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밤하늘의 을 볼 수 없는 이유?

지난해 연말, 그리고 최근까지 명동 일대를 돌아다니다보면 형형색색의 전구가 반짝거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불야성을 이루던 거리, 밤인지 낮인지 구별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불빛들이 사방에서 반짝였다. 덕분에 연말분위기가 난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까만 밤하늘의 별까지 가려버렸다. 과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옛 말은 바로 이런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stephenhanafin / http://www.flickr.com/photos/shanafin/2981872961/

빛공해, 무엇이 문제일까?
빛공해란 인공조명기구의 부적절한 사용과 누출광이 건강하고 쾌적한 빛환경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비효율적이고,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인공 불빛으로부터 생겨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가리킨다. 이로 인해 1980년대 이후로 전지구적으로 빛공해를 줄이려는 별하늘 찾기 운동이 등장하는 등 전세계에서 빛공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별하늘 찾기 운동
별하늘 찾기 운동(dark-sky movement)은 광공해를 줄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에 의한 사회적 운동으로, 사람들이 별을 볼 수 있게 하고 환경에의 부자연적인 영향을 줄이며,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활동은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조명의 사용을 권장하고, 지역 사회가 불빛에 대한 규정을 채택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사실, 2001~2002년도까지만 해도, 빛공해란 용어는 우리에게 생소하기만 했다.
하지만 점차 빛공해의 심각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번지는 신종공해로 급부상하자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염려하기 시작했다. 사실 빛공해에 대해 에너지 낭비의 문제는 있지만 빛이 무슨 공해가 된다는 것인지 의문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빛공해는 인간과 생태계에 크나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표적인 빛공해의 주범은 백화점 매장이나 거리의 나무, 건물의 외벽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설치한 조명들은 과한 빛으로 인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고, 밤하늘에서 별을 사라지게 했다.
빛공해가 가장 심했을 때는 세계 인구의 2/3정도가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고, 방 창문으로 집 밖의 건물 조명이 너무 밝아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다는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Alexandre Cardoso / http://www.flickr.com/photos/alexandre_allfotos/5839444467/

이처럼 빛공해의 가장 큰 피해 중 하나는 빛공해로 인해 밤하늘이 너무 밝아 별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자연상태에서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육안으로 수천 개의 별과 은하수가 분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빛공해가 심한 곳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의 갯수가 매우 적다. 또한 빛공해가 있는 지역 부근에서 천체사진을 장시간 노출시켜 촬영할 경우 가로등 불빛에 의해 화면 전체가 밝은 녹색이 된다고 하니, 빛공해 피해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식물
들에게도 빛공해는 큰 문제다. 단일식물의 경우, 하루 최대 일장 시간이 12시간 이내여야 개화와 출수의 때를 맞출 수 있는데 곳곳의 밝은 조명들 때문에 24시간 내내 빛을 쐬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식물의 성장이 가속되거나 둔화되어 수명이 단축되거나 단풍이 늦는 등의 이상으로 이어진다. 동물의 경우, 새들은 진로를 이탈하거나 포유류의 번식 능력이 떨어지는 등 이상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국립환경과학원은 매미 소리가 밤에도 그치지 않고 계속되자 그 소음이 얼마나 심한지를 파악하기 위해 매미 소리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야간 매미 소리는 평균 72.7dB로 조사대상 지역의 도로변 자동차 주행소음 평균(67.9dB)보다 높았으며, 이 같은 현상은 빛소음이 심한 곳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Kabacchi / http://www.flickr.com/photos/kabacchi/4170704180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동·식물들이 겪는 고통은 이처럼 크다. 그렇다고 빛공해가 그들에게만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경우 그 정도가 꽤나 심각한데, 우선 식물과 마찬가지로 24시간 내내 조명 불빛에 노출된 사람들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불면증을 호소한다. 수면호르몬, '멜라토닌'은 '어둠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데, 밝은 불빛이 이 호르몬의 생성을 방해하여 숙면이 어려워지게 되고, 이러한 불면증이 계속되면 순발력이나 집중력 등이 떨어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거나 불안정한 심리를 갖게 된다. 또한 멜라토닌은 암 같은 병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 호르몬은 어두울 때 생성되므로 약간의 불빛만으로도 생성되는 양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아기가 자는 방에 불을 켜 두면 16세 이전에 근시가 될 확률이 55%로 높다고 하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일 경우,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Kabacchi / http://www.flickr.com/photos/kabacchi/4482648892

빛공해의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에서 이루어진 '야간의 과다한 빛이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비율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야간에 과다한 빛에 노출된 지역의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지역의 여성들보다 유방암 발생비율이 무려 73%나 높았다고 한다. 즉, 빛공해가 발암물질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인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야간근무'를 발암요인으로 정식 채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국립환경과학원이 5가지로 세분화 한 빛공해 유형은 아래와 같다.
-강한 빛이 집으로 들어오는 빛의 침입(Light trespass)
-필요 이상의 과도한 조명(Over-illumination)
-차량 전조등에 의한 눈부심(Glare)
-여러 조명으로 인한 혼란(Light clutter)
-빛에 의한 밤하늘 영향(Sky glow) 


세계에서는 이러한 빛공해를 어떻게 규제하고 있을까?

