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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올해의 과학교사 릴레이 인터뷰! <2>
삼락중학교 박갑영 교사와의 만남


  지난번 올해의 과학교사로 선정된 해운대관광고등학교 이용우 교사와의 인터뷰에 이어 오늘은 삼락중학교 박갑영 교사와의 만남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과학은 생활이라 말하는 박갑영 교사에게서 듣는 소중한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하시죠~!

 함께 읽기 : 해운대관광고등학교 이용우 교사를 만나다(http://nstckorea.tistory.com/612)



▲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교육경력 25년차로 학교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교무부장을 3년간 맡고 있으며, 11년간 부장교사로 있으면서 1,2,3학년 전체의 수준별 과학수업을 맡고 있습니다.
 
▲ 교사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올해의 과학교사 상"을 받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상을 받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기쁜 일입니다. 3개월간의 긴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 수상자가 되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25년간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늘 한결 같이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부스


  그 동안 많은 학생들과 함께했던 동아리활동, 체험부스활동, 과학탐구대회, 과학전람회, 발명품경진대회 출품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때마다 일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도록 함께 해 준 동료교사들과 다른 교사들의 모범이 되도록 아낌없이 이끌어주신 본교 교장, 교감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며느리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시어머님과 같은 직종의 교원으로 바른 길로 인도해 준 남편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올해의 과학교사상’이란 큰 선물에 보답하고자 더 열심히 할 것이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동료교사들의 귀감이 되도록 노력하고, 과학교육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 선생님께서 하고 계신 과학수업은 여타 수업과 어떻게 다른지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업 방향 방향과 활동이 있으신지요?
  ‘과학은 생활이다’라는 마인드로 과학을 생활과 접목시켜 학생들과 함께 실험하고 탐구하면서 모두가 어려워하는 과학을 쉽게 지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8년 수업연구대회에서 수업 1등급 교사가 되면서 부산시교육청 BBT(부산수업우수교사)로 매년 여러 차례 수업공개와 수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실험수업


  공개수업과 수업컨설팅을 통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수준별 과학수업의 장단점을 비교해보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책임제 교과교실이 과학 수업에서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매시간 학생들에게는 다이내믹하면서도 조직적으로 생각하고 활동하길 권합니다. 학생들은 긴 시간 강의 듣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반드시 전달해야 할 내용을 전달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증가시켜 빠르게 활동한 후 그에 대한 결론을 정리하고, 또다시 유사 실험을 하여 같은 원리를 깨닫도록 하는 등의 접근을 통해 과학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생각하면서 그 원리를 터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 수업은 원리를 설명할 때 생활 구석구석에 박혀있는 자료들을 가져와 활용함으로서 학생들 스스로 과학과 생활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과학이 어렵지만 꼭 필요한 학문임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코너학습

▲ 2009개정교육과정 컨설팅 교사, 과학과 교육과정 재구성 지도안작성, 학습자료 제작 배포, 과학과 수준별지도안 작성 등 과학교육과정 개선에 노력하신 것들에 대한 소개 및 경험담을 들어 보고 싶습니다.
  2009개정교육과정과의 인연은 2009년 10월 대전에서 개최된 2009개 정교육과정 워크숍에 부산시 컨설팅지원단으로 참석하면서부터입니다. 이것을 계기로 8개교과목 교육과정 편성․운영, 블록타임제 적용, 집중이수제 실시 등 2010년도 2009개정교육과정 조기적용 연구학교가 되었고, 계속해서 3년간 개정교육과정 연구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육과정 편성․운영컨설턴트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교육과정 재구성 지도안 작성의 과제는 올해 연구학교 과제로 워크북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게재하여 배포했습니다.

우수심화과학반

  과학수업은 교사에 따라 매우 활동적이고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교사의 다양한 수업자료 준비가 관건입니다. 저희 학교는 낙후된 지역의 남자학교이지만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생각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우수심화과학반과 과학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었고, 특히 자유탐구나 과학부스 체험활동 하면서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탐구하는 활동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과학이 중요하다고는 늘 말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과학은 어렵고 힘들어 기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학 선생님으로 이 현상을 어떻게 보시며 어떻게 하면 나아질 지 생각하고 계신지요? 선생님의  의견을 들고 보고 싶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생각하고 뭔가를 창조하길 좋아하질 않습니다. 그냥 길들여진 대로 살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옛 말에 배고픈 짐승은 어떻게든 사냥을 하여 먹이를 구해온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대체로 자생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 어른들의 탓인 것 같기도 합니다. 너무 애지중지 학생들을 키웠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를 헤쳐 나갈 방안으로 발산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과제제시로 학생들이 스스로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실험탐구 활동

▲ 과학을 사랑하는 학생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부탁드리겠습니다.
  학생들이여! 과학은 결코 어려운 과목이 아닙니다. 과학은 곧 생활이며, 생활 속에서 과학의 원리를 그대로 찾을 수 있습니다. 뭔가를 찾고자 문제를 인식한다면 그 때부터 새로운 창의가 시작됩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왔을 때, 그 일을 완수해낸 기쁨이 크듯이 조금은 어려운 과제일수록 도전의식도 생기고 그 과제를 해결했을 때 기쁨도 커집니다.

  교육은 ‘가능성을 열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탐구활동을 통해서나 과학 동아리활동을 통해서, 그리고 다양한 과학체험 부스활동을 통해서 우리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와 열정, 창의성을 키우면서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 드립니다. 1%의 우수한 인재가 나라의 경제를 살린다고 합니다. 1%의 과학 인재가 노벨상을 받는 그날까지 미래의 아인슈타인을 키우기 위해 저 또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야외체험

▲ 마지막으로 현재 구상하고 계신 과학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과학교사로서 과학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융합(STEAM)교육에 힘쓰겠습니다. 부산시의 융합교육 교과연구회를 활성화시켜 다양한 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저는 인체가 좋아하는 음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식물의 구성 성분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하여 책자를 발간하고 싶고 주변공기 및 먹는 음식의 성분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 등에 대해 연구하여 사람의 몸에 좋은 환경과 음식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또한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중심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과학관련 프로젝트 자료집을 개발하고 일반화시켜 과학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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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작년에 발생한 옆 나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이어, 지난 3월 발생한 고리 원전 1호기의 작동 결함을 시작으로 영광 3·5·6호기, 울진 4호기의 문제가 생기면서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올해의 최고 화제 과학기술뉴스로 선정되었다. 원자력발전소는 이렇게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경제, 국민 복지 등에도 영향을 끼치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다. 많은 뉴스를 접하던 중, 우연히 한국에서 원자력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관심이 갔다. 공학부 치고는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적은 원자력공학과는 무엇을 공부하는 과일까?

대한민국 미래의 원자력 기술개발을 책임질 인재들,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의 김지희(08학번․원자력안전연구실 대학원 입학예정), 김남기(11학번 원자력공학과 학생회장) 학생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카이스트에는 많은 공학관련 과가 있는데, 원자력공학과를 택하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다면?

김지희 : 처음에 과 이름이 너무 생소해서 궁금증이 생겼는데요. 알아보니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nuclear physics나 열수력, 재료 등)를 배울 수 있고 그것뿐만 아니라 다른 에너지 이용이나 방사선이나 동위원소를 이용한 의학물리 등도 다루는 곳이라 매력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남기 : 저는 원래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카이스트에 입학하기 전부터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에 가는 것을 생각했고, 학과설명회도 여기저기 다녀본 결과 지금의 과가 가장 저와 맞는다고 생각해서 선택했습니다.

Q. 다른 과와 비교되는 원자력공학과만의 특징이 있다면?

김지희 :  전체적으로 봤을 땐, 굉장히 특성화된 과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런 점 덕분에 오히려 더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배우는 것 같아요. 모두 원자력이나 방사선에 관련된 공부긴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 하나에도 엄청나게 다양한 기술이 요구되니까요. 그래서 전공과목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Neutron이나 gamma ray detection부터 원자로 내부에서 fission (핵분열)을 다루는 노이론, 그리고 노심에서 생성되는 열을 이용하는 열 물리학까지요. 이렇게 여러 분야에 대해서 배우고, 자신이 잘하거나 원하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어 좋습니다.

김남기 : 일단 카이스트 내에서의 다른 학과와 비교하자면 학생 수가 적어서 굉장히 가족적이라 좋습니다. 학생들끼리도 잘 지내는데, 학과에서 많이 챙겨주시기도 하세요. 매주 학과 세미나전에 만남의 시간도 있고 학기 끝날 때 마다 송년회도 하구요. 학생 수가 적다보니 각종 장학제도의 혜택을 많은 학생이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08학번 김지희 학생

Q. 원자력공학과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나요?

김지희 : 연구를 계속한다면 KAERI(한국원자력연구원)나 KINS(원자력안전연구원)등의 연구시설로 가고, 회사로 취직한다면 두산중공업, 한국수력원자력, KNF 등 원자력과 관련된 곳으로 많이 가는 편이에요. 카이스트 학생들은 대부분 전문연구기관으로 가는 편이구요.

Q.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공학과의 학업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어떤 과목들을 배우고, 주로 어떤 학습능력이 요구되나요?

김지희 : 2학년 때는 ‘양자학개론’과 ‘원자력공학개론’, ‘방사선 상호작용’을 필수로 배우는데요. 원자력공학개론에서 원자력 발전과 그 이용에 관한 총체적인 내용을 배워요. 기본적인 분열부터 반응기 이론이나 안전규제분야까지요. 분야가 너무 다양한데다 생소한 내용을 다루는 과목이라 처음엔 얼떨떨한데, 이 과목들을 잘 배우고 나면 원자력 관련 공부가 훨씬 쉬워지는 것 같아요. 방사선 관련해서는 각종 방사선이 물질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배우고요.

3학년부터는 핵화학, 방사선생물학, 원자로이론, 원자력재료공학, 계측실험, 계통공학, 설계 등등을 배웁니다. 다양한 만큼 각 과목마다 필요한 학습능력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어떤 분야는 코딩을 통해 계산도 하고, 계측실험분야는 전자적인 배경도 필요합니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는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학생들


Q. 원자력공학과의 비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남기 :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와 떨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화석에너지는 점점 고갈되고 있으며 산업의 발달로 에너지 소모량은 늘고 신재생에너지로 이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원자력은 우리나라의 경우로 보면 약 30%의 전력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아직은 핵폐기물, 원전사고와 같이 불완전한 점이 많지만 기술을 개발하여 안전하고 폐기물이 적게나오는 핵 발전을 개발하는 것이 저희의 목적이고 방향입니다. 원자력의 전력 충당량은 점점 늘어나지만 원자력 인력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원자력 공학과를 나오면 고급인력으로써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원자력공학과 학생으로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일이 있다면?

김남기 : 이번 여름 일본에 원자력 SUMMER SCHOOL이 있어서 KAERI(한국원자력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과 학생들과 일본의 원자력 학생들을 만났고 그들의 연구발표를 들을 수 있어 상당히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김지희 : 저는 일단 대학원 진학해서 열심히, 재밌게 연구하면서 지내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구요. 졸업한 후에는 국내외 연구기관으로의 유학을 생각하고 있어요. 막연하지만 IAEA에서도 officer로 근무해보고 싶어요. 원자력 분야는 연구만큼이나 안전규제, 국제정세 등도 중요해서 관련 업무도 고려해보고 있습니다.
김남기 : 저의 궁극적인 꿈은 상온 핵융합을 상용화시키는 것입니다.

앞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원자력 인재가 되겠다는 원자력공학과 학생들을 보니,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는 분야도, 진로분야도 다양한 원자력공학과에 많은 학생들이 진학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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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2012년 올해의 과학교사 릴레이 인터뷰! <1>

해운대관광고등학교 이용우 교사를 만나다


교사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올해의 과학교사상'은 매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전국적으로 40명의 과학-수학교사를 선정해 시상하는데요, 저는 올해 선정된 분들 중 해운대관광고등학교 이용우 교사와 삼락중학교 박갑영 교사를 차례로 만나 소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곤충과 함께 한 24년! 이용우 선생님을 만나보시죠.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24년간 교직에 있었으며, 8년간 생활지도부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담당과목은 과학(생명과학)입니다.

▲교사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받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저희 곤충생태탐구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한 24년이라는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지금도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곤충을 찾아 전국의 산과 저수지를 헤매고 다녔던 기억들, 그리고 100여 차례 곤충(나비)강연과 곤충 생태전 등 여러 학생들이 활동한 많은 시간들이 생생하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 무엇보다도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던 야간 곤충채집 하던 때가 더욱더 기억에 남습니다.

부산과학축전곤충생태체험전

  24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주말과 방학을 이용하여 전국에 있는 산과 들을 다니면서 곤충생태분포 조사와 채집 활동을 매년 실시하면서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을 하였으며, 수차례의 곤충 체험전 개최와 학생 체험활동 마당에 참여하고, 체험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민했던 것이 이처럼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으로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무척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 낮과 밤을 세워가면서 곤충채집 활동을 한 것은 제가 즐거워서 했던 일들인데, 이렇게 활동해 온 것이 인정을 받고 수상까지 이어진 것이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과학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교직생활에 더욱더 매진 할 것이며, 학생들이 과학에 꿈과 희망을 갖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금요일에 과학터치 도입강연 모습


▲선생님께서 4년간 진행하고 계신 ‘금요일에 과학터치’란 어떤 프로그램이며,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말씀하셨듯이 저는 ‘금요일 과학터치’에서 도입강연을 맡고 있습니다. 강연내용은 ‘나비야 놀자’ ‘곤충(나비)의 분류’, ‘재미있는 나비명’, ‘나비채집요령’ 등 다양한 곤충에 대한 것이었고요. 장소를 바꾸어 가면서 강연을 했는데, 매회 강연을 듣고자 찾아오는 곤충 마니아 학생을 만날 때마다 기쁨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곤충 생태강연을 통해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자연생태계에 대해 알릴 수 있어 뿌듯합니다.

▲그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있었던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다면요.
  강연 후 질문을 던졌을 때, 많은 학생들이 의욕적으로 서로 답변을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행복함을 느낍니다. 또한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 역시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곤충생태전


▲단일 학교로는 드물게 곤충생태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계신데, 그 취지와 효과를 설명해주신다면?
  교실 2칸 정도의 규모에 곤충생태전시관을 갖추고 일반인들과 유치부, 초중학생들에게 관람을 하게하고 있습니다. 주로 예약을 받아 운영하며, 예약에 따라 곤충 생태탐구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설명하기도 합니다. 곤충생태관은 곤충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곤충을 50만점 이상 수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나 사연이 있으신지요? 그리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곤충 수집은 단순히 곤충이 좋아서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계기나 사연이 있었던 것이 아니죠. 그러던 것이 어느덧 50만점 이상을 보유하게 되었고, 현재는 사라져 가는 곤충의 복원을 위해 나비와 갑충을 사육하고 있습니다. 사육한 나비를 자연으로 날리기도 하고, 곤충생태전을 통해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학문연구 및 생태계의 보존과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대상 곤충생태 강연

▲울산 생명의 숲 해설사, 학부모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이러한 활동들은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곤충을 공부하다보면 느끼는 것이 식물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곤충(나비)을 식물(식초, 식목)과 연관시켜 숲 해설사들에게 알려주면 이들이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자연환경에 대한 보다 다양한 내용을 심도 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식물을 활용한 곤충압화


▲앞으로 준비하고 계신 활동이 있으시다면?
  아직 국내에는 나비도감 외에는 자료가 많이 미흡합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곤충(나비)을 탐구하고 관찰 할 수 있는 자료 제작과 국내 유일 한국곤충생태전시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과학이 중요하다고는 늘 말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과학은 여전히 어렵고 힘든 학문입니다. 과학 선생님으로서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개선될 수 있을지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일반 학생들은 과학고 학생들 보다 직접 탐구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일반 학생들에게도 과학과  관련하여 다양하게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며, 과학을 생활화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호랑나비 애벌레 사육

▲마지막으로 과학을 사랑하는 학생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과학이란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타나는 학문이 아닙니다. 그런 이유로 개인적으로는 외로움과 경제적인 문제가 따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 분야에 몰입하여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소신으로 주변의 편견어린 시선을 이겨낸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나라에도 노벨 수상자가 나올 수 있겠지요.

