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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과학콘서트, 사이언스 건축학개론 – 양진석 박사 편


안녕하세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기자단 2기 유지은입니다. 저는 지난 9월 17일 월요일,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제 14회 톡톡 과학콘서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사이언스 건축학개론’이라는 주제로 ‘노래하는 건축가’ 양진석님께서 강의를 해 주셨는데요. 태풍을 뚫고 온 열정적인 청중들과 함께한 과학콘서트 현장, 함께 떠나보실까요?

중앙대학교의 블루드래곤과 Da C Side, 두 동아리가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축하 공연을 해 주었습니다. Da C Side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미료가 대학 시절 활동했던 동아리라고도 하네요.

# 국과위, 건축을 알리는 기회를 제공하다

동아리의 공연으로 후끈해진 분위기를 타고, 양진석 박사님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박사님께서는 “지금까지 수많은 강의를 했지만, 과학단체에서 강의를 의뢰한 것은 처음”이며, 해외 유학시절 지하철에서 건축에 대한 문고판을 본 후 귀국 후 재미있는 건축 개론서를 쓰는 것이 목표였는데, 톡톡 과학콘서트를 통해 건축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요즘은 자신의 전공 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는 시대가 되었으며, 건축이야기를 통해 이 자리에 있는 청중들과 새로운 가치창출을 시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그때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양진석 박사님에게 건축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합시다.

# 양진석의 친절한 건축 이야기

<신사의 품격> 장동건, <천일의 약속> 김래원, <겨울연가> 배용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건축가’라는 것입니다. 인기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의 직업으로 건축가가 흔한 것처럼, 실제 건축가는 상당히 대중적이면서도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직업입니다. 건축이 없으면 세상의 모든 건물이 존재할 수 없듯, 우리는 철저히 건축 환경 속에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a Marga / http://www.flickr.com/photos/pinguinina/2364191846)


건축(architecture)은 원리(archi)+기술(tecture)
입니다. 즉 원리를 가진 기술이죠. 왜 원리(archi)가 들어갈까요? 한 예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생각해봅시다. 조각가, 의사, 과학자 등 그들의 직업은 여러 개였어요.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원리를 파악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대에는 건축을 수학, 물리, 철학과 동일한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에, 한 가지 학문의 원리를 파악하면 다른 학문의 원리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죠. 사실 저도 배우, 싱어송라이터, 건축가 등의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어요. 피 안에 흐르고 있는 “원리”가 있기 때문이에요. 단지 직업으로 표현할 때 여러 가지가 가능할 뿐입니다.

갤러리아 백화점(@decaf / http://www.flickr.com/photos/decaf87/3654291948)

건축의 3대 요소는 “미(美), 용(用), 강(强)”입니다. 과거의 건조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죠. 요즘 건축물은 끊임없이 아름답고 쓸모 있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밤이면 한 폭의 그림으로 변하는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외관을 보시면 알 수 있어요. 독일 월드컵 경기장도 수천 가지의 조명을 비춰 도시의 조명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건축은 형태만 있는 것이 아니고, 형태 안에 공간이 있으며 역사도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친환경 기술이 화두가 되었는데요. 관공서 건물은 친환경이 필수가 될 정도입니다. 서울시청사도 평가 절하되고 있지만 실제로 굉장히 친환경적인 건물이죠. 여름에도 에어컨을 쓰지 않고 에너지를 70%정도 절감하며, 표피 자체가 태양열 판으로 되어있습니다.


건물은 튼튼해야 합니다. 그러나 구조에도 미학이 있어요. 요즘은 CAD 드로잉이 개발되면서 컴퓨터를 통해 실제 디자인 예상이 가능해졌습니다. 2D로 표현할 수 없는 건축물을 표현함으로써 디자인도 발전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디자인의 발전으로 이어진 것이죠.

건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인테리어-건축-도시의 순서로 진화해 갑니다. 이것은 환경이 선진화되는 과정과 같은데요. 실제 선진국인 유럽 국가들은 도시에 열광합니다. 인테리어와 건축에 대한 개념을 넘어, 도시 간 경쟁이 화두가 되고 있어요. 서울이 런던, 도쿄, 뉴욕과 경쟁하는 시대가 온 것이죠.

