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NK 세포’를 아시나요?

착한 세포, NK Cell
여기 착한 세포가 있습니다. 이 세포의 이름은 ‘NK세포’. 혹시 들어보신 적 있나요? NK 세포는 ‘Natural Killer Cell’로, 뜻 그대로 ‘자연살상세포’를 말합니다. 우리 몸에서 암세포가 자라지는 않는지 항시 체크하고,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로, 백혈구의 일종이며 백혈구의 약 40%가 바로 이러한 면역세포로 알려져 있습니다.

@Pommiebastards / http://www.flickr.com/photos/pommiebastards/2936774530

NK 세포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우리 몸의 면역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면역(immunity)’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인체 내 이물질을 인식하고 이를 제거하려는 인체의 방어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면역세포는 적군인지 아군인지를 판단해 공격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판단은 바로 '단백질 구조'를 통해서 이루어지는데요, 일단 면역세포는 '흉선'이란 곳에서 자기 몸의 단백질 구조를 익히게 되고, 이후 체내를 돌아다니며 단백질 구조가 다른 이물질을 찾게 되면 이를 공격하게 됩니다.

다양한 면역세포 중 NK 세포는 인체가 본디 가지고 있는 세포로써 1972년 발견되었습니다. 이 면역세포는 주로 골수에서 만들어지는데요, 앞서 말한바와 같이 NK 세포는 암세포를 찾아 이를 직접 죽이는 역할을 합니다. 무엇보다도 NK세포는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T세포가 류마티즘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과 대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AJC1 / http://www.flickr.com/photos/ajc1/4721366454/

NK 세포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긴 촉수를 갖고 있는 수상돌기 세포가 이 촉수를 이용하여 암세포를 감지하여 NK 세포에게 알려주게 됩니다. 수상돌기 세포는 외부 물질이 체내에 침입했을 때 이를 감지하여 면역계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 세포입니다. 이처럼 암세포의 존재를 전달받은 NK세포가 암세포를 발견하면 세포막 융해 단백질과 페르포린으로 암세포에 구멍을 내고, 암세포에 수분과 염분을 투입하여 암세포를 팽창시켜 파괴시킵니다. 또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투입, DNA를 절단하여 암세포를 축소시켜 파괴시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NK 세포를 이용한 항암 치료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NK 세포의 장점은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암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항암 치료는 구토나 무기력, 세포 손상 등을 일으키는데, NK 세포를 투여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죽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NK 세포는 대부분 작은 암세포나 종양에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NK 세포는 아쉽게도 중년 이후 나이가 들수록 점차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NK 세포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외부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NK 세포의 수는 급감하게 되는데요, 반대로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자주 웃게 되면 NK 세포의 수와 그 활동량은 증가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많이 웃어야겠죠? 

그렇다면 이처럼 NK세포 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1. 웃어라, 그러면 건강해질 것이다

@LawPrieR / http://www.flickr.com/photos/lawprier/3712624247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웃으면 엔돌핀이 생성된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으실 텐데요, NK세포 역시 엔돌핀을 생성시키는 세포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NK세포가 활성화 된다고 합니다. 우리 뇌는 입꼬리를 올리고 웃는 제스처만 해도 웃고 있다고 인식한다고 하죠? 웃는 일이 없는 세상이라 할지라도 일부로라도 많이 웃으면 그 순간 우리 몸은 건강해진다는 것, 잊지 마세요!

2. 버섯이 주는 건강
지난 2010년 미국 메사추세츠 터프츠 대학 연구진은 흰 양송이버섯의 항바이러스와 면역력 증가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버섯 속에 포함된 '베타글루칸'이 NK세포의 증식을 돕는 '사이토카인'을 생성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면역력 강화를 위해 밥상 위에 버섯요리를 꼭 올려두어야겠네요.

3. 건강한 수면이 건강한 신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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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는 천하무적은 아닙니다. 면역세포도 활동을 하면서 약해지거나 활동량이 떨어지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면역세포는 밤 시간동안 회복하게 됩니다. 면역세포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은 새벽 1-2시 사이인데요. 이 시간은 수면호르몬이라고 부르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가장 많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거나 양질의 수면에 들지 못하면 신체 리듬이 깨지고, 면역력이 약해지게 됩니다.