  학생 여러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그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활동과 생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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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오랜 시간을 꾸준하게 연구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정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 재생의학연구센터 연구원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연구한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결정되기가 무섭게 국내에서 iPS 연구에 새로운 개가를 올린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의 조이숙 박사 연구팀이 iPS를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사이 세계의 줄기세포 연구는 빠르게 발전했다. 한국의 과학기술인들도 꾸준한 노력 끝에 세계 수준의 연구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연구의 제 1 저자인 이정운 박사를 만나 연구의 의미와 향후 줄기세포를 비롯한 기초과학분야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들어본다.


이번에 발표하신 iPS 관련 연구가 화제입니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2006년 야마나카 연구팀에 의해 야마나카 인자가 발굴되고 이를 이용해서 역분화 기술이 개발된 지 올해로 7년이 지났습니다. 매우 짧은 시간에 야마나카 박사의 노벨상 수상이 결정된 것이지요. 그만큼 역분화 기술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뜻입니다.

현재 역분화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 체세포에서 분화능력이 우수한 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iPS)를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제작할 수 있지만, 이 과정이 시간적으로 오래 걸릴 뿐더러 유도 효율이 낮고, 임상적으로 안전하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개발한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하면 iPS를 안전하게, 높은 효율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iPS를 이용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성과를 내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연구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줄기세포 연구는 세계 각국에서 국가간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합니다. 국내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중이며, 연구 인력 또한 많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처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도적·정책적으로 연구 환경과 R&D 인력에 대한 처우가 개선된다면 연구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나겠지요. 이는 당연히 우수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점은 안정적인 연구 인력 확보입니다. 다른 기초과학분야와 마찬가지로 줄기세포 연구에는 고도로 숙련된 인력이 필요합니다. 연구기간도 긴 편이라 안정적으로 오래 연구할 수 있는 사람이 절실합니다.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연구를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생명공학연구원에서 담당하는 분야와 특징은 무엇인지요?

저희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대표되는 전분화능 줄기세포 연구에 특화하여 집중하고 있습니다. 출연연 연구 조직으로서는 전분화능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국가적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지요. 향후 이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는 의료용 응용연구와 기초과학 연구의 두 가지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기초과학 연구는 상대적으로 응용연구보다 지원이 적은 편인데, 앞으로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어떠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미래의 줄기세포 시장을 선점하려면 기초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응용연구에만 치우치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초과학 분야를 활성화하려면 기초분야 지원과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국내 전반적으로 줄기세포 교육·실습 프로그램이 매우 미약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문가, 비전문가, 연구자, 학생 등 대상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면 기초과학 발전 뿐 아니라 미래 인재 양성,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학제간 협력도 활발해져야 합니다. 과학의 각 분과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만 해도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지요. 여러 연구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성취를 기초과학분야에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FOCUS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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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동물들의 의사소통에 담긴 비밀
-이화여대 장이권 교수-

이번 가을, 찌르르르 하는 귀뚜라미 소리, 들어보셨나요? 혹은 지난여름 떼로 노래하는 매미 소리는요? 이처럼 동물들이 내는 소리는 과연 어떤 뜻을 갖고 있을까 궁금한 적 없으세요? 이번 기사는 동물들이 내는 소리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위해, 귀뚜라미, 매미, 청개구리를 모델로 동물의 의사소통을 연구하시는 이화여대 장이권 교수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먼저 교수님은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저는 ‘행동 생태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보통 행동을 통해 먹이를 찾고 짝을 찾는 등 생존을 위한 ‘자기 적합도’를 높입니다. 이런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 행동 생태학입니다. 행동 생태학과 동물 행동학이 비슷하죠. 하지만 행동 생태학은 ‘행동’ 자체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진화 생물학도 제 큰 관심사죠. 앞서 말한 모든 것도 진화 생물학의 틀에 넣을 수 있겠죠. 최근에는 보전 생물학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보전 생물학은 인간의 정책, 활동에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점점 ‘보전’ 해야 할 원인들이 많아지면서 할 일도 많아졌죠.

구체적으로 ‘동물의 의사소통’을 연구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연구인가요?

동물 그 자체는 이해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할 때엔 직접 물어보면 되죠. 하지만 동물들은 직접 물어볼 수가 없잖아요. 무슨 의도를 갖고 행동을 하는 것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동물은 ‘블랙박스’라고 하기도 해요. 그 내부를 알 수 없다는 뜻이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서 그들의 의도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동물의 의사소통은 그 내면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의사소통, 즉 소리는 내면에 갖고 있는 것을 동물 자신의 목적을 위해 표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물의 의사소통이 재미있는 점은 보통의 동물 행동학이 동물의 외면을 보는 것이 전부인 반면, 의사소통 연구는 그 동물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동물들의 의사소통은 짝짓기 때에만 일어나는 것 아닌가요?

아니죠. 제가 있는 이 곳, 이화 캠퍼스 안에도 숲이 있는데, 등교할 때 거의 매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립니다. 매일 들리는 그런 소리는 짝짓기가 아니라 다른 소리겠죠. 예를 들어 ‘사람들이 나타났다. 조심해라!’ 와 같은 경고음인거죠.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비둘기가 먹이를 먹을 때 땅에 고개를 푹 숙이고 먹잖아요. 그런 행동은 새에게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자기 시선을 오로지 땅에만 둬야하기 때문에 먹이를 먹는 중에는 뒤에서 포식자가 와도 모르죠. 그래서 먹이를 먹을 때는 수시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 봐야 해요. 이런 이유로 보통 새들이 먹이를 먹을 때는 서로 의사소통을 해서 동료들을 불러들인 다음 같이 먹죠. 사람들은 보통 이런 모습을 보고 굉장히 ‘이타적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런 게 아니죠. (웃음)

http://www.flickr.com/photos/eddturtle/7054123693/ @Edd Turtle

많은 경우 동물들은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먹이를 찾거나 짝을 찾아요. 예를 들어 돌고래 같은 경우가 그러하죠. 근데 무리라는 것은 무리를 지을 때 항상 의사소통을 필요로 해요. 우리도 무리를 지어 모일 때 전화나 메신저로 의사소통을 해서 모이잖아요? 동물도 마찬가지죠. 그러니 단지 짝짓기 때에만 의사소통이 일어난다고 할 수는 없답니다.


그럼 특정 계절에 유독 많이 들리는 소리는 짝짓기철의 의사소통 인가요? 예를 들어 가을의 귀뚜라미 소리 같은 경우요.

http://www.flickr.com/photos/w3i_yu/4614134903/in/photostream/ @w3i_yu

네. 그렇습니다. 짝짓기를 할 때 내는 소리는 다른 경우의 소리와 굉장히 달라요. 다른 의사소통은 수신자가 한정되어 있죠. 근처에 있는 동료에게, 또는 어미에게, 자식에게. 이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신호자는 수신자가 들을 만큼만 신호를 발생시키면 되고, 수신자가 그 소리를 들으면 소리를 멈추죠.

그런데 짝짓기 때는 불특정 다수를 수신자로 하죠. 보통 수컷이 신호자가 되고 암컷이 수신자가 되는데요, 신호자(수컷) 입장에서는 수신자(암컷)가 누가 될지 모르고, 오히려 수신자가 많을수록 본인에게 좋죠. 그렇기 때문에 짝짓기 때 부르는 노래는 끊임이 없고, 반복적이고, 시끄럽기 까지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노래를 ‘광고 노래’라고 하기도 합니다. 광고도 그렇잖아요. 가능하면 크게, 자주, 많이.

그럼 가을에 노래하는 귀뚜라미는 모두 수컷인가요?

그렇죠. 전부 수컷입니다. 암컷은 그런 위험한 짓을 하지 않아요. 그렇게 큰 소리를 낸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일이거든요.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포식자도 찾아올 수 있고, 기생충도 찾아와서 몸에 알을 낳아 자신이 죽을 수도 있죠.

일반인들이 귀뚜라미의 소리를 듣고 이게 어떤 소리인지 구별해 낼 수 있을까요?

네. 귀뚜라미는 대략 30여 종 있는데요, 종마다 소리가 다 달라요. ‘종 특이적’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귀뚜라미의 경우 다른 종끼리 교미를 해서 잡종이 되면 자손이 잘 안 생기는 경우가 많고, 생기더라도 일찍 죽거나 생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암컷이 자기 종의 소리를 듣고 알맞게 찾아가는 것이 번식에 중요한 것이죠. 특히 암컷의 경우 낳을 수 있는 알의 수가 정해져 있고, 일 년에 한 번 교미하기 때문에 그 귀한 알을 낳을 때 제대로 낳아야 하는 거죠.

교수님께서는 어린이 과학 동아를 통해 시민 탐사대를 모집해서 수원 청개구리, 매미, 귀뚜라미의 위치, 소리 정보를 수집하셨는데요, 시민 참여 과학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의 아이디어였나요?

그런 움직임은 1800년대 말부터 있었습니다. 미국 동부 해안의 등대에 새가 많이 부딪혀서 죽었다고 해요. 그 때 시민들을 참여 시켜서 부딪혀 죽은 조류의 종을 조사한 적이 있어요. 이런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는데요, 이번에 제가 했던 시민 탐사대는 이전과 조금 다른 특징이 있긴 하죠. 바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보통 생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비싼 도구들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GPS, 사진기, 녹음기와 같은 도구들이 필요한데 이전에는 그 도구 하나하나가 비싸서 대중을 연구에 참여시킨다는 것이 힘들었죠. 그런데 요즘엔 스마트폰 하나면 해결이 되는 거예요. 그 덕분에 일반인들도 아주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SNS,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에서 의사소통도 빠르고 편해진 것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또한, 대중들의 관심도 옛날보다 많아진 편이에요. 주 5일제를 하면서 주말에 여가 시간이 많아지고, 생활도 어느 정도 풍족해져서인지 자연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들이 맞물려서 저는 주제만 제공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참여하게 된 것이죠.

 

@Morning Calm News / http://www.flickr.com/photos/imcomkorea/3375513270


서울대공원의 제돌이 방류에도 교수님이 참여하신다고 들었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제돌이 방류와 관련해서는 시민 위원회가 구성되어 올해 초부터 활동하고 있고요, 현재 여러 팀이 구성되면서 구체적인 사업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연구를 맡아서 내년 초부터는 실질적으로 연구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다른 팀은 제주도에 해상 가두리를 만들어서 바다로 떠나기 전에 가두리에서 적응을 하도록 할 생각인데 그것을 지금 구상하고 있고, 또 고래 연구소에서 방류 후 모니터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서울대공원에서는 제돌이의 건강 진단 등 사전 준비를 하고 있죠.

제가 연구하는 것은 물론 ‘의사소통’과 관련된 것입니다. 언제 제돌이를 방류하는 것이 좋을지, 제돌이의 마음을 읽는다고 해야 할까요? 제돌이의 행동과 의사소통을 통해서 지표를 만들려고 합니다. 행동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숨쉬기만 봐도 우리는 대충 건강 상태를 알 수 있죠. 병원에 가도 의사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청진기를 대는 거잖아요. 이런 것처럼 아주 간단한 행동이더라도 이를 통해서 제돌이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것이죠. 숨은 얼마나 자주 쉬는가, 얼마나 자주 먹는가,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는가, 어느 정도 활동하는가 하는 것들을 꾸준히 관찰하려 합니다. 제돌이를 해상 가두리로 보낸 다음에도 똑같은 것을 관찰할 생각입니다. 제돌이의 행동이 큰 변화 없이 일정하다면 그 땐 방류해도 되는 것이죠.
 
또 다른 하나는, 수다쟁이 돌고래들이 초음파를 이용해서 굉장히 많은 의사소통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 길을 찾거나 먹이를 찾거나 하는 것들이죠. 그렇기 때문에 돌고래들의 소리를 녹음해서 비교를 하려고 합니다. 해상 가두리의 위치를 돌고래들이 많이 다니는 통로에 설치해서 그 통로에 제돌이를 두었을 때 다른 돌고래들이 지나갈 때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죠. 그래야 제돌이를 방류했을 때 돌고래 무리에 어울려 잘 적응할 수 있을 테니까요.

동물들의 의사소통이라, 왠지 동물들만을 위한 일 같은데요. 교수님의 ‘동물의 의사소통’ 연구가 인간 사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 하시나요?

다른 생명과학 분야가 신약 개발이나 치료로 인간 사회에 이로움을 주고 있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가 건강한 생태계에서 많이 벗어나 있잖아요. 생태계를 보아도 그렇고, 입시에 치이는 학생들의 모습, 대학에 와서도 사회 활동을 잘 못하는 학생들을 보아도 그렇죠. 총체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 이유가 자연스러운 생태계에서 벗어난 인위적인 생태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는 그런 마음의 병, 사회의 병이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아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건강한 생태계란 아파트만 있는 이런 인위적인 생태가 아니라 사람, 녹지, 건강한 식물, 건강한 동물, 그리고 사람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한 공간 아닐까요? 행동 생태학은 동물한테 적선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결국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길입니다. 요즘 이런 것을 ‘생태 복지’라고 부르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대중들이 가을과 겨울 동안 들을 수 있는 동물의 소리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겨울에는 동물들의 활동이 뜸하죠. 하지만 철새가 있잖아요. 겨울에 자주 나타나는 까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봄이 오기 전, 2월 경칩이 되면 북방산 개구리가 깨어나며 다시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교수님을 뵙고 나니 무심코 지나쳤던 동물들의 소리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분명 어떤 규칙이 있었을 테니 말이죠. 최근 연구 결과에서도 생쥐가 새처럼 음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노래를 한다고 밝혀진 바 있습니다. 특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이죠. 또한 우리의 주변만 둘러보아도 항상 비슷한 소리를 내는 동물들이 제법 많고요. 오늘 외출하시는 길에는 매일 듣던 새소리에 한 번 귀를 기울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소리를 들어볼까요? 


