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펜으로 쓴건 왜 복사가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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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만 되면 복사기와 프린터 앞이 북적거리게 되죠? 시험 기간에 노트 정리를 잘한 친구의 노트를 일일이 베낄 수도 없고, 친구한테 미안해지기도 하고...... 복사기가 없다면 모든 자료를 손으로 작성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을것입니다.

그런데 복사하는 도중 이런 일 겪어보신적 없으신가요? 형관펜으로 표시한 부분이 복사가 되지 않는 경우. 저도 가끔 왜 형광펜 자국은 복사가 되지 않는 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복사기의 원리와 형광물질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전기 @deltaMike / http://www.flickr.com/photos/deltamike/5309202398/

복사기의 원리

복사기는 정전기 원리를 이용합니다. 정전기란 전자가 한 물체에서 금방 다른 물체로 이동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현상입니다. 정전기는 전기처럼 양극과 음극으로 나뉘는데, 같은 극성은 서로 밀어내려는 힘이 작용하고 다른 극성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합니다. 웃옷을 벗다가 머리카락이 서로 붙거나 컴퓨터 모니터에 먼지가 달라붙어 있는 것 등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정전기 현상입니다. 복사기의 경우는 다른 극성이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사용합니다.

그럼 복사기 안에서 정전기는 어떻게 일어날까요?

1. 정전기를 일으키는 첫 작업은 복사기의 핵심 부품인 드럼에서 시작됩니다. 드럼은 직경 30㎜에서 80㎜쯤 되는 알루미늄 원통 모양을 말합니다. 드럼은 복사하기 전부터 이미 (+)전기를 띄고 있습니다.

2. 이 상태에서 복사할 종이를 복사기에 올려놓고 복사 버튼을 누르면 복사기 유리판 내부에서 밝은 불빛이 좌우로 천천히 자료를 훑게 됩니다.

3. 이 불빛이 복사기 드럼 위에 그림을 맺게 합니다. 이때 종이의 흰 부분에 닿은 빛은 반사가 되지만 글자가 있는 검은 부분은 빛을 모두 흡수하기 때문에 반사가 되지 않습니다. 드럼 위에 상이 맺힐 때, 자료에서 글씨가 없는 흰 부분에 의해 반사된 불빛은 드럼 위의 (+)전기를 없어지게 만듭니다. 반면 글씨가 있는 검은 부분에 의해 빛 반사가 되지 않은 부분에는 (+)전기가 남아있게 됩니다.

4. 이렇게 글씨 부분에만 남아 있는 (+)전기에 마찰을 이용해 (-)전기를 띤 탄소 가루(토너)를 묻히면, (+)전기가 (-)전기를 띤 탄소 가루를 끌어당겨 서로 붙게됩니다.

5. 드럼에 글자 모양으로 형성된 탄소가루가 형성되는데 이 밑으로 종이를 통과시키면 그대로 인쇄가 됩니다. 이때 종이 밑에서 강한 양의 전하를 걸어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kioan / http://www.flickr.com/photos/kioan/3518691708


복사가 끝난 종이는 따끈따끈하다?

그런데 정전기 원리를 이용해서 단순히 종이 위에 글씨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이를 고정시키지는 못합니다. 탄소 가루는 정전기에 의해 종이에 묻어 있는 것인지 정전기가 없어지면 곧 종이에서 나가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종이 위에 글씨가 그대로 남아 있게 하기 위해서는 글씨가 형성된 종이를 180도 이상 되는 뜨거운 롤러 사이로 통과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탄소 가루들은 그대로 종이에 달라붙게 되고, 복사한 종이가 따끈따끈한 것은 바로 이 뜨거운 롤러를 통과시키는 작업 때문입니다.

@jaehune/http://www.flickr.com/photos/jaehune/370782246

그럼 왜 형관펜은 복사가 안되는 것일까?

형광(螢光, fluorescence)이란 물질이 빛의 자극을 받아 발광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빛에너지를 받은 물질이 새로운 형태의 빛을 다시 내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사를 처음 시작할 때 일단 원본 종이에 불빛부터 비춘다고 앞서 얘기 했듯이 흰 부분은 빛을 반사하지만 글씨 부분은 빛을 흡수해 버립니다. 그런데 형광펜으로 쓴 부분은 빛을 받아 새로운 형태의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복사기는 이 부분을 그냥 흰색으로 인식해 버립니다. 그래서 복사가 되지 않는 것이죠.

복사기는 여백이 많은 하얀부분의 빛을 많이 반사하고, 까만 글자부분은 상대적으로 빛을 적게 반사합니다, 따라서 원고의 농도에 따라 빛의 반사량이 다른게 나타나고 복사되는 결과물도 다르게 출력됩니다. 다만 형관펜 복사를 반드시 하고싶다면 바로 이 복사기의 민감도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복사기에 있는 ‘진하게’ 버튼을 누르면 복사기가 흰색과 형광색이 빛을 방출할 때의 미묘한 흡수량 차이를 구분해서 흐릿한 회색으로 인쇄를 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팁을 한가지 드리자면! 형광펜 색에 따라 복사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파란색이나 분홍색 형광펜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복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복사가 안 되는 것이 노란색 형광펜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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