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 등골이 오싹한 이유..!

어느덧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습니다. 올 여름은 예년에 비해 무척이나 더웠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 여름에 더위를 견디다 못해 에어컨을 장만했는데 에어컨 설치 기사 아저씨께서 “제발 에어컨 좀 그만 주문했으면 좋겠어!” 라고 하시더군요. 아저씨의 한 마디 말씀에 이번 여름의 무더위가 느껴졌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더위를 이겨내셨나요? 에어컨, 선풍기도 좋고, 시원한 음료수나 공포 영화도 더위를 이겨내는 데 좋죠. 그런데 여기서 잠깐, 사람들은 도대체 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공포 영화를 보는 걸까요? 정말 공포 영화를 보면 시원해지는 걸까요? 

뭉크의 '절규' @nijin / http://www.flickr.com/photos/geneandshari/1351866422/

오늘 제가 그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공포’를 관장하는 편도체(공포는 어디에서 오는가?)

시각과 청각적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공포영화. 우리가 공포 영화 속 무서운 장면을 보게 되면 뇌의 ‘편도체’라는 부분에 신호가 전달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우리 뇌에서 ‘공포’라는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인데요,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공포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실험을 통해 증명된 적 있습니다. 편도체 부분에 이상이 생기도록 한 쥐는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톰을 무서워하지 않는 제리라니. 상상이 되나요? 비슷한 다른 실험에서는, 원숭이의 편도체를 제거하자 뱀을 봐도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즉, 편도체는 ‘공포’의 대상을 감지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편도체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가 있는데요, 바로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초등학생의 뇌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편도체 크기가 상대적으로 커져있었다고 합니다. 즉, 지속적으로 공포나 불안감을 느낄 경우, 편도체가 커지고 이로 인해 공격적 성향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Raios de Luz - Gláucia Góes / http://www.flickr.com/photos/glauciagoes/3314653243/

공포를 느끼면 왜 오싹해지는 것일까?

다시 공포를 느끼는 상황으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의 편도체에서 ‘아, 지금 공포스러운 상황이구나!’하고 인지하게 되면 우리의 온 몸에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바로 우리의 손끝, 발끝 까지 뻗어있는 말초 신경이 우리 몸을 조절하게 되는 것이죠.

말초 신경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과 비자율신경인데요, 자율신경은 다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그리고 비자율신경은 뇌신경과 척수신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두려움을 느낄 때 관여하는 것은 자율 신경계의 교감 신경입니다.

교감 신경은 주로 화가 날 때, 두려울 때와 같은 상황에 스위치가 켜지는데, 동공이 커지고, 근육이 수축되면서 식은땀이 나고, 혈관이 수축되며, 심박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여러분들이 놀랐을 때나 싸울 때를 상상하시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겠죠?

영화 '나홀로집에' 포스터(@s_herman / http://www.flickr.com/photos/21345996@N04/2071303135/)


집안에 도둑이 침입했다고 상상해봅시다. 눈이 커지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며,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치지 않나요? 바로 그런 상황이 공포 영화를 볼 때에도 우리 몸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때, 우리의 손끝 발끝에 있는 혈관이 수축하면서 순간 체온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또한 무서운 장면을 보고 난 후에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두려웠던 순간 흘렸던 식은땀이 증발하면서 우리 몸의 열을 빼앗아 체온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시원한 공포 영화’라는 말은 괜한 홍보성 문구가 아니었네요.^^

우리가 공포를 느꼈을 때 빼놓을 수 없는 반응 중 하나는 바로 소름이 돋는 것인데요, ‘소름’의 사전적 정의는 ‘춥거나 무서울 때 살갗이 오그라들며 겉에 좁쌀 같은 것이 도톨도톨하게 돋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공포를 느낄 때 소름이 돋는 이유는 체온이 낮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공포를 느끼면 식은땀이 증발하면서 우리 몸의 열이 빠져나가는데, 이 때 털구멍으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근육이 수축되고 떨리면서 몸에 열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어떤가요? 우리가 공포영화를 볼 때 왜 등골이 오싹해지는지, 소름이 돋는지, 이해되셨나요? 공포심과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이 있어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공포, 호감으로 착각할 수 있다?

우리가 공포를 느꼈을 때, 관여하는 교감 신경과 관련된 실험인데요, 우리가 공포를 느껴 교감 신경이 작용하면 혈류량을 늘리기 위해 심장이 쿵쾅쿵쾅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데요, 이때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의 뇌는 심장의 박동을 함께 있는 사람에 대한 호감으로 착각한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실험이 바로 그 유명한 ‘카필라노 다리 실험’이죠.

@netsnake / http://www.flickr.com/photos/netsnake/4105612734/


이 실험은 매우 간단합니다. 그날 처음 본 남녀 두 커플을 각각 높이가 낮고 튼튼한 다리와 높이가 높고 흔들리는 다리에서 만나게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다리 위에서 남녀가 상대에게 어느 정도의 호감을 느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낮고 안전한 다리 위에서보다 삐걱거리는 구름다리 위에서 낯선 남녀가 더 호감을 갖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높고 흔들리는 다리에서 공포를 느낀 남녀는, 공포로 심장 박동수가 올라간 것을 상대에게 호감이 있어 심장이 두근거린 것으로 인지한 것이죠. 그러고 보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라는 속담이 있지만, 결국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그 원수는 다리에서 화해를 하게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무더위는 지나갔으니, 이번 가을을 홀로 쓸쓸하게 보내지 마시고 좋아하는 사람과 공포영화 한 편 보는 건 어떨까요? 교감신경 덕분에 서로에 대한 호감이 쏘옥~ 싹틀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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