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꼼짝마!
과학수사 속 거짓말 탐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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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제주올레길 여행객 살해범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와 피해자 휴대전화기 감정을 의뢰한 결과 "성폭행을 시도하다 반항하자 살해했다"며 결국 계획된 범행임을 자백했다. 경찰관계자는 "피의자는 최초 진술시 소변을 보던 중 신고하려 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줄곧 주장해왔으나 계속되는 추궁과 거짓말 탐지기 검사시 성폭행 관련 질문에서 모두 거짓반응이 나오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성폭행을 하려는 과정에서 반항하자 목졸라 살해했다'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말했다.

사례2) 지난 1월 강원 원주시에서는 이삿짐을 나르다 물건을 훔친 이삿짐센터 직원 A(29) 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 끝에 덜미가 잡혔다. A 씨는 김모(여·34) 씨의 아파트에서 동료들과 이삿짐을 나르던 중 현금 40만 원이 든지갑 등 7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으나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이렇다 할 물증이 없어 수사가 난관에 부딪히자 경찰은 동의서를 받아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1시간 30분간의 조사 결과 A 씨에게서 거짓 반응이 나타났고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사례3) 지난 7월에는 경남 통영시에서 60~70대 노인 3명이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여성 A(42) 씨를 수년간 성폭행해 온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붙잡힌 노인 3명 중 2명은 순순히 관련 사실을 털어놨으나 나머지 한 명은 끝까지 부인하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은 이후에야 범행을 시인했다.

피해자를 가리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은 어떤 방법으로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CC(폐쇄회로)TV로도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가 특효입니다. 위 사례들에서 볼수있듯이 최근 벌어지는 사건 수사에서 진실을 밝혀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거짓말 탐지기'. 과연 이 '거짓말 탐지기'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것일까요? 또 실제로 얼마나 효용이 있는걸까요?

거짓말 탐지기의 원리

영화 ‘지구는 멈추는 날’ 中


원리는 자율신경계!
'신체의 자율신경계는 의식적으로 조절되지 않는다'는 것이 거짓말 탐지기 원리의 키포인트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밥을 먹고 억지로 소화를 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이미 위는 소화를 시키고 있죠? 마찬가지로 자신이 아무리 땀을 흘리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여름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땀이 납니다. 이와 같은 원리로 우리의 의지와 무관한 혈압과 맥박 호흡 등 심리생리학 요소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감정을 가진 사람은 거짓말을 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흥분, 갈등, 초조, 불안, 공포 등의 긴장상태가 발생합니다. 이런 긴장상태는 혈압, 호흡, 맥박, 땀의 부비, 피부에 흐르는 전기의 양(피부전기저항) 등에 영향을 주어 다수의 그래프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테스트는 가슴, 배, 팔, 손가락 등에 선을 연결해서 진행되는데, 사건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대답과 반응의 그래프가 갑자기 치솟거나 이상한 모양을 그리면 거짓말을 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거짓말 탐지기의 검사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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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절차는 보통 5단계로 나누어서 진행합니다.

1. 검사 준비 : 피검사자의 상태나 탐지기 검사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
2. 사전 면담 : 전날 수면부족, 과음 등 부적합자를 최종적으로 가려내고 자극 검사를 통해 심리상태에 따른 반응의 기준선을 설정.
3. 검사 실시 : 실제검사 단계에서는 동일한 질문을 포함해서 몇 가지 질문을 혼용하여 2회 이상 실시하여 2개 이상의 차트를 얻어냄.
4. 차트 분석 : 차트 분석에서는 결과 차트의 동일성 여부에 따라 진실, 거짓, 판단불능으로 결론 내림.
5. 사후 면담 : 차트분석 결과를 피검사자에게 알려주고 거짓일 경우 심문을 실시하여 자백을 유도.

실제로 몸에 붙여진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들은 컴퓨터에 연결된 모니터에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거짓말 탐지기가 바로 작동한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해입니다.

