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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통해 또 다른 인간을 보다, '호문쿨루스'


요즘 당신의 '뇌 구조'는 어떤가요?
  얼마 전 인터넷에는 ‘뇌 구조 테스트’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름, 성별, 나이, 혈액형 등을 입력하면 요즘 나의 머릿속이 어떤 생각들로 채워져 있는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요, 물론 그 결과가 자신의 생각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이처럼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널리 유행하는 것을 보니 사람들이 뇌구조를 통해서 현재의 관심사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뇌구조 테스트


그런데 여러분, 실제로 ‘뇌 구조 테스트’와 비슷한 원리를 우리 몸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컴퓨터 프로그램이 만든 의도적인 지도와 달리, 우리 몸에는 ‘생물학적 지도’가 있답니다. 바로 호문쿨루스(Homunculus)라는 개념입니다.

뇌의 또 다른 지도, ‘호문쿨루스’
  호문쿨루스는 라틴어로 ‘작은 사람’을 뜻하며, 중세시대에는 ‘요정’을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1940~50년대 캐나다의 뛰어난 신경외과 의사였던 와일드 펜필드(Wilder Penfield)는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연구하여 호문쿨루스의 과학적 이론이 되는 결과를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인간의 대뇌와 신체 각 부위 간의 연관성을 밝힌 지도를 알아낸 것이지요. 즉 대뇌 피질이 위치별로 받아들이는 신체감각이 다른데, 이를 연구하여 나타낸 지도가 ‘호문쿨루스’입니다.

@adrigu / http://www.flickr.com/photos/97793800@N00/3824405866/in/photostream/


  대뇌의 피질에는 고통을 느끼는 통각 수용기가 없어, 와일드 펜필드는 국소마취를 통해 머리를 열어 뇌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대뇌 피질에는 많은 신경세포가 분포하며, 기능적으로 주로 감각을 인지하는 감각영역과 운동영역, 이 두 영역을 연결해주는 연합영역이 있는데요, 호문쿨루스는 이들 감각영역(감각피질)과 운동영역(운동피질)에서 신체의 각 부위의 기능을 담당하는 범위가 어느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를 나타낸 것입니다.

@adrigu / http://www.flickr.com/photos/97793800@N00/3824405836/


펜필드는 대뇌 피질에 침을 꽂고 전기적인 자극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운동 피질은 손가락과 입, 입술, 혀, 눈을 담당하는 부분의 피질이 넓고, 감각 피질은 손과 혀 등을 담당하는 피질이 넓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대뇌 피질의 비율을 참고로 하여 인체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구성하였는데, 이를 ‘펜필드의 호문쿨루스’라고 부릅니다. 각 신체부위를 담당(지배)하는 뇌 부위의 크기에 따라 그려낸 모형이기 때문에 원래의 인간 모습과는 굉장히 다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호문쿨루스 모형은 크게 감각 모형과 운동 모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 둘을 비교해보면 운동 모형에서는 손 부위의 크기가 감각 모형에 비해 휠씬 더 크게 표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운동 피질은 손에 관여하는 부분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나타냅니다. 역으로 본다면, 손에는 운동신경 정보와 감각신경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다른 기관에 비해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7mike5000 / http://www.flickr.com/photos/43997732@N08/4274957294/

  호문쿨루스는 자극에 따라 바뀌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적인 뇌 과학 권위자 라마찬드란 박사는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실험실』에서 ‘환상사지’라는 희귀병을 가진 사람들을 소개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사고로 팔, 다리를 잃은 후에도 팔과 다리의 감각을 계속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호문쿨루스의 관점에서, 감각과 연결된 대뇌 피질이 사고 후에도 존재하므로 계속 활성화되어 감각이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지 절단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게 되는 뇌의 부위는 다른 피질 영역에 동화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코, 입에 자극이 주어질 경우 남아있는 팔의 감각을 느낄 수도 있게 됩니다.

  실제로 다른 연구에서는, 음악가들의 뇌를 관찰했을 때 각 피질 영역의 차이가 발견되었습니다. 기타리스트들은 손가락에, 트롬본 연주자들은 입술에 더 많은 뉴런이 있었습니다. 또한 지휘자들은 청각에 대해 특수하게 발달되어 있었죠. 이처럼 뇌 안의 '호문쿨루스(Homunculus)'는 삶으로부터 받는 자극에 의해 변형될 수 있습니다. 이 호문쿨루스는 ‘신체 운동 뇌도’, ‘신체 감각 뇌도’ 등으로 불리며 심리학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호문쿨루스를 통한 뇌 자극법, ‘피포페인팅’을 아시나요?

