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세균의 모든 것. 

몇 번의 조류 독감과 SARS가 지나간 대한민국에서는 어딜 가든 ‘안티 바이러스 손 소독제’, ‘살균 소독제’ 등의 ‘안티 바이러스’가 대세입니다. 하지만 최근 생물학계는 우리가 그토록 ‘안티’하는 바이러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몸, 장 속에 살고 있는 세균이 우리의 건강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한 녀석들입니다. 지구 전체에 살고 있는 생명체 무게의 60 퍼센트나 차지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리고 그 중에서 오늘 다루게 될 ‘장내 세균’의 경우, 모두 꺼내어 무게를 재어보면, 무려 1 킬로그램에서 2.5 킬로그램이나 된다고 합니다. 무게만으로는 그 양이 짐작되지 않으시죠? 그 종류와 수를 알아보면, 우리 장 속에는 4,000종이 넘는 세균이 100조 마리 정도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어마어마하죠?

대장균(@Microbe World http://www.flickr.com/photos/microbeworld/5981923914/)

이렇듯 엄청나게 많은 이 녀석들이 우리 장 속에 살며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먼저, 장내 세균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체내에 쌓인 피로 물질인 유산을 분해 하는 등의 도움을 주는 유익균, 그리고 우리 몸에 나쁜 물질을 내어 놓는 대장균과 같은 유해균이 그 둘입니다. 이렇게 유익균과 유해균은 함께 우리의 장 속에 살고 있는데요, 바로 그 둘의 비율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건강이 좌지우지 된다고 합니다.

장내 세균과 관련하여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건강 문제는 ‘비만’입니다.

비만 건강 위험성 사진 @Mike Licht, NotionsCapital.com / http://www.flickr.com/photos/notionscapital/6980588184/

장 속에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의 비율이 높을 경우 날씬한 체질을, 대장균과 같은 유해균의 비율이 높을 경우 비만 체질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혔는데요, 이러한 사실을 이용해서 여러 연구팀은 장내 세균을 이식하는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장내 세균의 비율을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비만 체질이 개선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연구진은 비만 환자에게 날씬한 사람의 장내 세균을 이식하면 비만이 줄어든다는 실험 결과를 내어 놓았고, 미국 미네소타 대학 연구진도 이를 임상적으로 증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장내 세균이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비만 문제뿐만이 아닙니다. 비만은 물론이며 아토피, 알레르기, 소화기 질환, 호흡기 질환 등 수많은 건강 문제가 장내 세균의 비율을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신기한 것은 정신 질환도 장내 세균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해균의 비율이 높은 사람에게서 불면증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유산균은 유익균에 속하는데요, 유산균은 우리 몸에 쌓인 피로 물질인 유산을 분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 피로가 많이 쌓여있을 때 유산균이 적고 대장균과 같은 유해균이 더 많다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잘 조절되지 못해 수면 장애를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수면 사진 http://www.flickr.com/photos/83905817@N08/7676645672/@RelaxingMusic /

심지어 우리가 행복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도 장내 세균과 관련하여 일을 한다니, 우리의 모든 것이 아주 조그마한 세균들에 의해 조절 받는 듯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모든 건강문제를 쥐락펴락 하는 장내 세균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밝혀진 뒤, 장은 ‘제2의 뇌’라는 별명을, 그리고 장내 세균은 ‘제3의 장기’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이토록 장내 세균이 우리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 스스로가 그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을 바꿀 수는 없을까요?

있습니다! 생활 습관에 따라 장내 세균의 총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먼저, 태어나자마자 갖게 되는 장내 세균은 임신 중 엄마의 장에서 이동하는 장내 세균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는데요, 엄마의 학력, 식이 등 여러 가지 생활 습관에 따라 아기가 갖게 되는 장내 세균의 비율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태어난 후,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서도 장내 세균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 예로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으면 장내 유해균의 비율이 늘어 건강에 해가 된다고 합니다. 또, 부부가 비슷한 식단으로 오랜 기간 함께 밥을 먹다 보면 장내 세균의 비율이 닮아간다고도 합니다.

패스트푸드는 유해균의 비율을 높인다. @A_minor / http://www.flickr.com/photos/fotogiraffee/340052845/

우리 건강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장내 세균을 우리의 습관만으로 바꿀 수 있다니 오늘부터라도 유익균이 늘어나길 바라며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고쳐 보아야 겠습니다.

어느 광고에서 차두리 선수가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로는 간 때문이야-’ 라는 노래를 불렀는데요, 장내 세균이 피로는 물론 거의 모든 건강문제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이제는 그 노래가 ‘균 때문이야, 균 때문이야, 피로는 균 때문이야-’ 라고 바뀌어야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블로그 이미지

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