진짜 중요한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개인별로 맥박이나 호흡 또는 질문 문항마다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가 면밀하게 그래프의 변화를 해석해서 거짓이다, 아니다를 결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거짓말 탐지 검사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특히 판별하는 사람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중요합니다. 전문가는 대략 항목별로 십여 개의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십여 개의 질문에는 사건과 관련된 질문 3개, 관련 없지만 심리를 파악하는 질문 3개, 일반적인 질문 3개를 중간중간에 배치하게 됩니다. 이런 통상적 작업을 세 번에서 다섯 번 정도 실행하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 검사는 일반적으로 네·다섯 시간 정도 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JaeYong, BAE / http://www.flickr.com/photos/jae_yong/2423239358


그렇다면 같은 질문을 조금씩 말을 바꿔 질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같은 대답을 원하기 때문이라기 보다 피험자의 긴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만약 그것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라면 굳이 뭘 생각할 필요 없이 답하면 되겠지만 만약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면 ‘아까 뭐라고 대답했더라?’ ‘이게 아까 질문이랑 같은 거였나?’ 라고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같은 질문에 대답이 달라지면 역시 그것도 피의자의 진술이 거짓말이라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여론조사나 설문조사를 할 때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는데, 같은 의도의 질문이지만 다른 말로 살짝 바꾼 문항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질문에 다른 대답을 하면 ‘대충 적었구나’ 혹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와 같은 결론을 내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런 거짓말 테스트의 정확도는 어떤 사람이 즉 얼마나 전문적인 사람이 측정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70%~90%) 대략적으로는 90% 정도의 정확도를 가지며, 법원의 판결과도 90% 이상 결과가 일치한다고 합니다.

거짓말 탐지기 정말로 믿을 수 있을까?

정확도가 높은 ‘거짓말 탐지기.’ 하지만 거짓말 탐지기라고 100%의 정확성을 가진 만능 수사기기는 아닙니다. 허점은 늘 존재하죠. 따라서 거짓말 탐지기를 100% 믿을 수는 없습니다. 과학수사연구소에서 사용하는 고기능 거짓말 탐지기의 경우도 정확도가 97% 정도라고 합니다. 사람의 생리적인 변화를 보고 사람이 간접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있다는 것입니다.

거짓말 탐지기 @bess grant / http://www.flickr.com/photos/bessgrant/2846701610/

여기서 주의할 점은 나머지 3%는 오판이 아니라 판독불능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즉, 범인 아닌 사람이 범인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범인이거나 범인 아닌 사람으로 판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무고한 시민이 범인으로 몰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거의’ 없다는 것이지 100% 없는 것은 아닙니다. 판독 불능의 요인으로는 피검사자의 상태, 질문 구성, 기타 조건의 부적합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생리현상에 개인차가 있고, 거짓말을 하는 기술도 있으며, 전문가에 따라 기록결과를 해석하는 것도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머리좋은 범죄인의 경우 진실을 말할 때도 혀를 깨물어서 통증을 일으켜 일부러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면 진실을 말해도 거짓을 말해도 둘 다 거짓으로 탐지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기 힘듭니다. 또한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너무 긴장하거나 죄책감을 느껴서 반응하는 사람까지 가려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참고로만 활용하고 증거로는 채택되지 않습니다. 또 경찰조사에서도 흉악범죄 사건처럼 자백을 받는데 도움을 받을 뿐 이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도 미국에서는 한 남성의 옆집 사람이 피살됐는데 그 남성이 조사를 받는 중에 가슴에 떨려 거짓말 탐지기에 계속 거짓말로 나와 결국 살인죄로 기소된 적이 있습니다.

마치며...... 거짓말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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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는 거짓말을 적게 하면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디애나주 노트르담 대학교 심리학과 아니타 켈리 교수 연구팀은 10주간 매주 18세이상 성인 110명을 대상으로 거짓말 탐지기 시험을 하고 거짓말을 한 횟수를 측정해 연구한 결과를 최근 미국 심리학회 연례회에서 발표했는데요, 연구결과 "거짓말을 많이 하면 건강이 악화되고 거짓말을 덜 하면 건강이 개선됐다"고 밝혔습니다.
( ''거짓말 덜 하면 건강해져''- 2012년 08월 10일(금) 16:00, KNN 월드뉴스 )

거짓말은 항상 다른 거짓말을 낳습니다. 더 안좋은 결과를 초래하기에 부모님들은 항상 자식들에게 거짓말을 하지말고 진실되게 살 것을 강조하시죠. 그런데 이번 연구결과를 생각해본다면, 이제는 정말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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