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브레인’ 속의 교모세포종을 알아보자!!

지난 2011년부터 뇌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Neuroscience’ 라는 키워드는 핫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인간의 뇌에 대한 관찰과 탐구는 아직도 미지의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러한 매력에 매료되어 신경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드라마 ‘브레인’에서 나오는 뇌 과학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드라마 ‘브레인’
뇌질환 전문 신경외과 의사인 이강훈(신하균)의 욕망과 삶을 그린 드라마. 어린 시절 뇌질환으로 아버지를 잃고 뇌 의학에 뛰어든 이강훈 의사는 불우한 성장 환경 때문에 성공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불태웁니다. 그래서 자신과 다르게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편안하게 의사가 된 서준석(조동혁)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아버지를 수술했던 김상철 교수까지 뛰어넘어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달려가게 됩니다. 드라마 브레인은 바로 이 과정을 의학적 내용과 함께 담고 있습니다.


1.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뇌종양 ‘교모세포종’

교모세포종은 쉽게 말하면 뇌종양을 말합니다. 뇌에 암 덩어리가 생기는 것이죠. 교모세포종은 전체 뇌종양의 12~15%를 차지합니다. 뇌종양 중에 가장 악성 중에 악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단을 해도 기껏해야 15~18개월 남짓 사는 것이 전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주인공 이강훈의 어머니는 교모세포종에 걸려 수술을 하고 아직 임상단계에 들어가지도 않은 신약을 쓰면서까지 치료를 했지만 사망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신경외과에서는 교모세포종이 아주 골칫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술을 해도 눈에 띄는 호전 증상이 없으며 뇌 전이 속도 또한 빠릅니다. 그리고 출혈이나 괴사가 많아 수술 후에도 후유증으로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에 촛점을 두고 치료를 하는데요.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교모세포종은 방사선 및 화학물질 노출, 바이러스 감염, 면역결핍 등으로 유전자가 변형되면서 생기는 것이 원인입니다. 하지만 교모세포종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암이 이와 같은 경우로 발생합니다.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CT나 MRI 촬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미 몸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알아차렸을 때는 너무 늦은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교모세포종은 다른 암과 다르게 세포와 조직 사이사이 촘촘히 촉수를 내리면서 뻗어 있습니다. 의사가 보았을 때는 무척 골치가 아픈 암인 것이죠. 따라서 수술을 하는데도 매우 어려움이 따르는 암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교모세포종 수술 방법은?

뇌수술에는 엄청난 첨단 장비들이 사용됩니다. 고배율 현미경, 내비게이션 장치, 종양표지자, 초음파 흡입기 등이 이용됩니다. 고배율 현미경은 주로 신경과 같은 미세한 것을 건드리고자 할 때 이용해야 합니다. 신경은 정말 신중한 수술이기 때문이죠. 또한 내비게이션 장치는 수술 가위와 기계들이 주요 다른 신경과 세포조직들을 건드리지 않고 수술하고자 하는 곳 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시뮬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양 표지자는 항원-항체 반응의 원리를 이용해 암 세포를 찾게 하고 암세포의 경계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약물이고, 초음파 흡입기는 말 그대로 암을 흡입하는 장치입니다.

수술방내에는 이동식 CT와 MR을 설치하여 종양을 제거하고 합병증 발생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놓으며,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마취가 힘든 경우에는 환자가 깬 상태에서 각성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교모세포종을 수술로 제거하고 나면 항암방사선 치료를 일주일에 5일, 5~6주간 치료하게 됩니다.

3. 교모세포종 치료의 희망

얼마 전 국내에서 뇌종양 최고 권위자이신 분당 차병원의 조경기 박사 연구팀수지상세포를 활용한 치료의 백신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수자상세포는 전문용어로 DC (Dendritic Cell)로서 암이나 감염균과 같은 항원에 대한 방어 면역을 ‘유도해주는’ 면역세포입니다.

