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학’으로 질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경희의료원 류재환 교수-

요즘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의학보다 서양 의학이 더 과학적이라고 생각하여 한의학의 지식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의학의 과학적인 점을 설명하고, 현대의학과 접목시켜 새로운 대체의학의 연구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연구자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내과 전문의와 한의사 전문의 과정을 모두 밟은 경희의료원의 류재환 교수이다. 2012년 10월 27일, 경희의료원 류재환 동서협진실 교수를 만나 그가 지향하는 ‘통합의학’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Q. 교수님께서 연구하고 계신 통합의학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통합의학의 모태는 경희대학교 설립자이신 조영식 학원장님께서 만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서양의학의 이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취지였지요.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모두 공부한 후, 부분적으로 융합되는 ‘제 3의 의학’을 만들면 어떨까 고민한 끝에 의학 간 융합 프로그램이 개설되었고, 제가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역사가 긴 한의학과 새롭게 유입된 서양의학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연구 분야입니다.

경희의료원 류재환 동서협진실 교수

Q.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가진 각각의 특성이 무엇인가요?
한의학은 기원전에 시작되어 오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한의학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경험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인간이 살아가니까, 자연과 인간을 대비해서 발전한 특성이 있지요. 오랜 전통을 경험으로 하는 의학이라는 게 장점인 반면, ‘철학인지 과학인지’ 약간 애매하여 현대과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유래된 전통 한의학은 자연과학의 관점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정통성이 많이 희박해지고 증거가 없는 비합리적인 의학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서양의학은 자연과학에 근거를 두고 굉장히 실증적인 객관화, 재연성 등을 토대로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이 과학적이라고 해도,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의학의 전통적인 부분을 인정하고, 발전시켜 일부분은 현대과학적인 부분으로 이해하며 양면성을 갖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집필하고 계신 통합의학 서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의학의 기초적인 내용을 담았고, 전통적인 것은 살리되 일부 내용은 자연과학적인 관점으로 규명하였습니다. 각론에 가서는 전통의학으로 접근할 수 있는 현대의학은 무엇인가 설명을 달았습니다. 한의학은 정확한 병명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어서 애매하고 감별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현재 집필하는 서적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류재환 교수

한 예로, 천식이 있다고 할 경우, 비염과 호흡기 및 피부질환 등이 수반됩니다.
고대 문헌에서 시대별로 천식과 유사한 질환을 표현한 것들을 찾아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했는지에 대해 해당하는 양의학적 진단명을 찾아서 배열했습니다. 임상에 근거한 다양한 질환에, 한의학이 관여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작업은 계속 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Q. 통합의학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무엇보다 ‘의료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학은 그 분야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하고, 질병에서 이기는 것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습니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기본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하고, 부족한 부분은 서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위해 두 가지 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대장 운동이 불편하여 배변활동을 못하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런 경우 장 기능 개선을 한의학적으로 해결해보는 겁니다. 실제적으로 한의학은 대장암 수술에는 관여하지 못하지만, 회복에 있어서는 서양의학의 약물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 그런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고요.

Q. 앞으로 교수님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저는 비율로 보면 서양의학 공부를 더 많이 했습니다.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내과 전문의, 중환자 전문의 과정까지 거쳤지요.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고 ‘당신은 양의사냐, 한의사냐?’ 묻기도 했습니다. 이원화된 시스템 속에서 ‘중간자’로서 좋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어떤 치료가 가장 합리적인 것인가 연구한다는 것에 대해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이원화된 의료 시스템 하에서, 두 가지 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통합의학을 발전시키고 연구에 앞장서야 합니다. 따라서 의료가 일원화 되었을 때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경희대학교는 의학, 치의학, 한의학과를 비롯한 많은 인적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각 의학 분야의 융합이 어렵습니다. 저는 훗날 통합의학자로서 센터를 개설하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후학 양성에 힘쓰고 싶습니다. 각 학문의 지식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공통의 목표인 국민 보건에 어떻게 통합적으로 기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블로그 이미지

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