빈센트 반 고흐 - 아를의 밤의 카페


흔히 손을 많이 사용하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이 또한 호문쿨루스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퍼즐이나 종이접기, 뜨개질 등을 자주하면 뇌 발달에 좋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호문쿨루스를 응용한 ‘피포페인팅’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피포페인팅’이란 명화를 따라 그리거나 색칠하는 일로, 뇌의 다양한 부분을 자극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피포페인팅을 하게 되면 원작을 보면서 후두엽이 자극되고, 이를 인지하고 기억하는 작용을 통해 측두엽이 자극됩니다. 그리고 붓을 들고 손을 움직이면서 전두엽이 자극되는 등 뇌의 모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죠. 이는 아이들의 두뇌 개발을 촉진하고 정서불안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개념인 ‘호문쿨루스’. 자, 이제 ‘호문쿨루스’에 대해 알았으니 이 생물학적 지도를 이용해 뇌를 더 효과적으로, 건강하게 관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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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당신이 보고 있는, 겪고 있는 세상은 진짜 세상일까요? 우리가 보고 느끼고 있는 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수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예술작품과 사진들이 대중에게 공개될 때마다 사람들은 작품에 환호했고, 신기함을 느꼈으며, 때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출처:http://channel.nationalgeographic.com/channel/brain-games/watch-this-pictures/#/brain-games-optical-illusion_38884_600x450.jpg


사진을 잘 바라봅시다. 어떠세요? 사진 중앙의 두 사각형의 색 중 확실히 위에 있는 사각형의 색이 어둡다고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이번엔 지평선을 가리고 사진을 봅시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지평선을 가리고 보면 위의 사각형과 아래 땅 부근의 사각형의 색이 똑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진으로 넘어가봅시다. 여기서 퀴즈! 가운데 주황색 원 보이시죠? 어떤 원의 크기가 더 커보이나요?
정답은, 두 원의 크기는 같다! 입니다. 19세기말 심리학자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가 발견한 이 착시효과는 실제로는 같은 크기인 가운데 두 원의 크기가 주변의 크기로 인해 마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Mond-vergleich.svg


그렇다면 왜 이렇게 똑같은 색깔, 크기, 혹은 거리인데도 우리가 느끼기엔 다르게 인식되는 걸까요? 그 비밀의 열쇠는 바로 우리 뇌에 있습니다. 눈에서 받아들여지는 빛의 정보는 그대로 뇌로 전달될 뿐 아무런 인식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 머리속의 뉴런(뉴런 : 신경계의 단위로 자극과 흥분을 전달한다)은 새로운 사진을 새로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억들, 또 눈에 받아들여진 것들의 ‘상대적인’ 정보를 통해 인식하는데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뇌에서 인식하는 더 중요한 정보는 어떤 색이나 크기의 절대값이 아니라 그것이 존재하는 주변과의 비교, 대조를 통한 인식이 더 결정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거기에 이미 가지고 있던 머릿속 기억과 합쳐져 우리의 ‘인식’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인식’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이기 보다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형태로 자리하게 됩니다.

아래 이미지를 살펴보세요. 실제로는 단순한 연기지만 그 사진 속에서 우리 뇌는 가장 익숙한 기억을 꺼내게 되고, 그 기억을 거쳐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냅니다. 이미지 내의 연기 속 사람얼굴이 보이시나요? 귀신을 보았다고 소문이 퍼지거나 경험했다고 하는 데에는 이러한 뇌의 ‘익숙한 기억’을 꺼내는 작용이 가장 결정적인 작용을 합니다.

출처:@Chris Murphy / http://www.metro.co.uk/weird/841852-is-this-the-devil-in-a-fire-or-disco-stu-from-the-simpsons

2011년 런던대학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 대뇌에서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시각피질의 크기가 클수록, 즉 시각처리에 대한 뇌의 활동이 더욱 발달될수록 착시에 의한 효과가 작게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결과로 생각해보자면 사람이 다양한 것을 많이 보고 느끼고, 겪을수록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http://www.nature.com/neuro/journal/v14/n1/full/nn.2706.html#/f1

(세 명의 대조군, 오른쪽으로 갈수록 위에서 본 에빙하우스 착시를 더 확실하게 느꼈는데 이때 fMRI를 통한 시각피질의 크기를 비교한 결과 크기가 훨씬 작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실 뇌가 정확히 정보를 받아들여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현재는 fMRI(funtional MRI)를 통해 활동의 정도를 비교하는 정도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뇌의 작용은 하나씩 알아갈수록 신비함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뇌 속에 숨겨진 비밀들을 풀어나간다면 우리가 인간의 신비를 풀게 되는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을 것입니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김 일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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