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타이타닉, 크루즈의 과학

지난 4월, 타이타닉이 다시 재개봉하면서 타이타닉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었는데요.
저도 초등학교 때 비디오로 본 후 매우 감명을 받은 영화였던지라 다시 한 번 극장을 찾아 관람을 했습니다. 극장에서 보니 역시 스케일 자체가 남다르더군요!!
마지막에 잭이 죽는 장면은 다시 한 번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아는 타이타닉의 침몰, 과연 이 비극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요?
영화에서 다뤄진 것처럼 타이타닉이 빙산에 의한 충돌로 침몰한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선박기술로 보나 크기로 보나, 그 거대한 타이타닉이 한순간에 침몰했다는 것은 조금 믿기 어려운 일인데요. 이번 시간에는 대체 당시 타이타닉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아보고 타이타닉이 침몰한 대양의 위에서 새롭게 달리고 있는 현대의 타이타닉 크루즈의 최첨단 과학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그럼 Let's Go!!

1. 타이타닉 침몰 비밀은 철의 성분?

1912년 타이타닉이 침몰한 후 73년 뒤인 1985년 타이타닉 침몰에 관한 과학적인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조사 결과 타이타닉의 오른쪽 앞부분에 10m의 구멍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하는데요. 에게~!! 겨우 10m?? 10m 밖에 안되는 구멍 때문에 269m에 달하는 거대한 배가 침몰할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얼음이 강철을 찢었다는 것도 매우 의아한 일입니다. 보통 구겨는 지지만 구멍이 날 정도로 강철을 찢기는 힘듭니다. 즉, 타이타닉의 외벽은 매우 불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죠.

타이타닉 외벽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망간과 황의 비율이 낮았다고 합니다. 황은 철의 결합을 약하게 만드는 주범인데요. 망간을 넣어주면 황이 망간에 결합하여 철의 결합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해줍니다. 타이타닉은 이 망간과 황의 비율이 현대 저탄소강의 2분의 1 정도로 낮았다고 합니다. 얼음에 외벽이 찢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죠.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철판을 결합시키는 리벳입니다. 조사결과 배의 가운데 부분은 강철 리벳을 쓴 반면 뱃머리부분에는 단철 리벳을 사용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하여 리벳이 분리되면서 구명이 더 크게 벌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불쌍한 타이타닉호.. 좀 더 신경 써서 만들었더라면 잭과 로즈와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아무튼 다 지난 과거이고 현재는 타이타닉의 후배들이 대양 속에 잠들어 있는 선배의 뒤를 이어 대양 위를 신나게 달리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크루즈인데요!!

타이타닉 이후 뛰어날 정도로 발전한 세계 선박기술. 지금부터는 최첨단 과학이 담긴 크루즈여객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2.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타이타닉의 후배들 크루즈!!
 


현대의 크루즈는 타이타닉보다 2만t 이상 큰, 7만t의 거대한 배가 많습니다. 예전에 제가 일본여행을 갈 때 크루즈를 타고 간적이 있었는데요. 엄청난 크기의 배가 움직이는데도 매우 고요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이 경이로울 정도였습니다.
흔히 크루즈를 대형 여객선의 꽃이라고 합니다. 호화로운 내부 장식과 안락한 실내 환경, 그리고 안전을 책임지는 각종 설비들까지. 여기가 배인지 호텔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크루즈를 최고의 여객선으로 만드는 기술은 선박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크루즈는 인구 수천 명의 작은 도시 하나가 통째로 들어와 있는 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안전하면서도 승객들이 집이나 도시에서 즐길 만한 흥미로운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고도의 선박 안전 기술과 호텔 건설 기술, 인테리어 기술, 그리고 바다 환경을 보호하는 환경 기술이 집약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uinet / http://www.flickr.com/photos/quinet/48210215

(1) 크루즈의 기본은 역시 안전!!

http://mobileplayer.tistory.com22


앞서 말했듯이 타이타닉호는 빙산에 선박부가 긁히면서 배 안으로 물이 들어와 침몰했습니다. 이런 사고는 그 이후에도 자주 발생했는데요. 무게 때문에 작은 배보다 바다 깊숙이 가라앉는 대형 선박의 경우, 얕은 바다에 가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운항 중일 때 배의 뒷부분은 거의 10m 깊이까지 잠기는 반면 선두는 절반도 안 되는 4.4m 정도가 잠긴다고 합니다. 한창 운항 중인 배는 앞부분이 뒷부분에 비해 5m 이상 번쩍 들린 채 운항되는 셈이죠.