교수님께서 특별히 다양한 종의 매미소리를 녹음한 파일을 보내주셨습니다. ^^
아마 들어보시면 깜짝 놀라실거예요. 소리의 차이를 확실하게 느끼실 수 있을 테니까요~
자, 함께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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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구달, 그녀에게 희망의 길을 묻다.
제인구달 박사의 대중강연, ‘희망의 이유’

11월 16일 금요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구달 박사가 강연을 한다고 해서 제가 달려가 보았습니다. 제인구달 박사의 방한은 이번이 6번째인데요, 여전히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분인만큼 저는 강연이 시작하기 30분 전쯤에 도착했는데요, 이미 1층의 좌석이 거의 다 차 있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강연장을 찾았습니다.


제인 구달 박사의 강연에 앞서 이화여대 에코 과학부 최재천 교수님께서 인사말과 함께 제인구달 연구소 설립을 위한 생명 다양성 재단에 대해 설명하셨습니다.

*‘제인구달 연구소’와 ‘생명 다양성 재단’
“제인구달 연구소는 우리 주변 국가인 일본, 중국, 대만을 포함한 세계 28개국에 이미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연구소를 위해서는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재단으로 생명 다양성 재단(Biodiversity foundation)을 설립하려 합니다. 앞으로 이 재단을 통해 할 일은 세계적인 환경 운동인 ‘뿌리와 새싹’이 한국에 뿌리 내리고 싹을 틔우도록 하고 전 세계의 지부와 국제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 제인구달 박사의 뜻을 이어 한국에 ‘영장류학’을 자리 잡게 하는 것, 그리고 기업과 손을 잡고 환경 친화적인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과학자들만이 알고 있는 지식에서 끝내지 않고, 예술 매체를 이용하여 대중에게 알리려 합니다.”

최재천 교수님의 인사말이 끝나자 생명다양성 재단의 출범에 힘을 실어주신 아모레 퍼시픽 서경배 사장님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저희 회사는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아름다움 이라는 것은 우리말 ‘알다’에서 유래한 말이죠.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개 식물을 사용하는데요, 그 때마다 모든 식물, 즉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 바로 ‘아름다움’이 아닐까 합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그를 실천하는데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번 재단 출범을 돕게 되었습니다.”

서경배 사장님의 축사가 끝나고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제인구달 박사가 강단에 섰습니다.


먼저, “여러분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저는 한국어로 인사할 줄을 몰라서요. 침팬지 언어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하고 그녀는 침팬지의 언어로 청중들에게 재미있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부터 풀어놓았습니다. 

◆어린 소녀 제인 구달, 그리고 어머니

“제가 5살이 되던 때, 닭장에서 달걀들을 꺼내오는 심부름을 하게 되었는데, 달걀을 모으면서 도대체 닭의 몸에서 어떻게 이렇게 큰 달걀이 나올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알아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는 암탉이 달걀을 낳으러 들어갈 때 따라 들어갔죠. 그랬더니 암탉이 놀라서 파닥파닥 거리며 도망가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번엔 암탉이 알을 낳으러 들어가기 전에 미리 들어가서 암탉이 알을 낳으러 들어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그동안 온 가족이 저를 찾느라 난리였죠. 드디어 닭이 알을 낳는 것을 본 후 닭장에서 뛰어나와서 어머니께 신이 나서는 제가 본 것을 얘기 했습니다. 대부분의 어머니라면 혼을 냈을 테지만, 저희 어머니는 혼내지 않고 제 이야기를 참을성 있게 들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동물에 대한 책을 사다주시고, 글을 읽는 법을 가르쳐 주시려 하셨습니다.”

“제가 11살 때 타잔에 관한 책을 읽고 이다음에 크면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들과 함께 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때 모든 사람이 비웃었지만, 어머니께서는 ‘네가 진짜로 원하면 열심히 일해서 꼭 기회를 잡아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 대학에 갈 돈조차 없는 사정이었는데, 어머니께서는 비서가 되는 공부를 하면 아프리카에 가서 직업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조언도 보태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런던에서 비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케냐에 사는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는 기회가 생겼고, 그 후 고향의 식당에서 음식 나르는 일로 돈을 모아 배를 타고 아프리카로 갈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가 제 인생의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제인 구달 박사는 아직도 아프리카에 처음 갔던 때가 생각나는 듯 신나는 목소리로 얘기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가게 된 아프리카에서 침팬지를 연구하게 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아프리카에서의 침팬지 연구

“아프리카에서 인간 화석을 연구하는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나 침팬지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여성에게 연구비를 주겠다는 곳은 잘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미국의 어느 기업에서 6개월간 일단 연구비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연구비로 탄자니아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러 갔는데, 어린 소녀가 왔다며 난색을 표하며, 누군가와 함께 오면 연구하도록 허락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4달 동안 어머니와 함께 아프리카에 있었습니다. ”

“그 당시만 해도 저를 보기만 하면 침팬지들이 도망을 가서 연구에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6개월의 연구비를 거의 다 써 갈 즈음에 침팬지의 특이한 행동 하나를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나뭇가지를 꺾어서 잔가지와 잎을 떼버리고, 흰개미 굴에 넣었다가 빼내어 가지에 붙어있는 흰개미를 핥아먹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기에 우리의 연구 결과는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인간’을 다시 정의해야겠다, ‘도구’를 다시 정의해야겠다, 그것도 아니면 침팬지를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요. 이 연구를 통해 그 후에도 연구비를 받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침팬지를 연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World Bank Photo Collection / http://www.flickr.com/photos/worldbank/5614193192/


침팬지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제인구달 박사는 자연스레 현재 하고 있는 환경 운동으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

“지금까지 침팬지를 관찰해 온 결과, 침팬지와 우리는 비슷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면, 아마 인간의 기가 막힌 두뇌일 것입니다. 침팬지도 머리가 좋은 편이지만,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인간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화성에 로봇을 보내어 사진을 찍어오기도 하지 않나요? 참 놀랍지요.
하지만 제가 궁금한 것은, 이렇게 똑똑한 동물이 어떻게 이토록 삶의 터전을 파괴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화성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고,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고 느끼진 않잖아요. 우리 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우리가 후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지금 지구에 어떤 변화를 주어야만 합니다.“

“물론 지금의 환경 문제는 해결 불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뿌리와 새싹과 같은 우리 젊은이들의 열정, 인간의 똑똑한 두뇌, 그리고 자연의 엄청난 회복력, 이 3가지 이유로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막히게 똑똑한 두뇌를 갖고 있는 우리 인간이 그 머리와 가슴을 연결하기만 하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매일 매일의 삶에서 그 머리를 잘 쓰기만 하면 자연의 엄청난 회복력과 함께 그 일을 멋지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갖고 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레시피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이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렇게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제인 구달 박사는 강연을 마무리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과학자의 모습을 보였던 제인 구달 박사의 모습과 위대한 그녀의 어머니의 이야기에 감탄하기도 하고, 그녀의 환경 문제 해결 레시피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는 사이에 강연은 어느덧 끝이 났습니다.

여러분들은 제인 구달 박사의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나요?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는요?
여러분이라면 박사의 마지막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실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79살의 나이에도 환한 미소와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준 제인 구달 박사가 던진 마지막 질문에 우리 모두 자신 있게 ‘네!’라고 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작은 행동으로 우리 후손들이 훨씬 더 아름다운 지구에 살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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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통합의학’으로 질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경희의료원 류재환 교수-

요즘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의학보다 서양 의학이 더 과학적이라고 생각하여 한의학의 지식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의학의 과학적인 점을 설명하고, 현대의학과 접목시켜 새로운 대체의학의 연구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연구자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내과 전문의와 한의사 전문의 과정을 모두 밟은 경희의료원의 류재환 교수이다. 2012년 10월 27일, 경희의료원 류재환 동서협진실 교수를 만나 그가 지향하는 ‘통합의학’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Q. 교수님께서 연구하고 계신 통합의학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통합의학의 모태는 경희대학교 설립자이신 조영식 학원장님께서 만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서양의학의 이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취지였지요.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모두 공부한 후, 부분적으로 융합되는 ‘제 3의 의학’을 만들면 어떨까 고민한 끝에 의학 간 융합 프로그램이 개설되었고, 제가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역사가 긴 한의학과 새롭게 유입된 서양의학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연구 분야입니다.

경희의료원 류재환 동서협진실 교수

Q.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가진 각각의 특성이 무엇인가요?
한의학은 기원전에 시작되어 오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한의학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경험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인간이 살아가니까, 자연과 인간을 대비해서 발전한 특성이 있지요. 오랜 전통을 경험으로 하는 의학이라는 게 장점인 반면, ‘철학인지 과학인지’ 약간 애매하여 현대과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유래된 전통 한의학은 자연과학의 관점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정통성이 많이 희박해지고 증거가 없는 비합리적인 의학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서양의학은 자연과학에 근거를 두고 굉장히 실증적인 객관화, 재연성 등을 토대로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이 과학적이라고 해도,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의학의 전통적인 부분을 인정하고, 발전시켜 일부분은 현대과학적인 부분으로 이해하며 양면성을 갖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집필하고 계신 통합의학 서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의학의 기초적인 내용을 담았고, 전통적인 것은 살리되 일부 내용은 자연과학적인 관점으로 규명하였습니다. 각론에 가서는 전통의학으로 접근할 수 있는 현대의학은 무엇인가 설명을 달았습니다. 한의학은 정확한 병명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어서 애매하고 감별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현재 집필하는 서적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류재환 교수

한 예로, 천식이 있다고 할 경우, 비염과 호흡기 및 피부질환 등이 수반됩니다.
고대 문헌에서 시대별로 천식과 유사한 질환을 표현한 것들을 찾아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했는지에 대해 해당하는 양의학적 진단명을 찾아서 배열했습니다. 임상에 근거한 다양한 질환에, 한의학이 관여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작업은 계속 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Q. 통합의학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무엇보다 ‘의료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학은 그 분야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하고, 질병에서 이기는 것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습니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기본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하고, 부족한 부분은 서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위해 두 가지 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대장 운동이 불편하여 배변활동을 못하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런 경우 장 기능 개선을 한의학적으로 해결해보는 겁니다. 실제적으로 한의학은 대장암 수술에는 관여하지 못하지만, 회복에 있어서는 서양의학의 약물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 그런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고요.

Q. 앞으로 교수님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저는 비율로 보면 서양의학 공부를 더 많이 했습니다.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내과 전문의, 중환자 전문의 과정까지 거쳤지요.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고 ‘당신은 양의사냐, 한의사냐?’ 묻기도 했습니다. 이원화된 시스템 속에서 ‘중간자’로서 좋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어떤 치료가 가장 합리적인 것인가 연구한다는 것에 대해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이원화된 의료 시스템 하에서, 두 가지 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통합의학을 발전시키고 연구에 앞장서야 합니다. 따라서 의료가 일원화 되었을 때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경희대학교는 의학, 치의학, 한의학과를 비롯한 많은 인적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각 의학 분야의 융합이 어렵습니다. 저는 훗날 통합의학자로서 센터를 개설하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후학 양성에 힘쓰고 싶습니다. 각 학문의 지식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공통의 목표인 국민 보건에 어떻게 통합적으로 기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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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스티븐 호킹의 Out of the Blackhole

얼마 전 미국을 다녀오면서 미국 서부의 명문 대학 Caltech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Caltech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공과대학이라는 뜻으로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를 줄여 Caltech이라고 부릅니다. LA에서 북동쪽으로 15km 정도 떨어진 Pasadena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원 입학과 관련하여 알아볼 게 있어서 잠깐 방문을 했는데요. 마침 그 곳 칼텍에서 스티븐 호킹의 강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좋은 기회다 생각하여 놓치지 않고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칼텍 오디토리움 전경

칼텍은 공과대학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디토리움은 칼텍의 대표적인 건물로 유명했습니다. 유명인들의 강의와 세미나가 굉장히 많이 열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곳 미국 명문대학들을 보면서 부러웠던 것은 세계적인 석학들, 특히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연도 아주 쉽게 접하면서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장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날에도 그 중 한명인 바로 스티븐 호킹이 강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죠! 강의를 듣기 전 우선 오디토리움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캠퍼스를 구경했습니다.

스티븐 호킹의 강연을 듣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칼텍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칼텍 학생 이외에도 주민들, 고등학생들,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강연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어느덧 강연장을 가득 메운 모습입니다. 저는 일단 강의 내용보다는 스티븐 호킹을 실제로 본다는 것에 마음이 설레였던것 같습니다. 정말 스티븐 호킹은 휠체어에서 컴퓨터로 목소리가 나오는 지,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것은 아니었던 지라 마치 처음 연예인을 보는 팬처럼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조명이 어두워지고 강연이 시작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때!! 스크린 화면에서 왠지 낯익은 얼굴이 나오더니 오프닝 멘트를 합니다!! 바로 미국 인기시트콤 빅뱅이론의 주인공 ‘쉘든 쿠퍼’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빅뱅 이론이라는 드라마를 너무도 재밌게 본 사람으로서 쉘든의 등장은 정말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오프닝 멘트에서도 쉘든은 특유의 익살스러움으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못 들었지만 스티븐 호킹에게 따지는 듯한 내용이었죠.^^ 쉘든의 멘트가 끝나고 스티븐 호킹이 등장하자 모든 관중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저도 덩달아 일어나서 박수를 쳤고요.

드디어 스티븐 호킹이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정말 컴퓨터 전자목소리에 휠체어를 타고 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강의 내용은 ‘Out of the Blackhole’!! 스티븐 호킹 박사는 천재물리학의 대가로 블랙홀을 연구하며 블랙홀 이론을 만든 사람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1976년 블랙홀은 에너지를 방출하며 에너지 방출로 내부 물리량이 사라지고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 블랙홀이 증발해 사라진다는 블랙홀 이론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끈 이론(string theory)’을 통해 호킹 박사의 이론에 반박하는 논문들이 등장하였고, 2004년 호킹 박사가 이론을 수정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블랙홀 이론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1. What is the Blackhole?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중력을 가지고 있는 천체인 블랙홀. 우리은하에만 태양질량의 수십 배에 이르는 블랙홀이 수천 개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은하 중심에는 이런 블랙홀들을 다 합친 것보다도 무거운 거대한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별이 이 근처에 다가갔다가는 그대로 삼켜지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괴물이 대다수 은하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드로메다은하의 중심에는 태양질량의 1억 배인 블랙홀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블랙홀들은 어떻게 생기게 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현대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통해 질량이 공간을 휘게 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우리 인간도 질량을 가지고 있지만 공간을 휘게 할 정도로 크지는 않기 때문에 잘 못 느끼는 것이죠. 하지만 우주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질량을 가진 물체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공간 휘어짐이 자주 나타납니다. 태양만 보더라도 엄청난 질량을 가지고 있고 태양이 공간을 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빛의 휘어짐을 통해 관찰하였습니다. 만약 태양의 1억 배의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있다면 공간을 휘게 할 뿐만 아니라 공간 자체를 빨아들일 정도로 엄청나게 강력한 중력을 만들 것입니다.