4. 피톤치드의 효과를 아시나요?
피톤치드란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과 살균력을 의미하는 '치드'의 합성어로, 숲 속의 식물들이 만들어 내는 살균성을 지닌 모든 물질을 이야기합니다. 피톤치드는 사람의 세포에 쉽게 흡수되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를 낮춰줄 뿐 아니라 숙면을 유도하기도 하며, NK세포의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등 면역력 증가에도 일조합니다. 일본 니혼의과대학 리큉 교수와 산림종합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NK세포 활성도를 조사한 결과, 산림욕을 시작한 지 이틀 후 첫날에 비해 활성도가 8%까지 증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암세포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든든한 군대, NK세포. NK세포를 활성화시켜 건강한 삶을 지켜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평소 생활 속 작은 노력이 여러분들의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참조 | KBS 생로병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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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면역력(免疫力), 내 몸을 지키는 방패


환절기가 시작되면 사방에서 콜록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크고 신체리듬에도 변화가 찾아오기 때문에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한다. 하지만 똑같은 환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달리 유독 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이 있는데,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면역력이라는 이름의 방패
그 비밀은 바로 면역력. 면역력은 말 그대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을 이야기하는데, 보통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여 바이러스 등이 침투해도 큰 병으로 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면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백혈구다. 백혈구는 살균성분이 있는 과립을 가진 ‘과립구’와 항체를 생성하는 ‘림프구’, 그리고 ‘단핵구’ 등으로 나눠지는데, 이중 면역세포(과립구, 림프구)가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적절한 균형 상태를 유지하면 강한 면역력을 갖게 된다. 만일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과립구가 늘어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림프구가 늘어나는데 세균이 없는 상태에서 과립구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발생하여 자기 조직을 공격하기도 한다.

@Cali4beach / http://www.flickr.com/photos/cali4beach/6464289705/

이 같은 면역력은 보통 체온이 1도 내려갈 때 30% 약해지는 반면, 체온이 올라가면 면역력도 몇 배 강화되므로 겨울철에 체온을 잘 유지하기만 해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사실 감기 역시 단순히 찬 곳에 오래 있어서 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보다 차가운 공기로 인해 체온이 내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감기 바이러스가 잘 침투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그러니 만일 자신만 감기에 자주 걸린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쯤 자신의 면역력을 점검해보고 외출할 때는 옷을 두껍게 입어 보온에 신경 쓰도록 한다. 만일 면역력이 낮은 상태에서 감기에 걸리게 되면 쉽게 떨어지지 않거나 남들보다 더 심하게 앓게 된다.

그렇다면 자신의 면역력 정도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면역력은 혈액검사를 통해 알 수 있으며 자가진단(체크리스트)을 통해서도 추정할 수 있다. 혈액검사는 백혈구 분획검사를 통해 과립구나 림프구의 비율을 조사하여 알아내게 된다. 건강한 상태일 때 면역세포의 적절한 비율은 림프구가 전체 백혈구의 25~38%, 과립구는 50~65%를 차지하는 정도다.

[자가진단법] 그렇다(2점), 보통(1점), 아니다(0점)
1. 쉽게 피곤해진다.
2.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3. 숙면을 해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4. 항상 몸이 나른하고 권태감을 느낀다.
5. 감기가 쉽게 걸리고 잘 낫지 않는다.
6. 입안이 잘 헌다.
7. 눈에 염증이 잘 생긴다.
8. 상처와 흉터가 잘 낫지 않는다.
9. 무좀이 생긴다.
10. 배탈, 설사가 잦다.
11. 인내력과 끈기가 없어진다.
12.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13. 담배를 많이 피운다.
14. 술을 많이 마신다.
15. 매일 스트레스가 쌓인다.
16. 기분 전환이 잘 안된다.
17. 일에 집중이 잘 안된다.
18. 생활 시간대가 불규칙하다.
19. 식생활 및 영양 섭취에 무관심하다.
20. 친척이나 형제 중에 생활습관병이 많다.

30점 이상 :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상태.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정기검진을 받도록 한다.
20~29점 : 면역력이 약한 편. 방심하면 질병에 걸릴 수 있다.
10~19점 : 보통의 상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9점 이하 : 매우 건강한 상태. 현재의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한다.

@klynslis / http://www.flickr.com/photos/lisa_yarost/2331635722

그렇다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과거만 하더라도 흙장난을 하고, 찬바람을 맞으며 뛰어다녀도 아프기는커녕 그 흔한 감기에조차 잘 걸리지 않았었다. 헌데, 지금은 어떤가. 흙장난을 하지도 않고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데도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은 오히려 늘어났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라이프스타일 때문!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은 수면이 부족하고, 시간이 없어 운동을 하지 못하며, 끼니도 거르기 일쑤다. 끼니를 거르면 우리 몸의 영양소는 부족해지고 불균형한 상태에 이르는데 그로 인해 면역력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과도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의 강도도 높은데, 더 큰 문제는 이를 음주나 흡연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면역력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면역은 최고의 의사이며 최고의 치료법이다' -히포크라테스

곧 겨울의 막바지 추위가 지나고 나면 환절기가 찾아올 것이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괴롭기만 한 환절기. 최고의 의사이자 치료법인 면역력을 강화하여 환절기를 행복하게 보내보자. 