좌초가 일어나면 배 안에 물이 들어오는데, 물이 한정된 곳에만 차도록 유도하면 배 전체가 무거워지지 않아 침몰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형 선박은 안에 벽 같은 세로 시설물을 설치해 들어온 물을 가두는 기술을 도입하였습니다. 이런 벽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화재가 날 경우 닫혀 더 이상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하는 ‘내화격벽’과 물을 가두는 ‘수밀격벽’이 있습니다.
그리고 입항과 출항을 할때 미세하게 배를 조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배를 타본 여러분들은 아시겠지만 배에서 보면 왼쪽으로 마치 게가 걷듯 옆걸음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배가 평소 운항할 때는 로켓이 추진하듯 후미에 있는 거대한 프로펠러를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고, 방향을 바꿀 때는 꼬리지느러미처럼 생긴 키가 추력의 방향을 좌우로 바꿉니다.

Titanic Exhibition(@Joshua Chang / http://www.flickr.com/photos/gmecheese/4731844927)


그럼 어떻게 배가 옆으로 게처럼 움직일까요? 그것은 바로 선측추진기라고 부르는 장치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측추진기는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과 수직이 되게 설치한 보조 프로펠러로, 입항과 출항을 할 때 부두로 배를 접근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입출항이 잦은 크루즈는 거의 모두 여러 개의 선측추진기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짓는 대형 선박에는 좌우로 180° 회전이 가능한 가변형 추진기를 달기도 합니다. 방향을 직접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키는 물론 후미의 선측추진기가 따로 필요 없는 셈이죠.

(2) 더 이상의 빙산충돌은 없다!! 해상 충돌 방지시스템

첫 크루즈 여행!! 창밖을 보니 수많은 상선과 LNG선이 시야 가득 바다를 가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도를 보니 곳곳이 얕고 좁아 위험한 지역 투성이 입니다. 하지만 크루즈에는 이런 위험한 곳을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있다는데요, 과연 어떤 기술일까요?

선장실 내부 모습

항공기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배에도 ‘충돌방지시스템’이 있습니다. 해상 충돌방지시스템은 배가 장애물과 충돌하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기기입니다. 레이더와 관제정보, 해도를 종합해 접근하는 배나 장애물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레이더로 궤적을 추적한 뒤 안전한 경로를 계산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모든 위험이 사라지면 본래 항로로 복귀하는 최단경로를 알려줍니다.

앞에 보이는 모니터 장비들이 레이더와 항법장치이다

하지만 바다는 늘 변수가 많습니다. 0.1m 단위까지 표시된 상세한 해도와 레이더장비, 항법장치, 관제시설을 갖췄다 해도 항구를 벗어나는 일은 아직 사람의 세심한 주의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사고 직후,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해양법률가의 말을 빌려 “항법장치에만 의존한 채 기존 항로를 벗어나 해안에 접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항구 정보를 잘 아는 경험 많은 도선사의 동행이 필수”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여행을 갔을 때도 현지인 도선사 한 명이 탑승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배가 항구를 떠나자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이 다른 배를 타고 항구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았는데요. 아마도 현지 항구를 안내해주던 도선사가 아닌가 짐작을 해봅니다. 역시 최첨단 장비도 못하는 것을 해내는 인간의 지혜는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물론 발전하는 선박과학의 미래 역시 앞으로도 기대되지만요.

시간이 지나 언젠가 거대한 크루즈를 타고 대양일주를 해보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크루즈여행. 여러분들도 한번 첨단과학의 크루즈를 타고 여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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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하늘을 나는 배, 위그선을 아시나요?

자기부상열차(magnetic levitation train).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운행을 계획하고 있는 도시형자기부상열차는, 잘 알려진 대로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 위에 부상시켜 움직이는 열차’입니다. 바퀴가 없는 기차, 즉 ‘하늘을 나는 기차’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원래부터 하늘을 날았던 비행기, (기차의 신분이지만 매우 낮게나마) 날고 있는 자기부상열차처럼 바다에도 하늘을 나는 배가 있는데요. 여기서는 그 주인공인 ‘위그선’을 소개코자 합니다.

위그선

@Jeff McNeill / http://www.flickr.com/photos/jeffmcneill/2948059126

위그선(WIG Craft; Wing-In-Ground Craft)은 수면에 근접해 비행하는 배를 일컫습니다. 우리 말로는 ‘수면비행선박’이라 이름 붙이고 ‘표면효과를 이용하여 수면에 근접해 비행하는 선박’이라고 정의내리고 있고요.