2. Supermassive Blackhole

블랙홀 개념의 토대를 마련해준 과학자는 역시 이론물리학의 아버지 아인슈타인입니다. 그 후 1930년대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중성자별을 연구하다가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발표합니다.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여 핵무기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죠. 그러나 그 뒤에도 블랙홀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소수였고 1960년대에 접어들어서야 많은 사람들이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블랙홀이라는 용어가 정식으로 만들어진 건 1967년이었습니다. 1970년대 들어 마침내 지구에서 6000광년 떨어진 곳에서 강한 X선을 내는 천체인 ‘백조자리 X-1’의 중심에 블랙홀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죠. 이처럼 블랙홀은 이론으로 존재 가능성이 알려지고 50년이 더 지난 뒤에야 그 존재가 관측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블랙홀이 관측된 것은 1930년대였습니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1960년대 퀘이사가 관측될 때까지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죠. 이때 관측된 것은 그냥 블랙홀도 아니도 Supermassive Blackhole, 바로 거대질량 블랙홀이었습니다. 현재는 블랙홀이 어떻게 생기게 되는지 이론상으로 나오고는 있지만 거대질량 블랙홀은 어떤 메커니즘을 거쳐 생겼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이런 블랙홀에 대한 역사와 이론을 설명해 주었는데요. 내용이 너무 어렵고 단어자체도 생소해 듣고 이해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제 영어실력이 발목을 잡더라고요.^^ 그래도 스티븐 호킹을 실제로 봤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뜻 깊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티븐 호킹과 같은 유명 학자들이 찾아와 강연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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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화학상 수상자 콘버그 교수와의 만남

얼마 전 KIOST에서 주관하는 200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로저 콘버그(Roger D. Kornberg) 교수의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콘버그 교수는 스탠포드 의과대학 교수 겸 건국대학교 석학교수로 재직 중인 분입니다. 만약 생물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콘버그효소’ 라는 것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콘버그 교수는 분자생물학의 핵심인 Central Dogma 이론에서 DNA가 RNA로 변하는 전사과정을 밝혀냄으로써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Central Dogma가 뭐야?’ ‘DNA가 RNA로 변하는 건 또 뭐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지금 여기서 이 이론을 설명하면 아마 제 글을 읽기 싫어하실 것 같으니 이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DNA가 RNA로 변하는 과정에서 효소가 작용하는데 이 효소를 발견한 사람이 콘버그 교수입니다. 그래서 자기 이름을 따서 ‘콘버그 효소’라고 부른 것이죠.

자 그럼 콘버그 교수의 강연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아볼까요?

이번 콘버그 교수의 강의는 KIOST에서 주관한 강연회 입니다. KIOST는 구 한국해양연구원을 말하며 2012년 7월부로 국토해양부로 옮겨지면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고등학생들에게 전하는 콘버그 교수의 강의입니다.

안산에 위치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대강당에는 콘버그 교수를 환영하는 문구와 강연 배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강연 시작이 3시부터였는데요. 저는 10분 일찍 도착하여 현장을 촬영하였습니다.

벌써 현장에는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대강당에는 자리가 없어서 이렇게 대강당 밖에 의자를 설치하여 더 많은 학생들이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밖에서 보는 학생들의 열정이 느껴지네요!! 자랑스러운 한국의 과학도들이죠?


이번 강연은 순전히 학생들이 자진하여 신청하였는데요, 물론 담임선생님이 강연 공고를 보고 학생들에게 들려주면 좋을 것 같아 단체로 신청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밖에서는 이렇게 영상으로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밖에 있는 학생들도 대강당의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카메라 감독님들도 보이네요.

모든 소개가 끝나고 드디어 노벨상 수상자 콘버그 교수가 단상에 올랐습니다. 콘버그 교수는 한국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영어로 강연이 진행되었는데요. 고등학생들이 주 청중이다 보니 콘버그 교수님의 제자분이 직접 통역을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고등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1. 콘버그 교수의 학창시절 이야기


콘버그 교수는 강연을 듣는 고등학생들에게 자신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했습니다. 콘버그 교수는 학창시절 고등학교 화학수업에서 금속의 산화에 대한 수업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 수업에서 콘버그 교수는 구리와 황산을 섞는 실험을 했는데 구리가 황산과 섞이면서 푸른빛을 띠는 것을 보고 매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날의 실험을 계기로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되면서 여러 가지 과학실험을 하게 되었고, 대학에 들어가서 세포막의 인지질 층이 확산되는 실험을 한 후 석·박사 시절 NMR을 이용하여 단백질 구조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고 합니다.

2. 노벨상으로 이끈 실험


콘버그 교수는 DNA에서 RNA로 전사되는 과정을 밝힘으로써 노벨상을 받았지만 자신은 그것보다도 그 전에 실험했던 ‘히스톤 단백질’에 대한 연구가 더욱 감명 깊게 남았다고 말합니다. 우리 몸에 있는 염색체는 길이가 10nm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DNA는 길이가 1m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1m나 되는 DNA가 염색체 안에 있어야 한다면 엄청나게 꼬이고 꼬여서 압축되어 있다는 것이 되겠죠. 그래서 콘버그 교수는 DNA가 어떻게 그렇게 압축될 수 있는지 실험을 하였다고 해요.

솔직히 이 실험을 하기 전 콘버그 교수 이외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밝히려고 노력했으며, 그 기간만 해도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밝혀내지 못한 것이죠. 그것을 알면서도 콘버그 교수는 이것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으며 이것을 밝힘으로써 우리 인류에 크게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DNA는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에 묶여 있는 구조이며 히스톤 단백질은 H1, H2A, H3A, H4와 같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X-ray 크리스털 공법’으로 밝혀내게 되었습니다. 콘버그 교수는 100년 동안 풀지 못했던 수수께끼가 자신에 의해 풀릴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번 강의는 과연 한국에서 하는 강연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콘버그 교수와 학생들 간의 소통이 원활했습니다. 콘버그 교수는 강연 중간 중간 질문을 받았는데요, 제가 참여했었던 지난 강연들과는 달리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이제 정말 좋은 분위기로 강연이 진행되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의 질문은 매우 다양했는데요, 여기서는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한국에는 아직 노벨상이 없는데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요?
A. 노벨상 수상의 키워드는 ‘인내’와 ‘꾸준함’입니다. 그것이 없다면 절대 노벨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과학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연구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입니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와 있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한국 같은 경우 반세기만에 엄청난 과학발전을 이룬 나라입니다. 노벨상의 역사는 100년이 넘습니다. 이제 한국도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기술력 또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곧 한국도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Q. 연구 분야를 정하고 목표를 세우는데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좋은 질문입니다. 과학을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연구 분야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번 정한 연구주제가 평생의 연구주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석·박사 과정에서 연구 분야를 ‘NMR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분석’으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박사과정을 마치고 나서 박사 후 과정에서 NMR이 아닌 ‘X-ray 크리스털 공법’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분석으로 바꾸었습니다.
NMR은 핵자기공명을 이용한 구조분석인 반면 X-ray 크리스털은 말 그대로 X-ray를 이용하여 구조를 밝히는 것입니다. 저는 NMR 이외의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NMR 이외에도 X-ray 크리스털 공법과 같은 실험을 추가로 더 공부하고 배웠습니다. 현재 여러분들에게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은 것은 다양한 연구를 해보라는 것입니다.
Q. 아버지 또한 노벨상 수상자이신데 아들로써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나요?
A. 저희 아버지는 저에게 자신이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셨습니다. 아무래도 과학을 공부하는 자식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아버지가 노벨상 수상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석·박사과정을 하면서 아버지의 노벨상 수상을 믿게 되었고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아버지가 정말 존경스러웠으며 학창시절 아버지께서 노벨상 수상자라는 것을 숨겨주신 데에 큰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Q. 혹시 콘버그 교수님의 자식들도 과학을 전공하나요?
A. 하하하~ 전혀 아닙니다. 저는 아들 2명과 딸 1명이 있는데요, 큰 아들은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고 둘째 딸은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막내아들은 16살인데 야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웃음)
Q. 연구가 잘 되지 않아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였나요?
A. 당연히 연구가 잘 안되면 힘들곤 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냥 이 연구 자체가 잘되든 안 되든 재미있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마음가짐이 저를 노벨상으로 이끈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정말 자신이 원하고 재미있어하는 분야를 꼭 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아무리 힘들어도 극복이 될 것이며 오히려 힘들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정말 엄청나게 많은 질문들이 오고 갔습니다. 예정된 강의 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열의가 가득했었죠. 지체된 시간에도 불구하고 콘버그 교수님은 학생들의 질문을 최대한 받기 위해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의 질문이 끝나고 강연이 종료되자 학생들은 열렬한 박수로 콘버그 교수의 퇴장을 빛내주었습니다.

운 좋게도 저는 학생들이 전부 나가고 따로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 사진을 찍어준 콘버그 교수에게 이 기회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생명과학이 전공이 저에게는 쉬운 강의였지만 콘버그 교수의 연구에 대한 열정을 들을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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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동아제약 여성연구원, 그들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2기 이다호라입니다.

  지난 9월 14일, 15명의 여대생들이 제약업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동아제약 연구소를 찾아갔습니다. 보통 대학의 교수님이나 해외 바이어가 요청할 경우가 아니면 연구소 견학을 할 수 없는데요, 이번에는 WISET과 동아제약이 함께하는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소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소 내부를 설명해주시는 심현주 멘토님

동아제약은 어떤 회사이며, 연구소는 어떻게 이루어져있을까?

  동아제약은 1932년에 발족되어 오는 12월 1일에 80주년을 맞이하는 제약회사입니다. ‘동아제약의 사회공헌은 신약개발이다’라는 일념 하나로 80년 동안 우리나라의 제약산업을 이끌어왔습니다. 동아제약 연구소는 2010년에 신축되었으며 용인에 위치하고 있는데, 용인의 연구소는 크게 신약개발, 제품개발, 바이오텍 연구소로 나뉘며, 연구소 내부는 실험구역, 사무구역, 동물 실험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아제약에서는 바이오 시밀러, 바이오 신약개발,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과 유럽, 북남미 지역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적 제약 회사와 함께 전략적 제휴를 통해 R&D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동아제약 연구소 외관

제약회사의 연구원들은 어떻게 신약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일까?

  신약 중에서 합성 화합물(NCE : New chemical Entity)은 지금까지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나 화학적인 합성과정으로 생성한 물질이며 전임상과 임상과정을 거쳐서 검증된 후에 신약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신약에 대한 시장은 매우 큰데, 아직까지는 미국의 시장을 따라잡을 만한 큰 제약시장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터키 등의 제약시장이 연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요, 많은 제약회사들이 이렇게 성장가능성이 높은 제약시장을 타깃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신약개발의 패러다임도 진통제 등으로 대표되는 증상 및 통증 완화에서 질병치료, 예방을 넘어 개인별 맞춤의료 관리로 들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합성신약은 임상을 통과하고 실용화된 뒤에 이익을 창출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까다로운데요, 만약 100,000개의 신약을 개발했다면, 그 중 100개가 임상을 통과합니다. 임상을 통과한 신약 중에서 10개가 상용화되고, 그중에서 2개의 신약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0.002%도 채 되지 않는 비율입니다. 신약을 개발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요, 평균 12년 정도의 연구 기간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신약 당 약 3.4억불 정도의 비용이 소모되는데, 이중 78%가 임상실험에 투자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어렵게 신약이 개발된다고 해도 허가되기까지 1~4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니, 신약을 하나 개발하고 상용화시키기까지가 얼마나 어려운지 감이 오시나요?

신약개발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이민정 책임연구원님

  동아제약은 지금까지 2002년 스티렌, 2005년 자이데나, 2011년 모티리톤, 세 개의 대표적인 신약을 개발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소화기계, 비뇨기계, 대사내분기계 세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한국에서 상용화된 약을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허가받으면서 신약의 글로벌화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동아제약에서 여성 연구원의 입지는 어떻게 되며, 여성과학자로서 갖춰야할 덕목은 무엇일까?

  20여 년 전에는 동아제약에 여성 연구원이 5명뿐이었으며, 남자와 여자 연구원 사이에는 유리벽(Glass wall)이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에게 주어지는 일은 항상 쉬운 일이었으며 기껏해야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남성연구원의 경우 주로 어려운 실험을 맡아서 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여성이 관리자급으로 진출하거나 여성과학자의 길을 걷기가 어려웠고 이것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여성과학자로서의 덕목을 말씀해주시는 제품개발연구소장님

  물론 지금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없으며, 능력 위주의 사회입니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나 연구원, 직장인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여성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기업에 여성인력이 없었기 때문에 여성연구원들이 후배가 더 많이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일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인력이 기업에 입사한 후, 쉬운 일만 찾으려하고 결국에는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60%에 육박하다고 합니다.

  이런 행동은 본인이 그만둠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성들의 가치까지 낮추게 됩니다. 소장님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여성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프로의식과 사명감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따라서 여성과학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잡고, 조그만 것에 흔들리고 편안함에 안주하지 말아야한다고 충고해주셨습니다. 
 

모든 표지판이 한자와 영어로 되어있는 동아제약


  동아제약 연구소는 모든 연구실벽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으며, 표지판이 모두 한자와 영어로만 되어있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투명하고 깨끗한 연구소 덕분에 지금까지처럼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일까요? 동아제약은 입사 시 자기소개서 작성뿐만 아니라, 입사 후 공지사항도 모두 한자로 내려온다고 하니, 동아제약에 들어오려면 한자공부를 열심히 해야할 것 같네요.

연구원님께서 일하시는 곳으로 찾아가, 신약연구에 대해서 배우고, 연구하시는 모습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색다르고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동아제약의 연구원분들과 함께 여성 연구원을 꿈꾸시는 여러분들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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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TV를 만들어나가는 그들의 숨은 이야기

안녕하세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2기 이다호라입니다.

여러분은 우리나라에도 24시간 과학채널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바로 ‘YTN SCIENCE’인데요, YTN SCIENCE는 과학계의 생생한 정보를 발 빠르게! 그리고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채널이랍니다. 사이언스24, 사이언스 의학칼럼, 푸드 사이언스, 김병준의 판도사, 박상원의 Why & How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딱딱한 지식위주의 과학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헌데 이런 과학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보이지 않게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사이언스 TV의 PD부터, 작가, 기자, 성우, MC, 스텝들이죠. 사이언스 TV 방송국은 이들의 노력에 의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들 중 YTN 사이언스에서 ‘사이언스24’를 담당하고 있는 박인식 PD를 만나고 왔습니다. 과학 방송 제작 기획부터 취재, 그리고 PD로서의 이야기 등을 함께 만나보시죠.

사이언스24의 박인식 PD

안녕하세요, 박인식 PD님. 우선 간단하게 지금 하시고 계신 일을 소개해주시겠어요?
YTN에 온지 벌써 7~8년이 되었네요. 처음에 일반방송 프로그램 제작 PD로 시작하여 6년 반을 일한 후, YTN 사이언스에서 2011년 1월부터 ‘사이언스24’의 뉴스제작을 맡고 있습니다. 또 YTN 사이언스 홍보영상이나 생방송 관련된 것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YTN에서 ‘사이언스플러스’라는 프로그램에서 제작피디를 하다가, YTN 사이언스 방송국이 개국하면서 YTN 사이언스로 자연스럽게 영입되었어요. 지금 제가 맡고 있는 '사이언스 24'는 과학뉴스 프로그램으로, 신속하고 시의성 있는 과학계 뉴스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학방송의 PD = 과학 분야의 전문성? NO!