이 치료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뇌종양 환자의 혈액에서 수지상세포를 순수 분리합니다. 이를 환자의 종양조직과 안전하게 융합 시킵니다. 그러면 융합된 수지상세포는 암을 공격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 수 있도록 면역작용을 유도하게 되고 이것을 바로 환자에게 주사하게 됩니다. 그러면 주사한 수지상세포 백신은 환자의 몸 안에서 강력한 항암 면역작용을 유도해 암을 치료하는 것이죠.

현재로서는 기존 항암치료와 다른 맞춤형 치료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교모세포종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겠죠?^^ 드라마에서는 이런 치료보다 혈관신생 저해제를 투여하여 종양을 막는데요. 종양은 대부분 번식을 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끌어들이기 위해 혈관을 새로 만들어 영양분을 빨아 먹습니다. 아주 고약한 놈들이죠. 여기에 바로 이런 혈관신생이 되지 않도록 약물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혈관을 새로 만들게 하는 유전자를 억제하여 암의 증식을 막는 것이죠.

신경외과 측에서는 드라마 브레인에 대해 긍정적인 평을 내리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신경외과 기술이 5년 정도 뒤쳐져 있다고 합니다. 극 중 나오는 교모세포종 뿐만 아니라 뇌 동맥류, 외상성 뇌출혈, 수두증, 신경초종 등 다양한 신경질환을 소개하면서 신하균과 정진영 배우의 좋은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것이 드라마의 호평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국민들이 신경질환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투자가 된다면 우리 인류를 괴롭히는 지긋지긋한 신경질환들을 극복할 날도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요? 그날이 빠른 시일 내에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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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화학상]

실험실에서 쫓겨난 과학자, 노벨상을 받다

소금이나 금속 같은 고체는 원자나 원자군이 일정한 모양으로 연속해서 배열된 물질이다.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원자나 원자군이 대칭구조를 이루며 주기적으로 배열돼 공간을 꽉 채운 모양이 나타난다. 이런 물질이 ‘결정질 물질’이다. 만약 원자가 규칙적인 배열 없이 무작위로 섞여 있다면 ‘비정질 물질’이라고 부른다. 유리가 대표적이다. 즉 고체는 결정질 물질 아니면 비정질 물질 둘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2011년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인 단 셰프트만 이스라엘공대 교수는 결정질도, 비정질에도 속하지 않는 물질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이단시되며 학계에서 쫓겨나기까지 했으나 후에 이 주장은 사실로 밝혀졌다. 그가 발견한 것은 결정질 물질과 비정질 물질의 중간인 준결정 물질이었다.

단 셰프트만 이스라엘공대 교수

정설을 뒤집은 새로운 발견, 그러나 무시당한 발견
1982년 4월 8일, 셰프트만 교수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당시 국립표준국)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있을 때다. 그는 그날도 어김없이 전자현미경으로 합금의 결정구조를 관찰하고 있었다. 중량기준으로 20%의 망간이 섞여있는 알루미늄 합금의 결정구조를 관찰하던 중 원자 배열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회절패턴이 5회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5회 대칭구조를 가지는 결정은 없다는 게 당시의 정설이었다.

셰프트만 교수 자신도 실험 결과를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같은 실험을 반복하고, 다른 각도에서 찍어 봐도 마찬가지였다. 고민 끝에 동료들에게 이 결과를 말했지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그의 소속 연구실은 연구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그를 퇴출시켰다. 그러나 셰프트만 교수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이 결과를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존 칸 박사와 함께 물리학 분야 과학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발표했다. 이후 학계에서는 이런 원자 구조를 가진 결정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논쟁이 벌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과학자들도 준결정을 속속 발견하기 시작하면서 결정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했다.

원하는 성질의 금속을 디자인하다

준결정 강화 마그네슘 합금은 가벼우면서도 단단해 초경량 비행기의 재료로 쓸 수 있다.

