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공감 능력, 거울 뉴런

 드라마의 슬픈 장면을 보면서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해 마치 주인공이라도 된 듯 눈물을 흘리거나 친구의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같이 행복해하거나 스승의 날에 다 같이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기쁘게 해드리는 등의 행동을 일상생활에서 한번쯤 겪어본 적이 있으실 텐데요. 이러한 공감의 기술은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 불리는 특별한 거울 신경 세포가 있기 때문입니다.


 거울 뉴런, 즉, 거울 신경 세포(Mirror neuron)는 특정 움직임을 행할 때나 다른 개체의 특정 움직임을 관찰할 때 활동하는 신경 세포입니다. 이 신경세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거울처럼 반영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아기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아기들의 ‘따라하기’와 같이 특정 행동을 모방할 때 열심히 반응하는 신경 세포입니다.

 거울 신경 세포가 맨 처음 발견된 것은 이탈리아의 저명한 신경심리학자인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 교수의 연구를 통해서였습니다. 리촐라티 교수는 원숭이에게 다양한 동작을 시켜보면서 원숭이가 그 동작을 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뇌의 뉴런이 어떻게 활동하는가를 관찰하고 있었는데요, 연구 도중에 한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나 주위에 있는 사람의 행동을 보기만 하고 있었는데도 자신이 움직일 때와 마찬가지로 반응하는 뉴런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거울 신경 세포입니다.

출처 : Evolution of Neonatal Imitation. Gross L, PLoS Biology Vol. 4/9/2006, e311 http://dx.doi.org/10.1371/journal.pbio.0040311저작자 : see Sourcehttp://www.plosbiology.org/article/info:doi/10.1371/journal.pbio.0040311

즉, 관찰자가 상대방을 관찰하면서도 마치 자신이 스스로 행동하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인데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공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방'과 '공감'에 작용하는 거울 뉴런은 원숭이를 포함한 영장류, 조류, 사람 등이 가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동물인 영장류와 사람은 공감이나 모방하는 능력에 있어 차이가 없는 것일까요? 거울 뉴런이 발견된 영장류와 사람에게는 한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거울 뉴런이 분포되어 있는 뇌의 부분이죠. 최초로 거울 뉴런이 발견되었던 원숭이의 경우, 거울 뉴런이 주로 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뇌에서만 발견된 반면 사람은 전두엽 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과, 두정엽(Parietal Lobe) 그리고 측두엽 뇌섬엽 앞쪽(Anterior Insula) 이 세곳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세 영역은 서로 협력하며 작용합니다.

파란 부분이 전두엽, 노란 부분이 두정엽, 초록 부분이 측두엽이다.캡션 : Principal fissures and lobes of the cerebrum viewed laterally.출처 : Vectorized in CorelDraw by Mysid, based on the online edition of Gray's Anatomy저작자 : Mysid


따라서 원숭이는 단순한 행동은 따라할 수 있어도 높은 차원의 행동은 모방할 수 없지만 사람은 수만 가지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습니다. 거울 뉴런은 사람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생명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놀라운 근거를 제공해준다고 하지요. 체험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보는 것을 통해 간접체험하고, 이를 모방하여 자신의 것으로 습득하는 능력! 그것이 인간 진화의 한 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공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서 타인의 의도를 파악하고 공감하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데요. 화가 난 여자친구의 표정만 보고도 그녀의 기분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거나 선생님께서 무서운 표정으로 아무 말을 하지 않을 때도 우리는 그의 기분을 짐작할 수 있고, 책을 보면서 마치 주인공처럼 행복해하거나 슬퍼하고 친구나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만들어가면서 함께 울거나 웃기도 합니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게 거울뉴런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Clover_1 / http://www.flickr.com/photos/clover_1/4861811309


게다가 보다 뛰어난 거울 뉴런의 능력은 타인의 의도를 파악하고 공감할 뿐만 아니라, 고차원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따라하기'를 통해 다양한 행동과 말을 배우고, 우리는 책에서 얻은 간접경험으로 문화의 이해를 시도하기도 하죠.

일부 학자의 경우 거울 뉴런이 자폐의 원인과 행동패턴에 대한 설명이 되기도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폐아의 경우, 흔히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산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족한데 이들의 뇌에서는 거울 뉴런의 활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이들 주장의 근거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간의 '거울 신경 영역'(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 활발한 반응이 나타나는 특정 영역)에서 온 신호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가 측정한 결과 그것이 반드시 진짜 거울 신경 세포가 발생시키는 신호와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개별 신경 세포가 자신과 다른 신경 세포에 대하여 같은 반응을 하는 식의 신호가 아니라는 것.) 이런 이유 때문에, 과학자들이 인간을 연구하는 경우에는 ‘거울 신경 세포’보다 ‘거울 신경 체계(mirror neuron system)’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네요.
(위키백과 참조: http://ko.wikipedia.org/wiki/%EA%B1%B0%EC%9A%B8_%EC%8B%A0%EA%B2%BD_%EC%84%B8%ED%8F%AC)

‘공감’과 ‘모방’에 있어 중요한 신경세포 거울 뉴런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싸이코패스를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거울 뉴런이 없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우리가 감정을 공유하고 느끼는 문화 생활이라는 행위 자체가 없어지겠지요.
 