첫째,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

@kimsdinner / http://www.flickr.com/photos/kimsdinner/4111453600/

앞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지적했듯이 영양소 불균형은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끼니를 거르거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를 먹지 말고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영양소가 들어간 음식을 챙겨먹도록 한다. 대표적으로 과일이나 채소, 현미와 같은 곡류가 포함된 전체식품을 들 수 있는데, 전체식품은 버리는 부분 없이 통째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으로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특히 비타민 B는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피로회복을 도와주며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므로 반드시 챙겨 먹도록 한다.

둘째, 충분한 수면

@WarmSleepy / http://www.flickr.com/photos/33498942@N04/6016197366/

잠은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절약하게 되는데 이밖에도 우리 몸의 세포 활동을 도와 면역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면역 세포의 활동이 둔화되어 면역력이 자연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잠을 충분히 자는 것 외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수면 중의 '체온'인데, 우리 몸은 수면에 들어가면 체온이 1~1.5도 정도 낮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잘 때는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이불을 잘 덮고 자야하며 평균 체온보다 높은 37도 정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셋째, 철저한 위생관리

@SCA Svenska Cellulosa Aktiebolaget / http://www.flickr.com/photos/hygienematters/4504612033/


손에는 세균이 많아 입으로 손을 자주 갖다 대거나 손으로 음식을 먹을 경우 손에 있는 세균이 체내에 들어와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손은 자주 씻어주는 것이 좋은데, 외출했다가 들어오면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고 회사에서 만지는 마우스나 키보드에도 세균이 많으므로 일을 하다가도 중간 중간 손을 씻어 주도록 하자.

넷째, 스마일~ 자주 웃자!

@LawPrieR / http://www.flickr.com/photos/lawprier/3712624247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과도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파괴시키고 백혈병의 수치를 감소시키므로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좋다. 요가나 단전호흡처럼 심신을 달래주는 것도 좋지만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울 때는 대신 자주 웃도록 한다. 웃을 일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웃으면 근육이 수축하고 뇌를 자극하여 행복해서 웃을 때처럼 엔돌핀 등 면역력을 높이는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다섯째, 체온을 높여라!
체온이 떨어지면 혈액순환이 둔화되어 면역기능이 저하되는데, 이로 인해 대사기능이 저하하거나 암 발생률이 증가하게 된다. 반대로 체온이 상승하면 몸의 효소들이 활발해지고 면역기능이 올라가므로 겨울철에는 온천욕 등을 통해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kbs ‘비타민’ 참조)

면역력은 서른 살을 넘기면서 점차 떨어지기 시작한다. 특히 50대가 되면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고 하는데, 지금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과신하지 말고 평소에 면역력을 잘 관리하여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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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화학상]

실험실에서 쫓겨난 과학자, 노벨상을 받다

소금이나 금속 같은 고체는 원자나 원자군이 일정한 모양으로 연속해서 배열된 물질이다.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원자나 원자군이 대칭구조를 이루며 주기적으로 배열돼 공간을 꽉 채운 모양이 나타난다. 이런 물질이 ‘결정질 물질’이다. 만약 원자가 규칙적인 배열 없이 무작위로 섞여 있다면 ‘비정질 물질’이라고 부른다. 유리가 대표적이다. 즉 고체는 결정질 물질 아니면 비정질 물질 둘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2011년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인 단 셰프트만 이스라엘공대 교수는 결정질도, 비정질에도 속하지 않는 물질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이단시되며 학계에서 쫓겨나기까지 했으나 후에 이 주장은 사실로 밝혀졌다. 그가 발견한 것은 결정질 물질과 비정질 물질의 중간인 준결정 물질이었다.

단 셰프트만 이스라엘공대 교수

정설을 뒤집은 새로운 발견, 그러나 무시당한 발견
1982년 4월 8일, 셰프트만 교수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당시 국립표준국)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있을 때다. 그는 그날도 어김없이 전자현미경으로 합금의 결정구조를 관찰하고 있었다. 중량기준으로 20%의 망간이 섞여있는 알루미늄 합금의 결정구조를 관찰하던 중 원자 배열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회절패턴이 5회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5회 대칭구조를 가지는 결정은 없다는 게 당시의 정설이었다.

