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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지 않는데도 어떻게 스키를 탈 수 있을까?

2010밴쿠버 동계 올림픽 때 운영위원회는 대회 직전까지 눈이 모자라 고충을 겪었습니다. 결국 가까운 고산의 눈을 헬기로 퍼와 스키와 스노보드 경기장에 눈을 뿌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겨울스포츠를 위협하는 눈 부족 현상, 하지만 눈이 내리지 않아도 대부분의 스키장은 꾸준히 문을 엽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이는 바로 인공으로 만들어낸 눈 덕분입니다. 지금부터 인공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자연눈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연눈과 인공눈의 차이는?
하늘에서 하얗게 내리는 자연눈은 기온이 0℃이하가 될 때 생깁니다. 우선 구름 속에 차가운 수증기가 먼지, 모래 같은 입자와 충돌해 ‘얼음핵’을 만듭니다. 이 얼음핵에 계속해서 주위의 수중기가 들러붙게 되고,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 바로 ‘눈’인 것이죠. 눈의 결정과 크기는 다양한데 보통 여섯 방향으로 나뭇가지가 뻗은 듯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눈의 일반적 결정체 모습. 출처: http://www.its.caltech.edu/~atomic/snowcrystals/

인공눈미국의 GE(general electric)회사의 빈센트 세이퍼인공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으면 눈이 내린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최초로 개발되었습니다. 1946년 미국 매사추세츠 서쪽의 그레이록 산 상공을 비행기로 지나면서, 구름 속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자 실제로 그레이록 산에 눈이 내렸습니다. 바로 이 실험이 첫 번째 인공눈 실험 성공 사례였습니다.

인공눈은 자연눈과 다르게 공기 중에서 순식간에 얼어 버리기 때문에 자연눈 결정처럼 나뭇가지 모양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냥 평평한 정육각형모양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인공눈 결정체 모습. 출처:http://www.its.caltech.edu/~atomic/snowcrystals


표, 인공눈과 자연눈의 비교

인공눈을 만드는 제설기의 원리는?
인공눈을 만드는 제설기는 물을 아주 가는 입자로 만들어 공중에 뿌려 얼게 하는 원리입니다. 제설기는 물이 뿜어져 나오는 20-30개의 노즐과, 이 물줄기를 잘게 부수는 회전 날개로 구성돼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물 입자 크기는 보통 5μm (마이크로미터, 1μm 는 100만분의 1m)입니다. 이 물 입자가 노즐에서 원통으로 나오면서 갑자기 기압이 떨어져 증발열을 내놓습니다. 회전 날개는 보통 1500회 이상의 속도로 돌게 되는데, 이때 물 입자가 얼어붙어 ‘얼음핵’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제설기를 이용해 인공눈을 만들 때는 영하 2℃이하, 습도 60%이하의 조건을 갖추어야 물방울이 잘 얼어붙는다고 합니다. 또한 인공눈을 만들 수 있는 물 공급을 위해 근처에 강이나 연못도 있어야 합니다.

제설기 눈 만드는 모습 사진. 출처: http://www.its.caltech.edu/~atomic/snowcrystals

스키 타기에 좋은 눈은 자연눈일까? 인공눈일까?
영화를 보면 새하얗게 눈이 내린 설원에서 부드럽게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주인공들을 볼 수 있었을 텐데요. 사실은 자연눈보다 인공눈이 스키 타기에 더 적합하다고 합니다.
인공눈이 자연눈에 비해 습도가 매우 낮은 것에 비해 자연눈은 습도가 높아 잘 뭉쳐지기 때문에 쉽게 질척거리게 됩니다. 이는 마치 물 없는 밀가루는 뭉치기 힘들지만 물을 타면 쉽게 뭉쳐지는 원리와 같습니다. 결국 잘 뭉쳐지지 않는 인공눈이 스키장에 더 적합한 것입니다.

또한 인공눈은 자연눈 보다 마찰력이 큽니다. 자연눈은 온도나 습도의 변화에 따라 나뭇가지, 별모양, 비늘잎모양 등 다양한 결정을 갖고 있지만 인공눈은 빈틈이 없는 얼음 알갱이와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단한 인공눈이 더 마찰력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마찰력은 스키가 미끄러지는 데 꼭 필요합니다. 마찰력이 크면 마찰열이 발생하고, 이 열은 눈을 녹여 물로 만듭니다. 또 눈에 압력을 가하면 녹는점이 내려가면서 물이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생성된 물은 스키가 잘 미끄러질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됩니다.

스키장의 모습.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iweatherman/4605295022/ 작성자 iweatherman


인공눈 외에도 따뜻한 날씨에 스키를 탈 수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 스키장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까지도 문을 여는 곳이 많지만 위에서 설명한 인공눈을 만드는 제설기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키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 비법 몇 가지만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눈의 양을 압도적으로 많게 해 녹는 데 시간이 걸리게 하는 방법을 쓰는 스키장이 있습니다. 눈 두께를 적게는 50cm에서 많게는 100cm이상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인공눈을 뿌려줍니다. 둘째는, 제빙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로 일본에서 인기있는 방법으로, 아예 얼음을 만든 후 갈아서 쏟아내는 방법입니다. 국내의 강원도 홍천 스키장도 이 방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셋째, 전라북도 무주 스키장에서는 높은 산의 표고차를 이용하여 봄까지도 스키장 손님을 받습니다. 스키장 정상이 무려 해발 1520m로 초보자 슬로프와 표고차가 810m나 나기 때문에 평균기온이 5도 이상 벌어져서 더 오랫동안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사막지역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스키장이 있다고?

아랍에메리트 두바이 실내 스키장.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tourcabinet/2123229013/ 작성자 tourcabinet

두바이에도 실제로 실내 스키장이 있습니다. 크기는 축구장 3개 크기로 최대효과를 내는 단열시스템이 낮에는 영하1도, 인공눈을 만드는 밤에는 영하 6도를 유지하며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도 인공눈을 만드는 제설기 덕분인데요. 무려 6000톤의 인공 눈을 뿌리고 있으며, 5개의 슬로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막대한 에너지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프랑스 일부에서는 과도한 인공눈 제조로 산악지대가 건조해져, 일부 계곡에서는 물의 양이 70% 정도로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인공눈은 스키어들에게는 행복하지만 자연에는 결코 좋지 않은 면도 있다는 것 알아 두셨으면 합니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조 선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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