준결정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구조가 결정질 물질과 비정질 물질의 중간이다. 따라서 두 물질의 성질을 모두 갖고 있다. 결정질 물질처럼 단단하면서도 비정질 물질처럼 열이나 전기를 잘 전달하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준결정으로 면도날이나 프라이팬의 코팅재, 엔진을 보호하는 단열재 등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준결정 자체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준결정의 구조만 빌려 금속합금을 새로 설계할 수도 있다. 결정의 구조를 마음대로 조작함으로써 원하는 특성의 금속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준결정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금속의 조성이나 제조공정을 바꿔 합금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비행기나 자동차, 교량 어디에 쓸지에 따라 필요한 물성대로 금속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준결정이 소재 분야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글 | 김도향 연세대 교수, 준결정체로 창의연구단 단장

[생리의학상]

선천성-후천성 면역 연결고리 찾아내

우리 몸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있다. 심지어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있다고 할 정도다. 이들 미생물 중에서는 소화를 돕거나 각질을 먹는 유익한 것들도 있지만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도 있다. 그래서 지구에서 살아남으려면 외부 미생물이 침입했을 때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싸움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 면역학이다.

면역계 경종 울리는 ‘미생물 단백질 감지기’

故 랠프 슈타인만

면역은 크게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적응성 면역, adaptive immune)으로 나뉜다. 병원균이 처음 침투했을 때 우리 몸의 선천성 면역계가 즉각 인지하고 반응한다. 하지만 2~3주가 지나거나 동일한 병원균이 다시 침입했을 때 우리 몸은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병원균을 무찌른다. 후천성 면역계가 병원균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천성 면역계는 우리 몸속에 이미 존재하면서 외부에서 병원균이 침입할 때를 대비한다. 피부나 점막에서 병원균이 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침이나 위액에 분비물을 내보내 병원균을 죽인다. 대식세포나 호중성구, 수지상세포 같은 먹보 세포들이 출동해 병원균을 감싸 흡수하듯이 잡아먹거나 자연살생세포 같은 킬러가 병원균을 죽인다. 이 세포들은 모두 백혈구다.

먹보 세포들은 어떻게 병원균을 알아볼까. 이것이 이번 노벨상의 핵심이다. 미생물에는 병원균임을 알리는 단백질이 붙어 있다. 먹보 세포는 바로 이것을 감지한다. 먹보 세포에게는 TLR(톨 유사수용체)이라 불리는 ‘미생물 단백질 감지기’가 있기 때문이다. TLR이 미생물 단백질을 감지하면 선천성 면역계에 병원균이 들어왔다는 경보를 울린다. 호프만 교수는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으로 가설로만 존재하던 TLR을 발견했다.

강력한 면역 반응 부추기는 수지상세포

브루스 보이틀러

율레스 호프만
















발표 사흘 전에 작고한 랠프 슈타인만 박사는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인 수지상세포를 발견했다. 수지상세포는 나뭇가지가 뻗어 있는 것처럼 생겨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혈액이나 림프, 피부, 조직 등 우리 몸 전체에 퍼져 있다. 슈타인만 박사는 호프만 교수와 보이틀러 교수가 TLR을 발견한 것(1990년대)에 앞서 1970년대에 이미 수지상세포를 발견했다.
그는 후천성 면역세포, 즉 B세포와 T세포가 어떻게 병원균이 침투했음을 알아내는지 연구했다. 이들 세포는 감염되자마자 즉각 반응하는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가 병원균의 침입을 알리고 활성화시킨다고 생각한 것이다. 수지상세포는 병원균이나 종양을 발견하면 잡아먹고 분해한 뒤 T세포에 이를 알렸다. T세포를 활성화 시켜 더 빠르고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은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던 두 면역계가 실제로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기존 면역학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이들의 발견은 면역 활성 단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했으며, 선천성 면역이 후천성 면역을 활성화하는 원리를 응용해 감염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이나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의학 혁명으로 이어졌다.

                                                                                                     글 | 이원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출처 | FOCUS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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