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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부터 멀리 있는 당신에게

당신들의 지식의 탑, 그리고 그 사이의 빈자리
세상엔 수많은 지식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지식을 구분지어 놓았습니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음악, 미술, 체육 등 이렇게 많은 분야의 학문은 지금껏 각각 지식의 탑을 높이 쌓아왔습니다. ‘더 높이, 더 높이, 조금 더 높이’ 를 원하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높이의 한계에 부딪혔고, 비로소 탑과 탑 사이의 빈공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빈 공간도 지식의 공간이었음을 깨닫고 메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높이의 지식의 탑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볼까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공학’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공학은 사람들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연과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공업 생산기술을 개발·실천하는, 즉 경제적 이익 창출과 관련된 학문으로, 바로 자연과학과 경제학 탑의 사이 공간을 메워주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탑과 탑 사이의 공간을 메우는 학문을 사람들은 ‘응용학문’이라 지칭하고 있습니다.

빈 공간 메우기의 예
거창하게 ‘학문’이라고 할 것도 없이 우리의 주변에서도 이런 ‘응용’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 구조를 이용한 접착제를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게코 도마뱀은 벽은 물론 천정까지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발바닥에 강한 접착력을 갖고 있는데, 이는 발바닥에 위치하는 수많은 미세섬모 덕분입니다. 사람들은 이를 발견하고는, 인공 나노 섬모 개발에 이용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학의 예가 될 수 있겠지요.

게코 도마뱀(@HarshLight / http://www.flickr.com/photos/harshlight/3772698955)

게코 도마뱀의 발(@Furryscaly / http://www.flickr.com/photos/furryscalyman/3830578747)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 구조를 관찰하게 된 것은 생물학, 즉 자연과학의 영역이고, 이를 통해 접착제를 개발하게 된 것은 경제적 생산활동과 관련된 경제학의 영역인 것입니다. 이러한 융합학문은 비교적 현대에 들어 등장하였고, 사람들은 이런 연구에 ‘생명공학’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예시가 식상한가요? 다른 신선한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극락조, 멧닭, 목도리도요 등의 조류 등에서 보이는 ‘레크(Lek) 번식’이라는 번식 방법이 있는데요, 여기서 ‘레크’란 번식기가 되면 수컷들이 모이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공동구혼장'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렇듯 번식기가 되면 수컷들은 항상 같은 자리, 즉 레크에 모여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암컷들에게 구애를 하고, 암컷들은 레크에 찾아와서 여러 수컷들 중 자기의 짝을 고릅니다. 여기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레크가 어떻게 선정되는지’입니다.

목도리 도요(@Gidzy / http://www.flickr.com/photos/gidzy/3244401428)

혹시 ‘레크 번식’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 생활과 관련지어지는 부분이 없으셨나요? 이를 ‘쇼핑’과 관련 지어본 사람들이 있습니다. 학문적으로는 ‘경제학’의 영역이 되겠지요. 구체적으로는 경제학의 ‘경합 시장 이론’과 연관 시킬 수 있는데요, 레크 번식에서 레크가 선정되는 방식과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모이는 경합 시장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접목시킨 논문이 현재 연구 중에 있습니다.

아직은 결론이 분명하지 않은 연구 주제이지만, 경쟁력이 비교되는 상대와 같은 장소에 모여서 구애를 하는 동물의 행동과, 영업을 하는 경합 시장을 접목시킴으로써, 이해하기 힘든 동물의 행동을 경제학으로 풀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쇼핑(@antwerpenR / http://www.flickr.com/photos/rwp-roger/3155147413)

더 높은 탑을 쌓고 싶은 당신에게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과학은 어렵다’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는 과학 분야에 등을 돌린 채 자기 분야의 탑을 쌓아올리기에 급급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위의 예시들과 같이 뜻밖의 분야와 과학기술의 연결이 큰 역할을 해내기도 합니다.

당신이 경제학을 전공하든, 국어국문을 전공하든, 과학과 멀리 있는 공부를 하고 있다면, 이제는 그 지식의 탑을 높이 쌓는 것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길 바랍니다. 당신은 홀로 우뚝 솟은 섬에 갇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혹은 과학기술의 탑이 생각보다 낮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당신의 지적 외로움을 해소해 줄 방법은 과학기술과의 소통에 있지 않을까요? 과학기술의 탑을 높여보세요. 그리고 과학기술의 탑에 이르는 다리를 지어 보십시오. 그렇다면 더 높고, 더 넓은 당신만의 멋진 지식의 탑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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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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