과학방송 PD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과학적 지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과학 프로그램과 일반 프로그램은 별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과학 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해서 꼭 전문성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과학프로그램 제작을 오래하다 보면 일반인들보다는 과학적 지식이 쌓이게 되겠죠. 하지만 YTN 사이언스의 과학 프로그램들도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이고,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과학을 어떻게 쉽게 설명하고 가까이 다가갈지 고민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과학 PD와 일반 제작 PD를 구분 짓기는 애매합니다. 과학이나 이공계 전공 PD들도 있지만 과학적 전문지식이 없이도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그 분야에 대한 공부가 반드시 필요할 수도 있겠죠?

과학전문 기자는 있지만, 과학전문 PD는 없다?

과학전문 기자의 경우,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요, 과학전문 PD에게는 어떤 점이 중요한가요?
기자는 분야별 전문성이 중요한 반면, PD에게는 흥미요소가 중요합니다. 기자는 지식을 오차 없이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학전문기자나 과학기자 등 각자 전공에 맞는 기자로 특성화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PD의 경우, 정확한 수치나 정보보다는 친근하고 재미있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뉴스 생방송 녹화 중인 조정실

사이언스 TV의 제작과정이 궁금합니다.
사이언스24 같은 경우에는 '뉴스'이기 때문에 기자들이 대부분 아이템을 정합니다. 기자가 데스크에 아이템을 제출하면, 아이템을 선별하여 합격, 불합격, 수정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러면 기자가 취재를 한 후 최종원고를 제출하고, 중요도에 따라 분류되어 방송이 나갑니다.

뉴스는 음식과 같이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핫이슈도 쓸모없는 정보가 되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는 선별과 순서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뉴스팀의 경우, 영상편집팀이 따로 있기 때문에, PD는 따로 편집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뉴스의 시의성과 접근성을 판단하여 중요도에 따라 핫이슈를 선별하여 뉴스 순서를 배치하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박상원의 Know & How와 같은 다른 과학 프로그램 같은 경우, 뉴스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먼저 PD부터, 작가, 스텝까지 모두 모여 아이템 회의를 하며 시의성에 맞는 아이템을 선별합니다. 그리고 작가가 자료조사와 섭외를 통해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작가와 PD가 논의하여 만든 구성안을 바탕으로 현장촬영이 진행됩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전제작’과정이고, 이 이후를 ‘사후제작’과정으로 분류합니다. 사후제작과정은 작가와 논의하여 영상을 편집한 이후에 더빙, 자막, 음악, 그래픽 등의 후반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PD는 아이템 기획부터 촬영, 영상 편집, 후반작업까지 거의 모든 작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하죠.(웃음)

박상원의 Why & How에서 직접 촬영하는 지정윤 피디

방송제작 중 생긴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반적인 뉴스와 똑같이 사이언스24도 생방송이기 때문에 무조건 4시라는 시간을 맞춰야합니다. 일반 업무 같은 경우에는 시간이 약간 초과해도 수용이 가능하지만, 방송은 늦어질 경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시간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은데요, 한번은 순서상 2번째에 소개되어야 할 뉴스가 촬영이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편집시간이 늦어졌고, 결국 4시 5분에 나가야 할 뉴스가 뒤로 밀리면서 방송사고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2번째 나가야 할 뉴스가 편집이 늦어 9번째로 밀리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에 큰 방송사고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언제나 시간에 딱 맞춰야 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입니다.

또 한 번은 앵커에게 뉴스 중 하나를 뒤로 미루자고 했는데 앵커가 화면에 뜨지도 않은 멘트를 읽어서 사고가 난 적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잠깐 딴 생각을 하다가 사인이 늦어 몇 초 씩 시간을 놓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생방송이다 보니 자막 NG나 이런 실수들이 발생하면 굉장히 민감해지고 갑자기 촬영장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하죠.

 

PD님이 꿈꾸고 있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30대가 발로 뛰고 촬영하는, 현장취재에 집중하는 시기라면, 40대는 고품질 영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제 4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보다 규모가 큰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큰 행사의 영상을 맡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YTN 주최 월드 사이언스 포럼이 열렸을 때, 전 세계 석학을 모아 강연하고 토론하는 자리에서 나올 영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답변중인 박인식PD.


마지막으로 PD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PD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PD가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급여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정말 다이내믹하고 동적이기 때문이죠. 또, 남들보다 화제현장에 먼저 가고, 취재하는 것, 그리고 장관부터 노숙자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똑같은 일만 하지 않고, 나로호 발사 소식, 신기한 발명품이나 연구 등 일선에서 화제현장과 이슈현장의 선봉에 있는 사람이 바로 PD인데요, 일이 좀 힘들긴 하지만, 문화 관련 일에 관심이 많다면 PD에 지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PD는 시청률로써 성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시청률로 인한 스트레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성과 위주의 사회잖아요. 다른 분야에서도 역시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딜 가나 이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마찬가지일겁니다.

여러분이 PD라는 직업을 꿈꾼다면, ‘창의성’을 키우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유능한 PD의 조건은 ‘재미있는 아이디어’에서 나오기 떄문이죠.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가 성공한 이유도 기존의 프레임에서 탈피하여, ‘대본이 없는 야외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확신을 갖고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PD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시청자들이 모두 예측할 수 있다면 PD로써의 수명은 끝난 것과 다름없겠죠. 따라서 편견을 버리고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PD라는 직업에 대한 박인식 PD의 생각과 자부심, 그리고 열정을 고스란히 전해들을 수 있었던 이번 인터뷰는 애정 어린 조언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습니다. 박인식 PD에게 전해들은 진솔한 과학방송 이야기, 여러분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저는 과학방송을 만들려면 그 분야에 대한 전문가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과학적 사실을 일반인의 시각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습니다. 

또, 과학적 사실들 중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은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제작하기도 하고 직접 인터뷰를 하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보단 흐름에 대해 이해하고, 주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도록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열린 사고와 폭넓은 지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학PD를 꿈꾸는 분들에게 오늘 이 인터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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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물 위를 달리는 자전거가 있다?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파아~란 바다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자전거, 인력선.
과연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6월의 끝 무렵 항구의 도시 울산을 찾았습니다. 전국에 몇 안 되는 조선해양학공학과가 있는 울산대에서 8월에 개최되는 인력선 대회에 참가하는 조선해양공학도인 이승환 학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Q. 본인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승환이라고 합니다. 현재 학과 내 학술동아리 특수선연구회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Q. 인력선 대회에 참가한다고 들었는데, 대회에 대한 소개와 참가 동기가 궁금하네요. 
A. 8월에 대전에서 개최되는 HSPVF(인력선-솔라보트 경연대회)는 1999년 이래로 14회째를 맞고 있는 축제입니다. 무공해 에너지원인 사람의 힘과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보트 축제로 전국의 조선해양학도들이 직접 인력선을 만들고 라이딩 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저는 작년에 일반회원 자격으로 처음 참가했습니다. 장려상을 수상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아서 회장 자격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선보일 인력선은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인력선이란 무엇인지 자세히 알려주세요.
A. 인력선은 ‘물 위를 달리는 자전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력선은 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자전거 바디와 체인, 페달로 사람의 힘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소형선박이라 할 수 있는데요, 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며 수질오염이나 소음공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인력선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배수량선’과 ‘수중익선’입니다. 배수량선이 물에 선체의 일부분이 잠긴 상태로 잠긴 부분의 부력으로 물위에 떠서 주행한다면, 수중익선은 배수량선에 수중날개, 전공용어로 ‘수중익’을 이용하여 고속 주행 시에 날개를 제외한 선체가 물위에 떠서 주행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Q. 배가 뜨는 원리와 같은 것인가요?
A. 네.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배가 물에 뜨는 원리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어떤 물체가 물위에 있으면, 물을 누르는 힘이 가해집니다. 이것은 중력으로 물체가 물에 가라앉도록 하는 힘입니다. 그런데 만약 물체의 밀도가 물보다 적으면 물이 반대로 그 물체를 위로 밀어내는 힘이 작용합니다. 이때, 물체의 전 방향으로 이 힘이 발생하지만, 다른 방향의 힘들은 모두 상쇄되고 수직 방향의 힘만 남아있게 됩니다. 이를 ‘유체정수합’ 이라고 합니다. 유체정수합이 물체에 작용하면 중력의 반대 방향 힘만 남아 물체가 물위에 뜨게 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배는 철로 만듭니다. 철은 물보다 밀도가 높으나 그 안이 비워져 있으면 물체 전체의 총 밀도가 감소해서 물보다 밀도가 작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배가 물에 뜰 수가 있는 것이죠. 이렇게 배가 물에 뜬 상태에서 사람의 힘으로 자전거 쳇바퀴를 굴려 프로펠러를 돌려서 앞으로 나가게끔 하는 것이, 바다 위의 자전거, 인력선이랍니다.


Q. 배수량선과 수중익선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A. 배수량선은 가로 30cm, 세로 4~5m인 선체 두 개 사이에 자전거 프레임이 얹어져 있는 형태입니다. 수중익선은 배수량선에 하이드로 포일이라는 수중날개를 달고 고속 주행을 하는 것입니다. 수중익선의 장점은 물의 저항이 아닌 공기의 저항을 더 많이 받는 다는 것인데요, 공기의 저항이 물의 저항보다 작기 때문에 더 작은 저항으로 주행하게 되어 주행속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초속 7m로 주행합니다.


Q. 배에 날개를 단 수중익선의 원리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A. 배 밑에 있는 날개를 달고 배가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베르누이 원리에 의해 양력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베르누이 원리란 ‘유체의 속력이 증가하면 압력은 낮아진다’는 다니엘 베르누이의 ‘유체역학'(1738년)의 기본 법칙입니다. 점성과 압축성이 없는 이상적인 유체가 규칙적으로 흐르는 경우에 속력과 압력, 높이의 관계에 대한 법칙이지요. 다시 말해, 유체의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의 합이 항상 일정하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완전 유체가 규칙적으로 흐르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양력에 의해서 선체(날개를 제외한)가 물에 뜨면 물의 저항대신 공기의 저항을 받기 때문에 배수량선 보다 속도가 빠릅니다. 그러나 날개 각도에 따라 배에 적합한 일정속도 기준치는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 중인 인력선은 없는가요?
A. 있습니다. 몇 해부터 대회에도 솔라보트 부문이 생겼습니다. 솔라보트는 솔라셀을 이용하여, 태앙열의 힘으로 추진하는 배입니다. 솔라보트의 장점은 청정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연료비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초기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솔라보트는 배수량선의 자전거 대신 솔라보트 모터(전동기)를 달아서 그 추진력으로 주행합니다.

Q. 세 배 중에서 가장 빠른 것은 무엇입니까?
A. 가장 빠른 것은 수중익선입니다.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물의 저항이 아닌 공기의 저항을 받기 때문입니다. 현재 MIT에서 만든 인력선이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시속 32.4km/h로 주행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까지 속도가 가장 느린 것은 솔라보트입니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에 따르면 솔라보트가 가장 빠를 가능성이 있지요. 왜냐하면 수중익선으로 솔라보트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는 솔라보트 장비가 무거워서 배수량선으로만 만들고 있습니다. 작년에 실제로 수중익선으로 도전한 배가 있었으나 물에 뜨지는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대회에 대한 홍보와 참가 의지를 보고 싶네요.
A. 배수량선, 수중익선의 메뉴버링과 스프링트, 5000m 전 종목 그리고 솔라보트 부문에 참가했습니다. 여기서 메뉴버링은 곡선주행으로 정해진 코스를 따라서 주행하는 것이고 스프링트는 직선주행으로 예선은 100m, 결선은 200m를 주행합니다. 모든 종목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스프링트가 백미이지요.
각 배에는 보통 2명씩 타고 직접 라이딩 합니다. 저는 작년에 배수량선의 메뉴버링 전 부문에 출전했습니다. 부분별 입상은 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올해는 종합 삼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 대회는 16일부터 18일까지 대전 갑천수상스포츠 체험장에서 열리니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세요.


조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리더의 면모를 보였던 이승환 학생과의 즐거운 인터뷰를 통해 배의 원리와 물 위에서 자전거가 달릴 수 있는 원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차세대 조선학계의 앞날에 청신호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전국 규모의 인력선 대회가 열리며 미국, 독일 등의 선진국에서는 인력선과 솔라보트가 상용화되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수상 레저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인력선 축제에 참가하여 즐긴다면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또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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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인터뷰] 이태용 국립 싱가포르대 교수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2기 최경호 기자입니다. 저는 지난 5월, 국립 싱가포르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생체역학부 교수로 있으신 이태용 교수님을 만나기 위해 국립 싱가포르대학교를 직접 방문했습니다. 4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던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캠퍼스는 1월에 시작했던 새 학기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기말고사 채점이 한창이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7년째 학생을 가르치며 바이오 메디컬 역학 및 재료 연구소를 이끌고 계신 이태용 교수님은 ‘생체역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계신데요, 해서! 이번 시간에는 이 교수님을 만나 ‘생체역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소개와 싱가포르대학교에서의 생활, 그리고 과학을 사랑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까지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 만난 이태용 교수님

 

이태용 교수는
  2005-Present  Assistant Professor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003-2004     Research Associate Johns Hopkins University
  2001-2003     Postdoc Harvard University
  2001          Ph.D.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Title: Viscoelastic Properties of Biological and High-Damping Composite Materials)
 
<연구 성과>
  The Best Presentation Award, Asian Federation of Osteoporosis Society, (2011)
  The Martyn Shorten Award for Innovation, Footwear Biomechanics Group, (2011)
  ‘Best Researcher’ in NUS Faculty of Engineering (2009)
  GSK (Glaxo Smith Kline) Research Award, Korean Society of Osteoporosis (2008)


Q. 안녕하세요. 교수님!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이 연구하고 계신 ‘생체역학’이란 용어가 낯선데, 정확히 어떤 분야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일반적으로 역학이란 힘을 받는 물체의 운동이나 형태의 변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하는데, 생체역학(biomechanics)은 바로 이 역학적 원리들을 생체에 적용하는 영역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힘과 움직임을 분석하여 예측-대응하는 학문으로, 세부적으로는 동력학, 정력학, 운동학, 운동역학 등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현재는 10여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골다공증 예측과 신발생체역학 등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뼈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모델링해보는 모습

Q. 골다공증을 예측한다고 하셨는데, 과학적으로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요?

  A. 골다공증을 예측하는 변수로 ‘골밀도+α’을 말하는데, 세계보건기구에서 말하는 α는 ‘FRAX’**이지만, 우리는 점탄성(점성과 탄성), 즉 얼마만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뼈는 밀도가 높은 것도 중요하지만 밀도가 낮더라도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다면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만약 우리 뼈가 고무로 되어 있다면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부러지지는 않지만 고무의 특성상 형체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연구는 고무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물질, 곧 아주 단단하면서도 충격을 잘 흡수하는 물질을 신체운동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접근의 또 다른 예로 ‘잠수함 프로펠러’를 들 수 있습니다. 잠수함이 적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소리가 발생해선 안 되는데요, 하지만 빠른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딱딱한 물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리가 많이 나게 되죠. 바로 이럴 때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텔스(Stealth Material)’ 물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골다공증을 예측하는 다양한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들이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더 많습니다. 앞으로 기초 데이터를 더욱 많이 확보하여 정확도를 높이고, 이를 정량화하여 타입을 만드는 단계까지 가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pQCT와 X선과 같은 CT 기반의 도구와 DMA 테스트 등을 통해 의학적으로는 증명해 내기 어려운 여러 과정을 공학적으로 접근하고, 기술적으로 빠른 뼈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과정을 개발하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입니다.