불국사 @Tonio Vega / http://www.flickr.com/photos/tonio_vega/338794738

일본의 절 @TANAKA Juuyoh (田中十洋) / http://www.flickr.com/photos/tanaka_juuyoh/5501074668


건축은 인간의 주름과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 흔적과도 같은 주름이 켜켜이 쌓여야 합니다. 우리는 기존에 있는 것을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불국사의 경우, 자연석 위에 불국사를 얹을 때 수평구조를 지지하기 위해 건물 아래의 돌 모양에 맞춰 나무를 깎았어요. 여기에서 자연과 과학이 만나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가까운 일본에 가보면 이와 같은 ‘맞춤’ 건축이 보이지 않아요. 일본은 처음부터 바둑판으로 깎아서 깨끗하게 쌓아올렸기 때문입니다. 초기 서양인들이 아시아 건축의 신비로움을 느낄 때는 일본 건축을 보고 인공미를 느꼈는데, 최근에는 한국 건축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생긴 대로 살자’는 선조의 지혜로움이 있었기 때문이죠.

# 건축, 어디서부터 볼 것인가

베를린의사당 Reichstag (@dieraecherin / Page URL: http://mrg.bz/M9ni9D Image URL: http://mrg.bz/VkjwM0 )

베를린의사당 Reichstag(@xoper / Page URL: http://mrg.bz/Pq1gwQ Image URL: http://mrg.bz/eJRjfF)


이제 건축을 바라보는 관점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의사당의 상징은 돔입니다. 그러나 베를린의 의사당은 투명한 유리 돔이고, 여의도의 경우는 꽉 막힌 돔입니다. 베를린의 경우, 왜 유리 돔으로 했을까요? 노먼 포스트라는 디자이너는 국회의사당의 돔을 전망대로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바닥을 뚫어 의회의 모습을 보게 하고 의원들이 여러분의 발밑에서 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죠. 같은 돔이지만 설계에 굉장히 큰 차이를 갖고 있어요. 베를린은 ‘안에서 밖을’ 본 것이며, 여의도는 ‘밖에서 안을’ 본 것이에요.

국회의사당@yunskorea / http://www.flickr.com/photos/dukgun/6367174253


이러한 차이는 세느강과 한강의 차이에서도 볼 수 있어요. 세느강 주변은 5층 이상의 건물이 들어설 수가 없어요. 공적인 도로도 폐쇄시켜서, 강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한강의 경우는 개발정책의 영향으로 아파트가 많죠. 바로 ‘밖에서 보느냐, 안에서 보느냐’의 관점에 의해 건축물의 의미가 많이 달라집니다.

# 무엇을 세울 것인가 vs. 무엇을 채울 것인가

브릭레인(영국 런던 동쪽의 옛날 벽돌공장)과 파주의 헤이리 마을은 모두 예술인 마을입니다. 이 두 마을은 전체 외관은 비슷할지 몰라도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파주의 경우,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겨야 할 좋은 예술인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평일에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 콘텐츠(Contents)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합니다. 막상 가도 볼 게 없다는 것이죠. 반면 영국의 브릭레인은 콘텐츠부터 생각한 마을입니다. 계획을 할 때, 전체 프레임이 아니라 콘텐츠, 즉 무엇을 채울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건축을 대할 때 물리적인 크기 경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세계 최대, 세계 최고, 세계 최초라는 표현을 좋아하는데 창작의 활동을 누가 했는지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건축이 형태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유대인 미술관”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해골 모양의 조각을 저벅저벅 밟고 걷는 과정에서 전쟁과 학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요. 반면 용산 전쟁기념관의 경우, 정확한 년도와 동상을 나열하는 방법 대신 좀 더 은유적으로 다가갈 방법은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아요.

약 한 시간 반의 유익한 강연이 끝나고, SNS와 현장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학생들은 건축과 양진석 박사님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고, 박사님께서는 성실히 답변해주셨습니다. 모두가 기다렸던 ‘경품 추첨’ 시간도 있었는데요. 이 날 국과위는 한 명의 청중에게 최신형 갤럭시 노트 10.1을 증정했습니다. 행운의 당첨자는 101번 학생! 정말 부럽더라고요.
 
양진석 박사님은, 자신의 인생이 한 강의를 통해 바뀌었던 것처럼, 자신도 청중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강사가 되길 소망한다고 하셨습니다. 강의 후에는 청중들로부터 보람 있는 회신 메일도 많이 받고 있다고 하시는데요. 지금까지 삶에서 얻은 것을 나눠주고 싶다고 말씀하시며, 건축에 대해 궁금증이나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연락하라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는 톡톡 과학콘서트와 자신의 분야를 알리는 전문가들이 많아져서, 앞으로 국민들이 여러 분야에 숨겨진 과학에 좀 더 흥미를 가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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