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 피 말리는 ‘범죄의 재구성’

  "휴~우", 현장주변을 감식하던 형사들이 긴 한 숨을 내쉰다. 그곳에는 숨을 텁텁 막힐 정도의 악취가 풍기고 주위엔 이미 먹이를 찾아 헤매는 수많은 곤충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의 형체는 이미 훼손되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부패가 심했다. 썩은 시체 위엔 꿈틀거리는 하얀 구더기가 자리하고 있다. 8월 산기슭의 변사체......

   "목격자도 없고 현장주변엔 단서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하나... 사망시간만 추정할 수 있어도 한 가닥 희망이 보이겠는데. 사체가 너무 부패돼서 그것마저도 할 수 없으니 이거야 원..."

  시체는 말이 없다. 어찌 손쓸 방법도 없는 총체적 난국. 과연 해결 실마리는 없는 것일까요? 자칫 미궁으로 빠질 뻔 했던 사건이 종료되었습니다. 완전 범죄를 노렸던 범죄자에게 치명적인 열쇠를 쥐어준 “혈흔 패턴 분석‘. 혈흔 분석에 대해서 생소하신가요? 그 사건 현장 속으로 달려가 봅시다.

혈흔 패턴 분석. 알고 있나요?

  스위스 취리히 검찰청의 울리흐 베버 폭력범죄 담당 수석검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DNA 분석은 사건들의 진상에 관해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 것보다는 오히려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핏자국) 패턴 분석이 사건들의 전개 과정에 관해 더욱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는 게 베버 수석검사의 설명입니다. 혈흔 분석 기법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발전됐으나, 유럽지역과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분야입니다.

미드 '덱스터'의 혈흔분석가 @'09 Spyder / http://www.flickr.com/photos/22213833@N02/5027243255

  작은 폭행사건부터 끔찍한 살인 사건까지 사건 현장에는 언제나 흔적이 남게 마련입니다. 과학수사기법이 발달하면서 범행 현장의 핏자국, 즉 혈흔을 분석해 범인을 검거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혈흔을 통한 과학수사 기법의 중심에는 혈흔분석가가 있습니다.

  혈흔분석이란 범죄현장에 있는 혈흔(피)을 분석하여 어디서, 어떻게 하여 이러한 혈흔이 나왔는지 판별하는 과학수사의 종류입니다. 우리나라는 형사과 과학수사팀에서 혈흔분석을 담당합니다. 혈흔분석가는 여러 가지 손상에 의해 체외로 나오게 된 혈액이 특정한 표면에 묻게 되면서 생기는 흔적의 형태로 실제로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추정하게 됩니다. 법의학적으로 피해자 혹은 가해자의 혈액은 여러 가지 의미로 중요성을 가지지만, 혈흔분석에서 주로 관심을 두는 것은 그 혈액의 물리적 (혹은 드물게 화학적) 특성, 그것도 체외에 한해서 다룹니다.

살인자이자 혈흔분석가인 덱스터. 미국드라마에서는 혈흔분석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라마와 같이 혈흔분석가라는 직업은 없으며 과학수사팀 직원들이 사건현장에서 혈흔분석을 병행하고 있다

혈흔 패턴 분석

@abundantc / Image URI: http://mrg.bz/oukWhY / JPEG URI: http://mrg.bz/3IFUqe


 사건 현장에 가면 곳곳에 어지럽게 튄 핏 자국이 있습니다.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혈흔의 종류는 7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가상 실험으로 허리 높이와 머리 높이에서 피를 떨어뜨려보면, 떨어뜨린 높이만 바뀌어도 피의 크기와 모양, 튀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과학수사는 각각의 모양과 크기 흩뿌려진 방향을 물리적으로 분석해 범죄 현장을 재구성해냅니다. 범행 지점은 물론, 이때 사용된 흉기와 범인의 키, 동선까지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혈흔 분석이 사건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 혈흔패턴 분석 시 고려해야 할 요소

혈흔패턴 분석은

1. 범죄의 날짜와 시간
2. 무기의 유형과 속력
3. 혈흔의 움직임, 위치
4. 공격자가 사용한 손
5. 손상유형
6. 즉사인지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이루어집니다.