**'FRAX(Fracture Risk Assessment Tool)'
WHO에서 만든 골절 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골밀도(BMD,Bone Mineral Density)는 척추와 고관절부에서 정량화된 T-값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경우 예민도는 높으나 특이도가 낮아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치료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여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든 새로운 개념의 골다공증 진단 가이드라인이다.



각 그룹의 쥐에서 뼈 손실을 시각화한 모습과 쥐 경골의 굽힘 시험 -이미지:연구실 제공


 Q. 생체역학 정보를 신발에도 많이 응용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지요?
 
  A. 지금의 신발 구조를 생체역학 측면으로 다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스마트 슈즈’를 개발하는 것인데, 단순히 최신 IT기술을 접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무게(중력)의 정확한 이해를 기본으로 한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무릎은 바깥쪽보다 안쪽이 더 많은 힘을 받는데요, 각각의 부분에 해당하는 신발의 재질을 다르게 만들면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하고 줄일 수 있습니다. 똑바로 걷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든지,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해 주는 신발 등을 만들 수도 있겠지요.
최근에는 연구를 통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신발 안쪽과 바깥쪽의 밀도- ‘1.6’이라는 의미 있는 값을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행주기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여 다양한 하중 조건에서 발 구조의 내부 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여러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완성된 신발을 테스트해보고 생체역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Q.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의 생활은 어떠신지요? 

  A. 이곳은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곳입니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없는 곳이죠. 일화를 하나 이야기 해드리자면, 몇 년 전 공대 수업에 디자인을 접목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계 유수 대학 출신의 교수들도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했었어요. 헌데 당시 학장이 ‘교수도 모를 정도라면 당연히 도전해야 할 분야’라고 말하며 이를 추진했고, 결국 지금은 이공계 전공필수 과목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해야 할 연구과제가 있다면 복잡한 절차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이곳의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 역시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교수님, 마지막으로 과학과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학생들에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무엇보다 ‘낯설게 하기’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익숙한 것, 기존에 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앞으로 과학과 기술에서는 여러 경험과 능력이 더욱 중요해 질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에게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세요. 그러면 100% 잘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보장하도록 하죠.(웃음)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은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지만, 기존에 어떤 기술이 있는지 충분히 공부하고 조사해 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고등학생들도 대학교 썸머프로그램 등에 참가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미리 경험해보는 용기를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제가 보스턴(미국)에 있을 때, 세계 유수의 대학교에 여러 고등학교와 연계하여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무척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고, 국가적으로도 과학기술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여름, 우리 연구에 관심 있는 한국고등학생 4명을 한 달간 초청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이 같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모습

이렇게 이태용 교수님과의 인터뷰는 끝이 났습니다. 오직 연구를 위해 열정을 불태우시는 이태용 교수님을 만나 뵙고 난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무엇보다 한국을 떠나 이곳까지 온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선한 인상으로 반갑게 맞아주셨던 이태용 교수님. 교수님의 연구가 앞으로 더욱더 빛을 발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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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이현순 현대·기아차 고문에게서 듣는 이공계 대학생들이 나아갈 길

지난 5월 29일 6시,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뜨거운 강연이 열렸습니다. 바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하고, 한국이공계대학생연합회가 주관한 ‘경이로운 만남!’ 강연회인데요, 이날은 ‘이공계 대학생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이현순 현대·기아차 고문에게서 노하우와 경험담을 듣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사 소개 - 이현순 현대·기아차 고문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시고 미국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마치 신 후, 미국의 GM(제너럴 모터스)에서 일하셨고, 그 후 현대자동차로 입사하여 연구개발총괄본부 담당부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 현재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신데요, 현대자동차에서는 자동차 엔진 설계를 담당하셨고,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엔진을 만드신 전설적인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이현순 고문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전체 강연 내용을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전해드립니다.

엔지니어 선배로써 경험을 나누고자 이번 강연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세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나의 이야기, 현대자동차의 도전이야기, 그리고 젊은 20대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1. 나의 이야기
저는 엔진 분야에 관심이 많았으며, 운 좋게 공군 사관학교의 교관이 되어 엔진을 담당 하게 되었고, 비행기 엔진 연구와 실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비행기 엔진 공부하려고 했으나, 국방분야라 공부하기가 어려워 자동차 엔진을 공부했습니다. 자동차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이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도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80년대 초에 이르러 GM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회사가 크다 보니 비효율적으로 운영되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희망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다, 84년 현대자동차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현대는 독자적 엔진을 가져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고, 그 임무를 바로 제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현대자동차의 최대주주는 일본계 회사, ‘미쓰비시’였습니다. 미쓰비시에 기술의존을 하고, 그 기술료를 낼 돈이 없어, 주식으로 넘겨주다보니 결국 미쓰비시의 자회사처럼 되어버린 것이죠. 미쓰비시에서 오래된 엔진의 도면을 엄청 비싸게 사와서 차를 만들면, 너무 옛날 엔진이라 수출 경쟁력이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 길은 독자 기술개발, 기술자립이었어요.

84년부터 엔진 개발에 착수해 85년 시제품 1호를 내보였지만, 미쓰비시 이사회의 방해는 계속되었습니다. 아마도 기술 자립이 얼마나 자신들에게 치명적인지 미쓰비시 측도 알고 있었겠죠. 하지만 결국 91년 1월에 첫 엔진인 알파엔진 개발됐고, 엑센트에 알파엔진을 부착하면서 미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엔진 개발 전에는 연간 10만대를 판매했는데, 기술 자립 이후 현재 720만대로 늘어났으니, 28년 만에 70배 이상 성장했네요.

@quimby / http://www.flickr.com/photos/orqwith/4325166853

미쓰비시 때문에 정말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 당시 미쓰비시 회장이었던 구보회장이 정주영 회장님께 와서 제 사표 받으면 최신 엔진 도면을 주겠다고 했었고, 1년 뒤에 와서는 로열티를 절반으로 깎아주겠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어느 날은 잠시 출장 갔다 온 사이에 보직해임 당해 책상도 없이 연구실 복도 끝에 있던 책상에 앉아서 5개월 동안 회사를 다녔습니다. 당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밥을 혼자 5개월 동안 먹었던 것인데요, 제 근처에 있으면 미쓰비시한테 찍힌다는 소문 때문에 아무도 제 곁에 오지 않아 정말 외로웠습니다. 정주영 회장님이 뒤늦게 아시고 바로 복귀시켜주셨어요. 그때부터 미쓰비시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엔진개발에 들어갔습니다. 그 이후 세계 최고를 목표로 경쟁력 있는 엔진을 만들게 되었으며, 지금은 최근 몇 년간 세계 최고 엔진상을 받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2. 현대자동차의 Challenge
1960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79달러에 불과했으며,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2011년, 필리핀이 9배, 아르헨티나가 27배, 가나가 16배 성장할 때 우리나라는 285배 성장했습니다. 한국이 성장하게 된 이유는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노력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바로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자동차 시장에서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나라는 한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미국, 일본 6개국입니다. 하지만 한국을 제외한 5개 나라가 2차 대전 무렵 독자 전투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한국은 리어카 정도를 만든 수준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반도체, 조선 등의 사업에서도 선두 기업을 가지고 있잖아요. 세계 자동차 시장을 보더라도 한국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며, 현대자동차 역시 세계 메이커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리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의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죠. 미래는 이공계 대학생이 한국경제를 이끌 것입니다.

#3. 젊음, 20대 - 꿈을 펼치는 시기
대학생은 나를 찾는 시기,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능력의 한계는 누가 정한다고 생각하세요? 여러분들의 꿈의 크기는 여러분들이 정하는 것입니다. 꿈의 크기가 클수록 여러분들이 크게 됩니다.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 여러분은 거기까지밖에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공계 공부는 고생스럽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고, 그 것이 바탕이 되어 인생에서 훨씬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공계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남들이 안 한 것을 개발하고, 최초로 갈 수 있는 길을 개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공을 챙기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큰 실수입니다. 전공을 더 신경 써서 공부해야 하며, 스펙보다는 올바른 생각, 도전정신,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 신입사원을 보면 영어는 잘하지만, 기초들이 예전보다 약해졌습니다. 따라서 전공지식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기술에는 융복합화가 따라오며, 변화주기도 빠르므로, 연관된 분야의 지식도 필요합니다. 또한 이공계 학생들 역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하며, 경영학지식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국가의 발전은 엔지니어의 어깨에 달려있습니다. 이공계 학생들이 국가성장의 주역인 것입니다.

@ musumemiyukihttp://www.flickr.com/photos/ichihara-hanpu/3384986548

대학교 4년은 대나무와 같습니다. 대나무는 4년 내내 땅속으로만 깊게 뿌리를 내리다, 5년째 되는 해 갑자기 25미터나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대학교 4년 동안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사회를 나갈 준비하고 있다가, 5년째 되는 해 크게 자라나 세상을 받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잘 이끌어가길 기대합니다.

어떠세요? 여러분도 이현순 고문님의 이야기를 잘 들으셨나요?
저는 미쓰비시 이사회의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가지고 계속 노력해 한국 최초, 최고의 엔진이라는 꿈을 이루신 것을 듣고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11번의 질문이 오고 갔을 만큼 강연회장의 분위기도 뜨거웠는데요. 그 중에서 세가지 질문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이것이 내 길이다’라고 느낀 계기는 어떤 것인가요?
  남들이 안 해본 것을 하고,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는 것은 엔지니어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국가가 안 좋고 어려운 때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할 수 있었던 것이 엔진 설계였기 때문에 이 길을 선택했습니다. 

고문님은 어떤 방식으로 경영학적 마인드를 키우셨나요?
  기본 이론은 학교에서 배우고, 실무는 회사에서 경험을 통해 쌓아나가야 해요. 제 자신도 엔지니어로만 일하다 보니까 경영마인드가 약하다고 느껴져 짧은 MBA 코스를 했었고,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엔지니어도 계속 위로 올라가면 결국 관리를 해야 되고, 기술을 포함한 예산, 인력, 전략을 해야 된답니다. 저도 기술 총괄뿐만 아니라, 마케팅, 상품전략까지 굉장히 범위가 넓은 범위를 맡아,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었어요.

이공계 학생들이 글로벌하고 참신한 인재가 되기 위해서 다른 학문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요?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T자형으로, 넓은 분야를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공계 출신들은 경영회계에 너무 기초가 없고, 경영이나 경제를 전공한 학생들은 기술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엔지니어들은 순간순간 올바른 판단을 해줘야 할 때 경영마인드가 약해 어려움이 있는 반면, 경영전공자들은 기술 이해를 잘 못해서 서로 딴소리를 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기술의 변화 주기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수많은 판단을 아주 순발력 있게 해야 해요. 따라서 자기 전공이 아니더라도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연회가 끝나고 고문님께 감사의 선물을 전하는 지율 회장

  이현순 고문과 함께한 엔지니어로써의 인생이야기,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도전 이야기, 어떠셨나요? 이현순 고문께서는 이번 강연 내내 "기업에서 이공계 전공자의 역할은 매우 절대적이다. 국내 주요업종의 이공계 직원 비율이 평균 70% 이상이며, 100대 기업 CEO의 40% 이상이 이공계"라며, "융합시대가 시작된 만큼, 전공에 능한 스페셜리스트이자 다른 공학 분야도 이해하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마음에 많이 남았습니다.

기사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합니다.

대나무처럼 크게 그 가능성을 뻗어나갈 이공계 대학생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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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호기심을 발동시켜 자기만의 지식을 만들어라!
- 페터 그륀베르크(Peter Grünberg)

위 사진 속의 분이 바로 페터 그륀베르크(Peter Grünberg) 교수님이신데요, 멋진 백발과 줄 달린 안경으로부터 과학자의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2007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신 것 이외에도 2007년 일본국제상, 2007년 울프 물리학상을 수상하신 세계적인 물리학자 이십니다. 노벨상 수상자라 하여 우리 생활과는 동떨어진 인물이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교수님께서는 ‘거대자기저항’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컴퓨터와 친한 우리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초분야 연구입니다. 하드디스크, 한 번씩은 들어보셨죠? 매일 사용하시지 않나요? 교수님의 연구 덕분에 ‘하드디스크’ 용량이 10배로 늘 수 있었다고 하니 과학의 발전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아래에서는, 지난 18일에 열린 과학콘서트('세계 속의 과학기술, 노벨상에 도전합니다')에서 페터 그륀베르크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전달해 드리려 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노벨상을 받게 되셨나요?
교수님께서는 “난 사실 운이 좋았다.”라고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전하, 전류의 흐름에 대해 반복 연구하면서 반복되는 현상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우연히 ‘거대 자기 저항(Giant Magneto Resistance)'을 발견하셨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교수님의 지도교수님의 역할이 굉장히 큰 힘이 되었다고도 말씀하셨는데요, 반복되는 현상을 우연히 발견한 뒤, 지도 교수님께 결과를 말씀드렸더니 크게 칭찬해 주시고 연구 방향에 대한 힌트도 주셔서 좀 더 깊이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의 말씀과 같이, 이러한 과정이 ‘운’ 이었다고 다시 한 번 말씀하시면서
“인생에 한 번쯤은 누구나 운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운을 이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합니다.”라며, “저의 노벨상 수상은 이러한 이유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이셨습니다.


Q. 어떻게 하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지 교수님께 여쭤본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정답은 모른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조언을 원한다면 조언은 해줄 수 있다고 하시며, 무엇보다 “호기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하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주변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관심을 가진 것에 100% 집중한다면, 노벨상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씀이었던 것이죠.

Q. 여러 분야에 대해 연구하셨는데, 이에 관련하여 한국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씀해주신다면요?
교수님께서는 40년 전에는 자기장을 연구하다가 음성 인식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서 개인적인 이유를 갖고 계셨는데요, 어렸을 적에 파킨슨병을 앓아 지금까지도 수전증을 갖고 있으며, 손이 떨리기 때문에 타이핑이 어려웠고, 이러한 개인적인 사정이 음성 인식 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연구를 할 때에 하나의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예를 들어 교수님께서는 기타를 종종 연주 하시는데, 기타를 연주하시면서도 이런 기타의 선율, 하모니를 어떻게 물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신다고 합니다. 이는 음악과 과학의 접목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처럼 교수님께서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자들에게 분야를 초월한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셨습니다.

Q. 독일의 과학 정책 중, 어떤 정책이 연구자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었나요?
독일에서는 고객의 필요에 따라 기관을 세분화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기관이 연구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크게는 기초과학 연구 기관과 그 적용에 관한 연구 기관으로 세분화 될 수 있는데, 이와 같이 각 연구소에서 특별한 분야에 따라 연구함으로써 연구자들이 성장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Q. 젊은 과학자를 지원함으로써 노벨상 수상 확률이 높아질까요?
노벨상은 그 상을 받기 전까지 여러모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앞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지도교수의 조언, 그리고 동기부여를 통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하셨고요. 교수님의 경우에도 지도교수님의 조언으로 특정 분야에 동기부여를 받았고, 그를 파고든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합니다.