1960년대 옛 소련의 군사적 목적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위그선은, 대형의 경우 시속 300km에 육박할 정도로 빠른 것이 장점입니다. 화물선, 여객선 등 일반 해상 수송수단의 속도가 100km를 넘는 것이 많지 않음을 생각했을 때(수상 택시도 최고 70km정도라고 하니까요), KTX 속도에 맞먹는 위그선의 스피드는 바다에서의 이동을 한결 빠르게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세계적으로 실용화가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수송수단이지만, 지구의 표면적은 바다가 땅보다 두 배 넓은 만큼 미래에는 가장 필요한 배가 될지도 모릅니다.

위그선의 원리
위그선은 기존 선박들이 운항을 할 때, 물에 의해 받는 저항을 줄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면 위로 살짝 띄운 배입니다. 일반적으로 배의 속도가 느린 이유는 바닷물과의 마찰 때문인데요, 공기가 물보다 상대적으로 저항이 작은 것은 당연한 얘기겠죠? 이런 발상을 바탕으로, 배의 몸 전체를 수면 위로 띄운, 즉 배에 날개를 단 것이 위그선인 셈이지요.

위그선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원리부터 살펴보고자 합니다. 비행기가 공중에 뜰 수 있는 것은 ‘날개’ 때문입니다. 물론 날개가 있다고 모든 물체가 날아오르지는 않지요. 비행기의 날개는 윗면의 면적을 아랫면보다 크게 만들어, 윗면을 지나는 공기들이 면적이 좁은 아랫면을 지나는 공기보다 빠른 속도를 가지게 합니다. 공기의 흐름이 빠른 곳일수록 압력이 낮아지고, 그 반대에는 압력이 높아지는 ‘베르누이 정리’에 의해 비행기 날개 역시 윗면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비행기도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이런 원리에 의해 날개 아래의 공기들이 비행기를 위로 올라가게 하는, 이른 바 ‘양력’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떠오른 비행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엔진에서 나오는 ‘추력’이고요.

@Freakland - フリークランド / http://www.flickr.com/photos/freakland/212331246

위그선이 움직이는 원리는 비행기와 조금 다릅니다. 비행기가 지면보다 훨씬 높게 비행하며 ‘양력’을 낸다면, 위그선은 지면에서 가깝게 비행하며 ‘지면효과’를 이용합니다.
지면효과는 비행기 기체가 지면 가까이로 다가가면서 날개 아래쪽의 경계면(수면 같은) 때문에 날개 주위의 공기 흐름이 변하게 되면서 경계면으로부터 수직으로 받는 힘이 커지는 원리인데요, 날개가 경계면에 가까워질수록 아래쪽 공기의 속도가 더욱 낮아져, 압력이 커지면서 수직 방향으로 받는 힘이 증가하는 시스템입니다.

‘지면효과’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기체가 상공에 있는 비행기는, 날개 밑의 공기가 날개 아래에서 날개를 받쳐 주다가도 끝 지점에서 더 이상 받칠 게 없어 둥글게 돌아 날개 위로 올라오는 ‘와류’를 발생시키며 비행기의 진행을 방해하는 데요, 위그선은 경계면에서 가깝기에 이러한 와류의 발생도 줄어듭니다

구소련의 초거대 위그선 에크라노플랜


 
비행기 보다 위그선
위그선이 상용화된다면, 중국이나 일본처럼 바다 건너 가까운 거리의 나라를 훨씬 빠르게 왕래할 수 있게 되겠지요. 일반적으로 비행기는 정상 비행을 위해 고도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활주로가 없는 섬을 갈 때나, 우리나라의 동해․서해․남해를 바다로 일주하고 싶을 때 무엇보다 위그선이 매력 있는 이동수단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위그선, 갈매기호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1960년대 옛 소련에서 최초의 위그선을 세상에 등장시켰지만, 기록에는 1920년부터 지면효과를 이용하여 실험용 배가 건조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이후 1990년대 이후에 독일, 러시아, 중국, 미국, 호주 등에서 2~16인승의 소형 위그선 개발 연구가 진행되었고, 관광용․군사용 등으로 여러 모델을 내 놓기도 했는데요, 아직 수백명을 동시에 태울 수 있는 상업용 대형 위그선은, 경제성․효율성 등을 이유로 개발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세계 최고의 조선공학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미래,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우리의 위그선이 세계의 바다를 가르길 기대합니다.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기자 김 병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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