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회] 한국형 발사체, 앞으로 가야할 길은?


지난 20일 오후 4시,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주최하는 100분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앞으로 가야할 길은?’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 추진계획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한국형 발사체가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해 패널들을 모시고 논의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지금부터 이날의 생생한 현장 모습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오후 4시가 되자, 드디어 100분 토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님의 인사말씀이 있었습니다. 김도연 위원장님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나로호 발사와 관련하여 이를 되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하며, “독자적 발사체 기술 확보는 우주강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에 이 자리가 이를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한국형발사체 개발 주요계획’에 대한 박태학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단 단장님의 발표가 이어졌는데요, 박태학 단장님은 확대되는 우주개발 수요에 대비하고 국제 우주시장 참여 준비를 위해 독자적 우주발사체 기술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임무를 가지는 인공위성을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발표 내용 중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은 우주발사체 기술이 전략적 측면에서 ‘독자적 개발능력 보유 자체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이었습니다. 이는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 등 세계 선진국이 우주 발사체 기술에 대해 국가간 기술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가 높아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박태학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단 단장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의 목표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 개발 및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3단계로 나누어 개발할 예정인데요, 1단계는 사업추진체제 재구성, 시스템 설계 검토 회의, 7톤급 액체 엔진 총조립 및 종합 연소 시험 등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에 이루어지며, 2단계는 발사체 및 엔진 상세설계를 완료하고 75톤급 액체엔진 시험 발사 등이 4년 동안 시행됩니다. 마지막으로 3년 동안 진행될 3단계에서는 3단형 발사체 시스템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3단형 위성발사체 비행모델 제작 및 시험 발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밖에도 75톤 액체 엔진 주요 개발 규격과 발사체 개발 인프라 구축, 산업체 참여에 대한 내용 등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국형발사체에 대한 열정과 짜임새 있는 탄탄한 계획, 그리고 확고한 비전 등을 들으며 한국형발사체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이렇게 발표까지 마무리되고 곧이어 본격적으로 패널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곽재원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부회장을 좌장으로 하여, 김경민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성동 주식회사 쎄트렉아이 대표이사, 이영완 조선일보 과학팀장,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원장이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패널토론은 총 3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졌으며 각 패널들이 3분 동안 주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추가적인 질문과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소주제
첫 번째, ‘한국형발사체, 당위성은 무엇인가?’
두 번째, ‘나로호 개발과정을 통해 본 국내기술 현황과 문제점’
세 번째, ‘한국형발사체 성공개발을 위한 과제는?’

#1. 한국형발사체, 당위성은 무엇인가?
조황희(과학기술정책연구원) : 앞으로 갈수록 우주개발은 자국이 혼자서 할 수 없는 어려운 시대가 될 것이다. 특히 우주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큰 시스템 등은 자국에서 혼자 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 이렇게 본다면 국제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기본조건이 필요한데 그 기본 전제조건이 ‘발사체’라고 생각한다. 발사체가 갖는 의미는 우주로 나갈 수 있는 Access 수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그 수단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모여 우주개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될 것이며 발사체의 유무에 따라 국제협력에 대한 형태도 달라질 것이다.

박성동(쎄트렉아이 대표) : 다양한 당위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발사체 개발 목표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 'National Pride' 때문인지, 상업적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독자적 감시정찰 위성을 자율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인지 등 ‘목적’이란 부분 자체를 다시 한 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영완(조선일보 과학팀장) : 발사체 개발은 분명 순수한 과학적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개발과정을 본다면 매우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성격이 강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술의 양면성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은 과학적 목적으로 개발하지만 이를 후원하는 사람들은 만에 하나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거나 이 기술을 통해 파생적으로 나오는 이익적 측면을 생각할 수 있기에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는 것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과학적 면에 있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적 역량에 비춰봤을 때 지금 우주발사체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우리나라 R&D 수준을 봤을 때 현재 민간과 정부를 합친 R&D투자는 양적으로 세계 6위다. 또한 해외에서는 상위 7개국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나라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가장 떨어지는 분야가 우주개발분야다.

장영근(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 전략적 국가안보 측면에서 중요하다. 한반도 주변에는 러시아, 일본, 중국, 북한 이런 나라들이 발사체 개발 기술 역량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없다. 결국 우리는 주변 4개국들의 군사적 위협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자주국방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발사체는 필요하다.

김경민(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우주개발에 있어 국방, 안보 문제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일본에서는 선진국이 되는 길목에 넘어야 할 거대과학의 큰 두 분야가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원자력이고 다른 하나는 항공우주다. 원자력은 수출할 정도의 단계에 올라섰다고 보지만 항공우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발사체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2. ‘나로호 개발과정을 통해 본 국내기술 현황과 문제점’
이영완(조선일보 과학팀장) : 기술적 문제 외의 문제를 말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부의 정치적 행위에서 실패한 것이라고 본다. 또한 평화적 목적이란 것을 세계에서 인정받는데도 실패했다고 본다. 미국이나 러시아에서 기술을 가져올 때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과기부 국장이 계속 바뀌면서 담당자도 관련 내용을 잘 알지 못했다. 이렇게 국내에서도 철저히 비밀로 부쳐졌으니 해외에서는 어떻게 보았겠는가, 겉으로는 평화적 목적이라고 하지만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장영근(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 최고통치권자의 의지에 따라 우주개발이 상당히 진척되는 경우가 많다. 즉,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발사체 개발을 이끌 리더를 제대로 찾지 못했다고 본다. 일반적인 R&D프로젝트로 보았기 때문이다.

박성동(쎄트렉아이 대표) : 우주분야 개발에 있어 산업체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노력은 매우 반갑다. 하지만 우주항공사업에 참여한 국내기업이 국외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게다가 이에 대한 이유에 대한 논의나 조사조차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국산 기술에 대한 콤플렉스가 가장 큰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정부 사업에 의존하다보니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여러 국내 기업이 그 사업이 끝나고 나서는 다음 사업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3. ‘한국형발사체 성공개발을 위한 과제는?’
조황희(과학기술정책연구원) : 첫째,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둘째, 기업의 인력들이 사업단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구체적인 운용계획이 필요하다.

박성동(쎄트렉아이 대표) : 과거의 실패에 대한 냉철한 비판의식이 필요하다. 또한 목적에 대한 고민과 2020년 미래를 근거로 목표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현재 보유한 기술, 예산수준 등을 고려해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이영완(조선일보 과학팀장) : 정부의 감시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예산도 문제다. 이러한 문제들은 장기적인 개발계획 수립을 어렵게 만든다. 이외에도 산업계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다른 사업에 어떻게 연계될 것인지 등의 로드맵을 만드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후 4시에 시작된 토론회는 패널토론을 마지막으로 예정시간인 6시를 넘겨 끝이 났습니다. 3가지 소주제에 대한 패널분들의 의견을 들으며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동시에 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투자 역시 중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오늘과 같은 자리가 자주 마련되어 ‘우주강국 대한민국’의 꿈이 실현되는데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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