Q. 각 연구기관에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 위원회가 어떤 기준을 가지면 좋을까요?
새로운 분야를 개발하는 경우 새로운 장비 등의 마련을 위해 투자금이 더 많이 필요하리라 생각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연구기관간의 협업 또는 기관 사이에 의견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분야를 개발하더라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말씀하시며 이러한 정책이 투자금 유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과학콘서트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가 인생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항상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호기심을 발동시켜 자기만의 지식을 만들어라. 요즘은 인터넷 등의 미디어가 발달하여 이용하기 편리하다. 호기심, 그리고 이를 통한 지식을 만드는 데에 이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일흔 넷의 연세에도, 노벨상을 받은 후의 장점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행사에 초대받을 수 있는 것이라 말씀하시는 교수님에게서 순수한 과학자의 모습이 보여 멋있었습니다. 과학을 공부하는 이공계 학생들이라면 이 분을 직접 뵐 수 있었던 이번 콘서트 내내 두근거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의 이야기를 전하는 제가 그랬으니까요.(웃음) 이 두근거림으로 가까운 미래에 한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길 기대하며 이번 기사를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2기 신 수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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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통합적이고 추진력 있는 연구지원, 노벨상으로 가는 지름길"
-루이스 J. 이그나로(Louis J. Ignarro)


 

지난 4월 18일 수요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주최로, 한양대학교 백남학술 정보관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들과 젊은 과학자들의 만남'루이스 J. 이그나로(Louis J. Ignarro) 교수가 참석하였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그나로 교수가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혀둔다. 


1998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 Louis J. Ignarro 교수 (현 UCLA 의과대학 교수)약 40년 전만 해도 원인을 알지 못했던 심혈관계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연구 결과인 "산화질소"를 발견하였다. 그는 산화질소는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지만 생체 내에서는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신호 전달물질로 작용하는 것을 밝혀냈다.  

"슬라이드 조절을 어떻게 하죠?"

다소 긴장되고 엄숙한 행사장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신 첫 마디와 함께,루이스 J. 이그나로 교수는 '연구결과가 아닌,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한 시각을 발표하고자 하며, 과학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고 싶다'는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동기 부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조건"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동기 부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특히 기초과학의 성공을 위해 중요하며, 제도와 대학, 교수 등이 그들의 위치와 지위를 잘 활용해야 한다. 과학자들에게 "노벨상을 타 오라"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제도와 대학의 협력이 뒷받침된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젊은 학생들은 창조적인 연구에 몰두할 수 있고, 교수는 기초연구에 할애할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 조성을 위해 교수와 제도, 대학, 기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자유로운 연구 환경, 나는 운이 좋은 사람"
 

과학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문적인 것에 집중하거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나의 연구 방향은 주로 후자였다. 새로운 연구를 개척하여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한 치료법을 개발하고 싶었다. 노벨상에는 꼭 필요한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독창적이며, 인류 공헌이 가능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나는 산화질소를 발견하여, 심혈관계 질환(뇌졸중, 당뇨병 등)을 치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이 점이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등은 과학사에서 혁명적 쾌거를 이루었으며,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에 응용되고 있다. 앞으로 5~10년 내에 많은 발견이 이루어질 것이며, 기초과학연구는 더욱 필요해진다. 그런데 생명과학과 의학은 막대한 연구자금이 필요한 분야이다. 이 자금을 대는 역할은 주로 정부나 거대 산업체들이 해 왔다. 그러나 현재 산업체들은 예전만큼 기초 연구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절세의 목적으로 대학에 기부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있었던 UCLA는 이러한 자금이 많았다. 나는 풍족한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었으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루이스 J. 이그나로 교수의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었다. 평소 과학연구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과 패널로 참석한 교수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Q.
교수님을 성장 환경은 어떠셨나요?

A. 나의 부모님은 이탈리아 이민자였고, 나는 뉴욕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으셨고, 나는 친가와 외가를 통틀어 학교에 들어간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내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나의 부모님께서는 매우 주의 깊게, 면밀하게 나의 선택을 지도해주셨다. 성공하는 데 부모의 학력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또한 나는 장학금을 많지 받지 않았다. 모든 과목에서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다. 학생 시절 화학이나 생물은 좋아했지만, 역사와 같이 흥미가 없는 과목은 아예 공부하지 않았다. 그래서 성적이 AC로 극명하게 갈렸다. 

Q. 절세 목적으로 대학에 기부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제도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A. 기부를 하면, 어떤 자선단체든지 공제를 받아 소득세 등을 적게 낸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러나 돈을 내는 사람은 공제를 받을 수 있고, 대학은 받은 돈을 연구비로 사용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Win-Win' 전략 아니겠나.

 

Q. 공대생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한국 학생들이 기초의학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도 그렇다는데 사실인가요?

A. 의사는 존경 받을만한 직업이다. 그러나 지금은 과연 예전과 같을까 의구심이 든다. 미국은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대학원으로 유도하기 위해, 연구소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또한 젊은 과학자와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제공했다. 그렇게 꾸준히 노력하다 보니 상황이 바뀌어 이제는 기초의학 연구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Q. 교수님의 연구에 도움이 되었던 UCLA의 정책적인 노력이 있었다면?

A. 성공을 거둔 동료들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 '자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무엇이든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연구의 방향을 잡아 이끄는 대로 나가는 것은 효과가 없다. '너무 무질서한 것 아닌가'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는데, 아니다   

Q. 노벨상은 과학자에게 궁극의 목적입니다. 노벨상으로 향하는 연구에 있어서, 국가의 어떤 정책이 도움이 되셨나요?

A. 정부는 기초과학의 옹호론자로서 기초과학 연구를 촉진해야 한다. 나는 우연하게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연구의 목적이 노벨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호기심 충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과학자들에게는 내적인 만족이 중요하지 않은가. 미국은 연구비로 50만 달러를 주고, 대학에게 추가적으로 50만 달러를 더 주었다. 대학이 받은 돈으로 시설 등의 연구 환경을 개선시키니, 연구하기가 편해졌다 

Q. 이 외에도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A. 국가는 뛰어난 연구 능력을 가진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행정가들이 위원회를 조직하고, 자금을 조달하면 글로벌한 국제적인 상을 탈 확률이 높아진다. 미래를 짊어질 젊은 과학자들을 발굴하여 연구를 장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너무나 많은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는 대학이 학생들에게 더 많은 '동기부여'를 해야 함을 뜻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고, 연구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들을 수 있었던 이번 행사는 자리에 함께한 많은 대학생들과 젊은 과학자들에게도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취재를 마무리하며 이번과 같은 행사가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과학 분야 노벨상'이 탄생할 날을 기대해본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2기 유 지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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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과학기술인이 신명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가 지난 해 3월 공식 개편 출범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국과위가 과학기술 관제탑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내기를 기대했다. 이제 햇수로 1년이 지난 국과위가 그간 펼쳐 보인 활약은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는 고심과 노력의 산물이었다. 지난 1년간을 돌아보며 국과위의 수장이자 과학기술인이기도 한 김도연 위원장으로부터 올해 전망을 들어본다.


국과위가 출범한 지 근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한해 국과위의 가장 중요한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아본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출범 첫 해인 지난해는 시간에 비해 할 일이 많았던 해라 과학기술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이하 출연연) 개편방안을 확정한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성과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출연연 개편안은 그간 과학기술계의 중요한 이슈였음에도 여러 가지 문제로 한동안 이런저런 논의만 많았습니다. 그러던 것을 국과위가 직접 나서서 정치논리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과학기술인의 입장에서 원활하게 처리했습니다. 다만 2011년에 개편안이 완전하게 마무리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올해는 출연연 개편안 마무리 작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R&D 투자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의미있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국과위는 정책, 예산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해 7월 성과평가법을 개정하여 계획부터 평가에 이르는 R&D 전주기적 관리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국과위 출범 후 최초로 정부 R&D 예산을 배분·조정하여 중소기업 R&D 확대, 기초연구분야 지원 확충 등 과학기술계의 숙원을 이루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국과위가 2011년 3월에 출범하다보니 심층적인 예산 배분·조정이 쉽지 않았습니다만 올해부터는 시간을 두고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심층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번 예산배분·조정을 전략적·효율적 투자에 중점을 두고 구성하셨는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그리고 내년도 예산 조정은 어떻게 준비하실 계획이신지요? 

2011년 7월 실시한 2012년도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은 국과위 출범 후 첫 예산배분인데다 시간이 촉박했는데도 기재부와 긴밀한 협조로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원동력은 국과위만의 전문성이었지요. 기술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5개 전문위원회가 R&D 사업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예산계획을 수립한 결과 국과위의 예산 배분, 조정안이 최종 정부 예산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진행할 2013년도 국가 R&D 예산계획에는 전문위원회가 분야별 R&D를 상시적으로 검토한 결과를 반영하여 심층적 분석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2011년 첫 발을 내딛은 R&D 전주기 투자 효율화 방안도 구체화하여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것입니다.

출연연 거버넌스 문제가 연내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뒤집고 개편에 대한 정부 입장이 합의에 도달했는데요, 이번 합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과학기술계는 오랜 시간 동안 출연연 발전 민간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기초한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안’을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해왔습니다. 정부는 과학기술계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과학기술계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중대한 사안이라 신중하게 결정하느라 불가피하게 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번 합의안은 민간위원회의 안을 대부분 수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정치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과학기술인들의 지혜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점에서 과학기술계의 오랜 숙원 과제를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환경의 개선 문제를 많은 과학기술인들이 중요한 해결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향후 과학기술계 연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을 계획 중이신지요?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제도를 연구자 중심으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의 자율성을 높이고 행정부담을 줄여야 하지요. 그래서 연구비 집행기준을 표준화하는 한편 ‘원칙적으로 허용, 예외적 사항을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개선하여 관련 규제를 대폭 줄일 계획입니다. 창의성이 중요한 기초연구사업에는 그랜트(Grant) 방식을 운영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랜트 방식이란 다년도 협약을 통해 서류부담을 줄이고 예산 활용의 자율성을 높여 안정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지요.
물론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만큼 연구비 관련 비리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연구비를 부정 사용하는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제한하는데, 이 회수가 3회 이상이 되는 곳은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영구 제한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마련하여 연구비 지원과 활용의 투명성을 높일 것입니다.


2012년은 MB 정부 마지막 해로 여러 정책들의 결실을 바라보는 한 해가 될텐데요, 과학기술 관련 정책들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지 않을까 합니다. 이러한 정책환경에 대한 국과위의 활동 기조와 과학기술계 전망은 어떠한지요? 

평소 과학기술인들이나 후배들을 만나보면 ‘과학기술은 우리의 미래’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특히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의 시대를 맞아 협력과 개방을 통한 과학기술의 질적 도약이 무엇보다 절실해졌습니다. 따라서 과학기술인에게 창조적인 상상력과 도전정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과학기술 연구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국과위는 2012년에도 안정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입니다.


위원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연구자이자 행정가로서 과학분야에서 일해 오셨는데요. 끝으로 우리나라 과학계에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2012년은 MB 정부의 마지막 해이자 2008년부터 추진된 과학기술 기본계획의 마지막 해입니다. 따라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주요 정책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미진한 분야는 철저하게 보완할 것입니다. 또한 과학기술발전이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형 범부처 R&D 사업을 주도하여 경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R&D 지원도 강화하여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 과학기술 무대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산학연 연구주체의 역량을 결집하여 과학기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찾아내는 한편 그에 필요한 인프라와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국과위는 과학기술인들이 성공적으로 이러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글 김택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 사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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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
     한국해양연구원 강성균․차선신 박사 인터뷰

지난 10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하 KISTEP)은 ‘2011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우수성과 100선’을 선정하고, 사례집을 발간하였다.

15개 부처․청에서 추진한, 2010년에 성과를 창출한 연구개발사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는 기계․소재분야 19개, 기초․인프라분야 15개, 생명․해양분야 29개, 에너지․환경분야 17개, 정보․전자분야 20개 성과 등 5개 기술분야에서 100개의 성과가 선정되었으며, 국과위와 KISTEP은 11월 30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사례발표회 인증서 수여식’을 개최하여 해당 연구사업 책임자들을 포상하였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사례발표회

해서, 이들 중 생명․해양분야에서 각각 ‘해양 초고온 고세균이용 바이오수소 생산기술 개발’과 ‘분자 기계인 론 단백질의 작동 기작 규명(관련 논문 엠보 지 발표_ 2010.9.10)’ 연구로 ‘우수성과’에 선정된 한국해양연구원의 강성균, 차선신 박사를 만나 인터뷰를 해보기로 했다.

 ‘해양 초고온 고세균이용 바이오수소 생산기술개발’
- 태평양 심해열수구의 고온에서 서식하는 고세균이 수소를 생산하는 대사작용을 밝혀냄으로써, 단일 미생물이 수소를 생성함과 동시에 생체에너지를 만들어 증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연구성과 이다. 기존의 열역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생명현상을 반증한 결과로서, 원천생물자원 확보에서부터 핵심연구 결과까지 모두 국내 자체기술에 의한 것이어서 더 큰 의의를 갖는다.

수소생산 효율이 매우 높으며, 고세균이 먹이로 하는 일산화탄소의 저감을 이끌어내어 환경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전망이며, 국토해양부는 2009년에 착수한 ‘바이오수소생산기술개발’ 사업에 이를 적용하여 2012년까지 100리터 규모의 실증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국토해양부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관련 논문이 ‘Formate-driven growth coupled with H2 production(개미산 이용 미생물 성장과 수소생산의 커플링)’의 명으로 네이처지 2010년 9월 16일자에 게재되었을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자 기계인 론 단백질의 작동 기작 규명’
*론(Lon) 단백질 : 가장 원시적인 생명체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구상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는 단백질로서, 손상된 단백질을 제거하는 거대 분자 기계.

- 세포 내 손상단백질들을 제거하는 거대 분자 기계인 ‘론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성과 이다. 일반적으로 세포 내 단백질들은 수명이 다하거나 스트레스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비정상적인 구조로 변하게 되고, 이는 노화 및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 단백질들을 제거하는 것은 생명현상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해당 연구결과는 생화학적, 생물리학적 후속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연구는 국토해양부의 해양생명공학사업 해양극한분자유전체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관련 논문이 세계적 권위의 분자생물학 분야 학술지인 ‘엠보 지(The EMBO Journal)’ 온라인 판에 2010년 9월 10일 게재되었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사례발표회’에서의 차선신 박사(왼쪽)와 강성균 박사

Goodguy  안녕하세요. 우선 이번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차선신 박사 무척 기쁘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저희 한국해양연구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의 연구원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많은 고생을 한 연구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강성균 박사 과학자로서 제일 기쁜 일은 하는 일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차 박사님 말씀처럼, 혼자 한 게 아니고 연구팀 전체가 힘을 모아 이뤄낸 성과이지요. ‘사이언스’는 수많은 사람들의 교류와 의논 속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되는 법이니까요. 같이 해보자, 하고, 이제 한 골을 넣은 것이라고 봅니다.