2) 혈흔의 종류
혈흔의 종류는 크게 충돌에 의한 것과 그 이외의 것들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충돌에 의한 혈흔은 속도에 따라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① 저속
직경 4~8mm 정도의 혈흔이 남는다. 저속으로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혈흔이 큰 편이며 보통 피동적인 흔적으로 해석 가능하다. 5fps의 속도이하의 충격일 가능성이 크다.

② 중속
직경 4mm이하의 혈흔이 남는다. 보통 5-100fps의 속도로 충격을 받았을 경우이며 둔기, 주먹 등에 의한 타격일 가능성이 높다.

③ 고속
직경 1mm이하의 혈흔이 남는다. 100fps 보다 빠른 속도로 충격을 받았을 경우로 해석되며, 총격에 의한 상처가 생기는 동시에 발생된 혈흔일 가능성이 높다.

@abundantc / http://www.morguefile.com/archive/display/45793


그 외의 혈흔 패턴은 아래와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① 혈액이 떨어지면서 남기는 혈흔
피해자나 물건에 묻은 혈액이 떨어지면서 남겨지는 혈흔의 형태입니다. 피 흘린 주체의 이동경로 등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사건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혈흔의 한 종류가 될 수 있습니다.
② 물체 등에 의해 막혀 그 부분만 제외하고 남겨지는 혈흔
어떤 물체가 놓여있어 그 물건이 치워지거나 없어진 다음에 그곳에 어떤 물체가 있었다는 것을 추론해낼 수 있습니다. 치워진 물체는 사건해결의 중요한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③ 훔쳐내거나 닦아낸 듯 한 혈흔
닦여지거나 스치면서 혈액이 길게 퍼지면서 나타나는 혈흔입니다. 고통에 의해 우연히 남겨진 혈흔일 수도 있지만, 특정한 이유에 의해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닦아냈을 수도 있습니다.
④ 호기에 남겨지는 혈흔
기침이나 숨을 내쉬는 순간 남겨지는 혈흔을 뜻합니다. 보통 둔기 등으로 안면을 맞아 출혈이 되는 경우에 흔히 나타나게 됩니다.
⑤ 혈액이 특정한 곳에 묻은 채 전달되어 나타나게 되는 혈흔
혈액이 있던 곳에 접촉되어 신발이나 옷, 신체의 일부 등에 의해 다른 곳에 묻어 생긴 혈흔의 종류입니다.

보통 혈흔패턴은 얼마나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지에 따라 직경이 달라짐은 물론, 지면에 생긴 혈흔의 경우 원형으로 남게 됩니다.

@mattallworth / http://www.flickr.com/photos/mattallworth/3874383078

3) 타격 각도의 계산

타격 각도의 계산은 가해자의 키를 산출하거나 범죄현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세세하게 재구성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각도에 따라 혈흔이 어떻게 남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입사각에 따라 혈흔의 길이, 너비 등이 결정되기도 하며, 보통 혈액의 머리 쪽에 큰 방울이 남고, 꼬리 쪽으로 갈수록 혈액이 희미하게 발견됩니다.

4) 상처의 종류

① 벤 자국 : 날이 선 칼이나 뾰족한 것에 의해 베인 상처로, 저속에 의한 상처.
② 열상 : 무딘 둔기 등에 의한 상처로, 저속․중속으로 타격 받았을 때 나타나는 상처.
③ 관통상 : 뾰족한 물체로 인한 상처로, 흉기를 피부에 찔러 넣은 후 다시 뺐을 때 나타나는 상처.
④ 총상 : 총알에 의해 생긴 상처로, 총알이 체내에 박히지 않는 이상 총알이 들어가면서 내는 상처와 다시 나오면서 나는 상처가 동시에 나야 합니다. 매우 빠른 속도를 통해 입는 상처이므로 혈흔은 매우 작은 방울들로 나타나게 됩니다.
⑤ 찰과상 : 거친 표면 등에 마찰이 일어나 생기는 상처.
⑥ 창상 : 얇은, 끝이 뾰족한 물체에 찔려나는 상처를 말합니다. 저속에 의한 상처일 경우가 많습니다.


참조 : http://projects.nfstc.org/gallery/main.php?g2_itemId=3857
http://www.forensicnurs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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