez / http://www.flickr.com/photos/kullez/5598159209/

다한증은 과도한 땀 분비가 일어나는 증상을 말하며, 땀이 분비되는 장소에 따라 국소적 혹은 전신적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국소적 다한증은 손바닥이나 겨드랑이, 이마와 코 끝 등에 주로 나타나며, 전신적 다한증은 외부 자극에 의해 체온이 상승한 경우를 말한다. 이 다한증은 대부분의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증상으로 대개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그 증세가 심할 수 있다. 또한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도 나누는데, 일차성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땀이 많이 나는 것을 말하며, 이차성 다한증은 어떤 원인을 가지고 땀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체로 우리가 알고 있는 ‘다한증’은 국소적·일차성 다한증에 해당된다.

다한증은 체내 세포의 신경전달계 문제로, 땀 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이 신경의 말단에서 아세틸콜린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와 에크린 땀샘을 지나치게 자극해 땀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에크린 땀샘은 전신의 피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및 이마에 가장 많이 분포하며 땀을 분비한 후 피부표면에서 증발시켜 체온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다한증은 땀샘의 문제라기보다는 자율 신경계 이상 현상으로 간주한다.

@MadAboutCows / http://www.flickr.com/photos/madaboutcows/2488680010


다한증은 이전에 다른 질환에 걸린 후 나타나거나,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결핵,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증, 폐기종, 파킨슨 병, 척수나 뇌의 질환 등이 다한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다한증은 무엇보다 정신적 긴장 상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고 정신적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 다한증의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한증은 약물도포, 전기이용(이온영동법), 정신치료, 보톨리늄 독소 주입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땀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 중에서는 ‘염화알루미늄’이 가장 많이 사용되며, 취침 전 다한증이 있는 부위를 씻고 건조시킨 후 이 약물을 바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약물 투여는 합병증 발생의 위험 등으로 흔히 사용되지는 않으나, 용량에 따라서 1년까지 효과가 있다. 전기 이용법은 땀구멍을 막아 증상을 완화 시키지만 재발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riacale / http://www.flickr.com/photos/riacale/5180387775/


이러한 일시적인 치료법 이외에도, 흉강내시경을 통한 교감신경 절제술이 확실하고 영구적인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흉강내시경을 통한 교감신경 절제술은 주로 안면, 손, 발바닥, 겨드랑이 등의 국소적 다한증의 치료를 위하여 사용되는데, 땀 차단 효과는 매우 높으며 효과의 지속 시간도 영구적이어서 다른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많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교감신경 절제술은 많은 환자들에게서 시술한 부분 이외의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다한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장기적인 추적 관찰에서 이러한 보상성 다한증의 발생이 환자들의 교감신경 절제술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 다한증을 극복하기 위한 평소 예방법은 무엇인가?

다한증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특히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하고 정신과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심한 스트레스나 정서적인 자극이 있을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한증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Enokson / http://www.flickr.com/photos/vblibrary/4610846842

◆ 땀을 흘리고 난 뒤 항균 비누를 이용해 샤워한다. 이 때, 물기 제거는 매우 중요하다.
◆ 제모나 탈취제 사용도 좋은 방법이다. 세균 번식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운동은 30분 이내로 줄인다.
◆ 알코올 및 커피, 콜라 등의 카페인 음료는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다한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생활 습관 조절을 통해 완화될 수 있는 신경계 질환이다. 주위에 다한증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긴장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적절한 예방법을 실천함으로써 모두가 뽀송뽀송한 여름날을 보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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