 

Goodguy 해당 연구성과는 국내 뿐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성과인데요, 과학적 용어를 비롯하여,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한국해양연구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 차선신 박사

차선신 박사 론 단백질은 ‘손상된 단백질을 제거하는 거대 분자 기계’입니다. 쉽게 말해,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세포 내 단백질이 손상을 받아 구조가 풀리면, 론이 이 풀린 단백질을 쪼개어 재활용하거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이지요. 노화의 주원인 중 하나 역시 스트레스이기에 노화방지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겠고요.

강성균 박사  저희 연구팀의 연구는 바닷속 미생물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저희가 발견한 고세균은(thermococcus onnurineus NA1, 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 다른 미생물의 2배 이상인 8개의 수소화 효소군을 보유하여 수소생산 효율이 매우 높고, 일산화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실용화를 위한 기술개발 중에 있는데요, 내년까지 실증생산을 해보고, 경제성 등의 평가를 거친 후 2015년까지 구체적인 실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Goodguy 그동안 연구활동을 펼치시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보람된 일과 어려웠던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각각 말씀 부탁드립니다.

차선신 박사 우선 어려웠던 일을 말씀드리면, 언제나 어려웠습니다(웃음). 우리나라에서 단백질 기계의 작동 기작을 풀어본 역사가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그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죠. 하지만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러다보니 다른 일이 하나씩 풀렸던 것이 보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해양연구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 강성균 박사

강성균 박사 이번 ‘우수성과 100선 선정’과 같은 것이 정말 큰 보람이지요. 열심히 연구한 연구원들에게, 좋은 결과로 성취를 이루고 상을 받는 것만큼의 보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려웠던 일은 고세균의 원천생물자원 확보나 그것을 분리하는 것이, 국내에서는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기반이 없었는데 그 기반을 세워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이야 쉽지만, 세계적으로도 소수 그룹에서만 가능할 만큼 쉽지 않았던 일이거든요.

 

Goodguy 이번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다른 분야, 다른 연구사업도 살펴보셨는지요. 박사님들의 연구성과 외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거나, 훌륭하다고 느낀 연구성과가 있으셨다면 어떤 연구인가요?

강성균 박사 연구개발 진행되는 과제가 만 개 정도인 걸로 알고 있는데, 모든 분들께서 불철주야 고민을 쏟아 이뤄낸 성과이기에 특정 연구를 꼽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모든 연구에 연구원들의 깊은 열정이 스며있다고 생각합니다.

 

Goodguy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차선신 박사 ‘거대단백질 복합체제’는 그 연구분야가 다양합니다. 모두 생명현상에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2009년에는 DNA에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리보솜’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한 연구결과가 노벨 화학상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가치 있는 분야입니다. 앞으로 거대 단백질 복합현상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강성균 박사 우선은 단기적으로 ‘바이오수소 생산연구’가 실용화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요. 장기적으로는, ‘과학의 영역’에서 더 많은 기초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해양의 생물자원들을 이용해서 기초원천기술개발을 할 수 있는 게 상당히 많습니다. 끊임없이 또 다른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자 합니다.

강성균 박사(좌)와 차선신 박사(우)


인터뷰 후 차선신, 강성균 박사는 현장의 과학자로서의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더 많은 장기과제가 개발되었으면 합니다.”

해양생물 분야를 비롯한 과학기술계 전반에서 프리미엄급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을 중시하지만, 목표는 있어도 전략이 부족하다는 것. 많은 연구사업이 3년 안팎의 짧은 기간을 단위로 진행되는데,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5년 이상의 중장기 과제가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라고 두 과학자는 입을 모아 덧붙였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김 병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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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김용민 포스텍 6대 총장

"세계적 연구기관 도약 위해 수월성 문화 정착시키겠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립 이공계 고등교육기관인 포스텍이 새 총장을 맞았다. 포스텍은 영국 일간지 타임스의 2010년 세계대학평가에서 28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그 발전상이 두드러진다. 포스텍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총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교육입니다. 그런데 포스텍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대학들은 교육은 무시하고 대학원생 위주의 연구에만 치중하고 있더군요. 교과과정도 20년 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건학이념인 ‘세계적인 리더 배출’을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가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김용민 포스텍 신임 총장(58)은 7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 총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 달여간 학교를 둘러본 소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학부 1, 2학년생들을 연구에 적극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그것이 곧 교육을 강화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는 그가 교육과학기술부 간담회에서 피력했던 ‘수월성 교육 강화’라는 부분과 맞닿아 있다.

“세계 톱 대학으로 가려면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포스텍에는 시설, 공간 등 하드웨어는 많이 갖춰져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강화를 위해 ‘수월성(excellence)’을 추구하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첫 외부 영입 총장…교수·학생 경쟁력 강화
김 총장은 1982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교수로 지내다 지난달 5일 포스텍 6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포스텍 측은 그가 1999년부터 8년간 워싱턴대 생명공학과 학과장으로 일하면서 학과 평가순위를 미국 5위로 끌어올린 점 등을 인정해 개교 25년 만에 처음으로 총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김 총장은 197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전자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멀티미디어 비디오 영상처리, 의료진단기기, 의료영상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그는 1996년에 미국전기전자학회IEEE의 펠로우로 선임됐으며 2005년부터 2년간 미국 의학 및 생물학협회 EMBS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총장은 “포스텍은 교수 대 학생 비율이 1 대 5로, 교육과 연구를 합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며 “연구 잘하는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학부 1학년부터 교수 연구팀에 참여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우선 가능한 연구실부터 실시하고 2년 내에 필수과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부 3, 4학년생을 대학원 연구에 참여시키는 대학이 일부 있지만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포스텍이 처음이다.
“1, 2학년생이 처음부터 연구성과를 내지는 못하겠지만 연구가 무엇인지 지켜보고, 생활 속에서 교수와 선배들의 지도를 받으면 3, 4학년을 지나 대학원생이 될 때 스스로 연구할 역량이 갖추게 될 겁니다.”

7년의 건설기간이 걸려 1994년 12월 완공국내 유일의 입자가속기인 포항방사광가속기.
오랜 기간의 노력으로 포스텍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시설을 구축할 수 있었다. 남은 과제는 세계적 수준의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1학년부터 교수 연구팀 참여…연구가 뭔지 가르칠 것”
또한 수월성을 바탕으로 핵심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학이 투자를 할 때 잘 하는 것을 중심으로 육성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대체로 공평하게 나누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수월성을 인정하는 문화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 총장은 학교 본부, 연구실에서 수월성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10~20년 안에 한국 과학이 세계 최고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수월성을 추구하다 보면 교수들의 월급도 성과에 따라 다를 것”이라면서 “워싱턴대에서는 최대 3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육과 연구가 조화를 이루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김 총장은 잠재력을 갖춘 신입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10월 말 진행되는 수시전형 면접에 직접 입학사정관으로 참가했다. 그는 ‘실패를 어떻게 극복했나’, ‘학문적 열정을 갖췄나’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한다. 연구에서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기 때문에 용기와 창의력으로 도전하는 것이 성적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 총장은 학교 발전을 위해서는 교수, 학장 등의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한이 총장이나 일부 교수들에 편중돼 있으면 안된다”며 “교수와 학생, 학교에 골고루 분산시켜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력한 소프트웨어는 우수한 연구성과로 연결된다. 포스텍 강관형 교수팀이 미국 메사추세츠공대 한종윤 교수팀과 함께 개발한 이온교환막은 거대한 담수화 플랜트 없이도 바닷물을 민물로 바꿀 수 있다.

자율성과 효율성 살린 새로운 문화 정착 추진
무엇보다 그는 새로운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적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바꾸어야 한다는 얘기다. “포스텍은 아시아 톱 대학이긴 하지만 아직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려면 갈 길이 멉니다. 그렇게 하려면 문화가 바뀌고, 대학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김 총장은 개혁을 급속도로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다. 성과를 보이기 위해 일을 하다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보이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실시하진 않을 생각이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필요한 것을 하겠다”며 “문화를 바꾸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와 학교, 학생이 하나가 돼 ‘생각은 글로벌하게 행동은 로컬하게’를 바탕으로 연구중심 대학으로 거듭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서두르지 않을 겁니다. 20년 뒤 포스텍 출신이 세계적인 인재로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 총장은 임기 내 단기적 업적보다는 얼마나 단단한 기반을 마련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교수들은 포스텍을 믿고 학생들의 롤모델이 되며, 학생들이 자신의 자질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총장은 새로운 인재상을 확립하고 포스텍의 변화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앞으로 교수와 재학생의 의견은 물론, 고등학생과 학부모의 의견까지도 수렴할 계획이다.

글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 사진 동아일보 DB
출처 | FOCUS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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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R&D 다양성에는 여성이 꼭 필요합니다

- 이혜숙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편 -

 여성과학기술인(이하 여성과기인)의 숫자가 적어서만도 아닙니다. 여성의 실력이 더 뛰어나거나, 더 좋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양성의 측면에서 공감 DNA와 관계지향적 사고가 뛰어난 여성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과학기술계에도 남성의 세계와 다른 시각과 관점이 필요합니다.

200년이 넘은 미국 기업, 듀폰(Dupont)이 최근 그린 스마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초의 여성CEO 엘렌 쿨먼 회장이 가져온 변화다. 여성 리더십의 접목이 필요한 이유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도 쿨먼 회장 같은 사람이 나오도록 지원하는 센터가 있다. 4W 사업을 통합하면서 새로 출범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다. 이혜숙 소장은 여성과기인 양성과 지원은 과학기술계의 다양성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현재 90% 이상의 남성이 이끌고 있는 과학기술계에 변화를 가져오려면 여성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 소장을 만나 센터와 여성과기인의 지원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이혜숙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그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기존 사업 4가지가 통합되었는데, 통합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2002년에 여성과기인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생겼습니다. 4W 사업을 통해 여학생이 이공계로 진출하도록 돕고, 과학기술계에서 여성 인력이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죠. 최근에는 4개의 사업이 연계돼야 효율성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통합센터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2011년에 출범했습니다.
우선 전 생애주기적으로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사업을 넓은 시야로 보니 놓치고 있던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핵심인재 육성 파이프라인이 잘 가동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현재 우리나라 과학고나 영재고에 재학 중인 여학생 수는 매우 적습니다. 영재고의 여학생 비율이 6% 미만이더군요. 물론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만 과학기술인이 되는 건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심층 교육을 받는 여학생이 너무 적은 현상은 문제죠. 공과대학 여학생 수도 몇 년간 답보 상태이고 또 출산 후에 연구현장에 돌아오는 여성에 대한 특별지원도 전무한 상태입니다. 사업을 통합하고 보니 할 일이 무척 많이 보이네요. 큰 도전이 있어서 좋습니다.

4W 사업이란?
WISE(Women In Science & Engineering)
우수 여학생의 과학기술친화력을 높이고 여성과기인 성공모델을 제시하는 여성과기인-여학생 멘토링 사업

WIE(Women Into Engineering program)
산업 현장에 필요한 멀티플레이어형 여성공학인력 양성을 위해 추진했던 여학생 공학교육 선도대학 지원 사업

WATCH21(Women’s Academy for Technology CHanger in the 21st century)
여성공학기술인력(대학원생)의 리더십 제고 프로그램

WIST(Women In Science & Technology)
여성과기인 역량 제고 및 활용 활성화를 위한 지원사업 및 정책연구

한국의 여성과기인의 현주소가 궁금합니다. 어떤 활약을 펼치고 있나요?

한국의 전체 연구개발 인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7% 정도입니다. 아직 적은 편이죠. 그나마도 비정규직이 많아 고용상태가 불안정하여 연구에 전념하기 어렵고 임신·출산 후 연구현장에 복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2010년 연구책임자의 10%가 여성이라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여성과기인이 보여준 성과는 아주 많습니다. 유명희 미래전략기획관은 일찍이 국제 로레알-유네스코상 수상으로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인정받으셨고,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BK사업의 연구교수로 시작했지만 남다른 분야를 개척해 과학기술계에서 핵심적인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페르미연구소 김영기 부소장도 세계에서 거론되는 과학자입니다. 큰 기관의 부소장 역할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죠. KAIST 기계과의 박수경 교수나 우주인 이소연 박사 등 아주 많은 분들이 훌륭한 역할모델로서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혜숙,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기인들이 더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으려면 어떤 점들이 보완돼야 할까요?

우뚝 솟은 한 명의 스타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선 ·가족 양립문제를 여성에게만 주문하지 말아야 여성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를 낳는 건 여자만 할 수 있지만, 키우는 일은 엄마만의 몫이 아니니까요. 보육시설도 가족을 위한 것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아빠도 아이를 데리고 직장에 갈 수 있어야죠. 미국의 존슨앤존슨본사에 가보면 아빠와 함께 회사에 오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회사는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최고의 보육시설을 회사 내에 설치했어요. 하지만 존슨앤존슨 한국지사에는 보육시설이 없습니다. ‘그 나라의 수준만큼 지원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한국의 다른 기업에 유사한 보육시설이 없으니 둘 필요 없다는 거죠. 좋은 직장 보육 시설이 가족친화적인 경영의 일환으로 빨리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사회적인 인식개선과 함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여성과기인 활용은 양성평등이 아니라 큰 틀에서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남성의 특성과 여성의 특성이 골고루 과학기술계에 녹아든다면 과학기술계의 다양성이 높아져서 경쟁력도 함께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과기인 관련 예산과 사업비를 확충하고 효율적인 지원을 통해서 능력이 있는 여성이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여성과기인지원법이 없어도 되는 세상을 만들려면 과학기술계가 여성과기인을 통해 경쟁력이 높아지는 경험을 해야겠죠? 여성들이 과학기술계에 꼭 필요한 존재로 각인된다면 따로 지원하지 않아도 여성과기인의 숫자가 늘어나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도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입니다.

앞으로 센터를 어떻게 이끌어 가실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생애주기적인 측면에서 여성이 활동할 수 있는 좋은 과학기술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선 중·고교 때부터 과학기술 분야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여학생들이 과학기술계로 진출하고 전공을 유지하고 경력을 계발할 수 있게 단계마다 동기를 충분히 부여할 생각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국가과학기술미래비전에 주역으로 동참할 수 있게 멘토링 등의 제도를 정비하려 합니다. 과학기술계에서 멋지게 활약하는 여성이 많으면 우수한 여성 인력이 이공계로 진출할 것입니다. 일시적인 지원보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서 여성과기인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고 싶습니다.
현직 여성과기인 지원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남성에게 군대가 큰 난관인 만큼 여성도 한창 활발하게 연구할 시기에 임신·출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과학기술인으로서 계속 성장할 수 있지만, 쉽지 않죠. 저희는 여성과기인에 대한 지원이 일방적 수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가과학기술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하면서 필요한 정책제안을 통해서 여성의 가시성을 높이고 여성과기인의 경력 관리를 돕는 활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국과위는 고유의 권한을 십분 발휘해 창의적인 우수 R&D 인력수급 문제도 풀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해외에서 먼저 인정한대로 우리의 여성 인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한국 과학기술계가 훌륭한 인적 자원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출처 | FOCUS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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