셰프트만 교수 자신도 실험 결과를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같은 실험을 반복하고, 다른 각도에서 찍어 봐도 마찬가지였다. 고민 끝에 동료들에게 이 결과를 말했지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그의 소속 연구실은 연구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그를 퇴출시켰다. 그러나 셰프트만 교수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이 결과를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존 칸 박사와 함께 물리학 분야 과학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발표했다. 이후 학계에서는 이런 원자 구조를 가진 결정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논쟁이 벌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과학자들도 준결정을 속속 발견하기 시작하면서 결정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했다.

원하는 성질의 금속을 디자인하다

준결정 강화 마그네슘 합금은 가벼우면서도 단단해 초경량 비행기의 재료로 쓸 수 있다.

준결정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구조가 결정질 물질과 비정질 물질의 중간이다. 따라서 두 물질의 성질을 모두 갖고 있다. 결정질 물질처럼 단단하면서도 비정질 물질처럼 열이나 전기를 잘 전달하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준결정으로 면도날이나 프라이팬의 코팅재, 엔진을 보호하는 단열재 등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준결정 자체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준결정의 구조만 빌려 금속합금을 새로 설계할 수도 있다. 결정의 구조를 마음대로 조작함으로써 원하는 특성의 금속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준결정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금속의 조성이나 제조공정을 바꿔 합금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비행기나 자동차, 교량 어디에 쓸지에 따라 필요한 물성대로 금속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준결정이 소재 분야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글 | 김도향 연세대 교수, 준결정체로 창의연구단 단장

[생리의학상]

선천성-후천성 면역 연결고리 찾아내

우리 몸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있다. 심지어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있다고 할 정도다. 이들 미생물 중에서는 소화를 돕거나 각질을 먹는 유익한 것들도 있지만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도 있다. 그래서 지구에서 살아남으려면 외부 미생물이 침입했을 때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싸움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 면역학이다.

면역계 경종 울리는 ‘미생물 단백질 감지기’

故 랠프 슈타인만

면역은 크게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적응성 면역, adaptive immune)으로 나뉜다. 병원균이 처음 침투했을 때 우리 몸의 선천성 면역계가 즉각 인지하고 반응한다. 하지만 2~3주가 지나거나 동일한 병원균이 다시 침입했을 때 우리 몸은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병원균을 무찌른다. 후천성 면역계가 병원균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천성 면역계는 우리 몸속에 이미 존재하면서 외부에서 병원균이 침입할 때를 대비한다. 피부나 점막에서 병원균이 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침이나 위액에 분비물을 내보내 병원균을 죽인다. 대식세포나 호중성구, 수지상세포 같은 먹보 세포들이 출동해 병원균을 감싸 흡수하듯이 잡아먹거나 자연살생세포 같은 킬러가 병원균을 죽인다. 이 세포들은 모두 백혈구다.

먹보 세포들은 어떻게 병원균을 알아볼까. 이것이 이번 노벨상의 핵심이다. 미생물에는 병원균임을 알리는 단백질이 붙어 있다. 먹보 세포는 바로 이것을 감지한다. 먹보 세포에게는 TLR(톨 유사수용체)이라 불리는 ‘미생물 단백질 감지기’가 있기 때문이다. TLR이 미생물 단백질을 감지하면 선천성 면역계에 병원균이 들어왔다는 경보를 울린다. 호프만 교수는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으로 가설로만 존재하던 TLR을 발견했다.

강력한 면역 반응 부추기는 수지상세포

브루스 보이틀러

율레스 호프만
















발표 사흘 전에 작고한 랠프 슈타인만 박사는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인 수지상세포를 발견했다. 수지상세포는 나뭇가지가 뻗어 있는 것처럼 생겨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혈액이나 림프, 피부, 조직 등 우리 몸 전체에 퍼져 있다. 슈타인만 박사는 호프만 교수와 보이틀러 교수가 TLR을 발견한 것(1990년대)에 앞서 1970년대에 이미 수지상세포를 발견했다.
그는 후천성 면역세포, 즉 B세포와 T세포가 어떻게 병원균이 침투했음을 알아내는지 연구했다. 이들 세포는 감염되자마자 즉각 반응하는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가 병원균의 침입을 알리고 활성화시킨다고 생각한 것이다. 수지상세포는 병원균이나 종양을 발견하면 잡아먹고 분해한 뒤 T세포에 이를 알렸다. T세포를 활성화 시켜 더 빠르고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은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던 두 면역계가 실제로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기존 면역학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이들의 발견은 면역 활성 단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했으며, 선천성 면역이 후천성 면역을 활성화하는 원리를 응용해 감염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이나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의학 혁명으로 이어졌다.

                                                                                                     글 | 이원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출처 | FOCUS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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