거울 뉴런이 지닌 사람들의 ‘공감’은 이제는 ‘공감 능력’으로까지 불리기도 합니다. 이제는 공감 능력도 경쟁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공감’이라는 단어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발표에서도 청중의 공감, 다른 말로 호응이 필요하며 정치인들의 선거 활동에도 유권자와의 공감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지요. 사람의 공감 능력을 만들어내는 신기한 신경 세포, 거울 뉴런!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신경 세포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당신이 보고 있는, 겪고 있는 세상은 진짜 세상일까요? 우리가 보고 느끼고 있는 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수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예술작품과 사진들이 대중에게 공개될 때마다 사람들은 작품에 환호했고, 신기함을 느꼈으며, 때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출처:http://channel.nationalgeographic.com/channel/brain-games/watch-this-pictures/#/brain-games-optical-illusion_38884_600x450.jpg


사진을 잘 바라봅시다. 어떠세요? 사진 중앙의 두 사각형의 색 중 확실히 위에 있는 사각형의 색이 어둡다고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이번엔 지평선을 가리고 사진을 봅시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지평선을 가리고 보면 위의 사각형과 아래 땅 부근의 사각형의 색이 똑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진으로 넘어가봅시다. 여기서 퀴즈! 가운데 주황색 원 보이시죠? 어떤 원의 크기가 더 커보이나요?
정답은, 두 원의 크기는 같다! 입니다. 19세기말 심리학자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가 발견한 이 착시효과는 실제로는 같은 크기인 가운데 두 원의 크기가 주변의 크기로 인해 마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Mond-vergleich.svg


그렇다면 왜 이렇게 똑같은 색깔, 크기, 혹은 거리인데도 우리가 느끼기엔 다르게 인식되는 걸까요? 그 비밀의 열쇠는 바로 우리 뇌에 있습니다. 눈에서 받아들여지는 빛의 정보는 그대로 뇌로 전달될 뿐 아무런 인식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 머리속의 뉴런(뉴런 : 신경계의 단위로 자극과 흥분을 전달한다)은 새로운 사진을 새로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억들, 또 눈에 받아들여진 것들의 ‘상대적인’ 정보를 통해 인식하는데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뇌에서 인식하는 더 중요한 정보는 어떤 색이나 크기의 절대값이 아니라 그것이 존재하는 주변과의 비교, 대조를 통한 인식이 더 결정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거기에 이미 가지고 있던 머릿속 기억과 합쳐져 우리의 ‘인식’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인식’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이기 보다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형태로 자리하게 됩니다.

아래 이미지를 살펴보세요. 실제로는 단순한 연기지만 그 사진 속에서 우리 뇌는 가장 익숙한 기억을 꺼내게 되고, 그 기억을 거쳐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냅니다. 이미지 내의 연기 속 사람얼굴이 보이시나요? 귀신을 보았다고 소문이 퍼지거나 경험했다고 하는 데에는 이러한 뇌의 ‘익숙한 기억’을 꺼내는 작용이 가장 결정적인 작용을 합니다.

출처:@Chris Murphy / http://www.metro.co.uk/weird/841852-is-this-the-devil-in-a-fire-or-disco-stu-from-the-simpsons

2011년 런던대학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 대뇌에서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시각피질의 크기가 클수록, 즉 시각처리에 대한 뇌의 활동이 더욱 발달될수록 착시에 의한 효과가 작게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결과로 생각해보자면 사람이 다양한 것을 많이 보고 느끼고, 겪을수록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http://www.nature.com/neuro/journal/v14/n1/full/nn.2706.html#/f1

(세 명의 대조군, 오른쪽으로 갈수록 위에서 본 에빙하우스 착시를 더 확실하게 느꼈는데 이때 fMRI를 통한 시각피질의 크기를 비교한 결과 크기가 훨씬 작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실 뇌가 정확히 정보를 받아들여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현재는 fMRI(funtional MRI)를 통해 활동의 정도를 비교하는 정도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뇌의 작용은 하나씩 알아갈수록 신비함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뇌 속에 숨겨진 비밀들을 풀어나간다면 우리가 인간의 신비를 풀게 되는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을 것입니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김 일 환

블로그 이미지

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