빛공해 관련법을 처음 제정한 나라는 체코다. 체코는 2002년, 국가 차원에서 빛공해방지법을 처음 제정했다. 미국에서는, 주요 천문대의 주위에 직경 수십 km의 빛의 방출이 업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지역을 설정하기도 했으며, 1980년에는, 캘리포니아주의 새너제이에 가까이 있는 릭 천문대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가로등을 나트륨 램프로 교체했다고 한다. 미국에는 2500개가 넘는 주, 카운티, 시 지역에서 빛공해방지법과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데, 91년부터는 수은등 사용을 금지하는 등 주차장, 간판, 거리조명 등을 대상으로 조명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일본은 1988년부터 '전국밤하늘계속관찰'을 열어 사람들에게 빛공해에 대해 환기시키고 있다. 1998년에는 '광공해 대책 가이드라인'을 책정했으며 자치단제들도 불필요한 서치라이트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출처:IDA 홈페이지 캡처


이밖에도 ‘국제 어두운 밤하늘 협회(IDA 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에서는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빛공해가 없는 지역을 ‘국제 어두운 밤하늘 공원’으로 선정하는 어두운 밤하늘 지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빛공해를 규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제정된 ‘서울특별시 빛공해 방지 및 도시조명관리조례’다.
이 조례에 따르면 벽면을 이용한 미디어 파사드 조명 및 건축물 경관조명은 일몰 후 30분 이후에 점등하고 소등은 23시 정각에 해야 한다. 단, 미디어 파사드 조명 연출은 매시 10분간만 영상을 표출할 수 있다. 옥외공간에 설치하는 미술장식품의 경관조명 역시 일몰 후 30분 이후에 점등하고 소등은 23시 정각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옥외행사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행사 종료 시에 소등한다. 이외에도 주유소의 조명을 일몰 후 점등하고 소등은 영업시간까지로 하는 등 세부적으로 정리되어있다.
또한 서울시는 이 조례의 시행규칙 제18조에 의거하여 올해 처음으로 ‘서울특별시 좋은빛상’을 도입, 무질서한 인공조명으로 인한 자연생태계 피해를 최소화하고 밤하늘의 별빛을 볼 수 있는 인간중심의 서울 빛 환경을 지속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vortistic / http://www.flickr.com/photos/vorty/2882774675

법으로 제정되기 전에도 빛을 줄이려는 노력은 있었다. 2004년부터는 시작된 ‘에너지의 날’ 행사가 바로 그것인데, 에너지시민연대를 중심으로 하여 ‘불을 끄고 별을 켜다’라는 구호로 매년 8월 중 하루에 21시부터 5분간 자발적으로 소등하는 행사다. 또한, 2009년 9월에 창단된 빛공해 방지 캠페인 홍보단인 ‘어두운 밤하늘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빛공해와 관련된 많은 행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빛의 용도는 어두운 환경에서 사물을 인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를 디자인하는 용도로 바뀌었고, 도시가 화려한 불빛으로 채워지는 동안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빛은 사라져가고 있다. 조명의 불빛과 밤하늘의 별빛, 우리는,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은 과연 무엇을 보아야 할까?


자료참고 : 위키백과(http://ko.wikipedia.org/wiki/%EB%B9%9B%EA%B3%B5%ED%95%B4)
국립환경과학원(http://www.nier.go.kr)
좋은빛정보센터(http://www.right-ligh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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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렘브란트의 ‘야경’, 원래 제목은 야경이 아니었다?
화학으로 바라본 그림, 「미술관에 간 화학자」


밀레의 <만종>이 칙칙해진 것은 아황산가스 때문임을,
렘브란트의 <야경>은 본래 대낮을 그린 그림임을,
화가들이 돌연사한 배후에 흰색물감이 있었음을.......
화학은 세계 명화의 그 모든 비밀과 속내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현미경이며 이야기보따리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


이 책은 기존 미술 교양서와는 다르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라는 제목답게 책에서는 다양한 미술 재료와 이에 관련된 화학 반응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미술과 과학, 어쩐지 잘 어울리지 않는(-실제로는 많은 관련성이 있지만-) 이 둘을 화학자의 시선에서 맛깔나게 버무려 독자에게 전달하는 이 책은, 과학과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쓴 전창림 홍익대학교 화학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프랑스 유학 당시 화학실험실과 오르세 미술관을 수없이 오가며 어린 시절 화가의 꿈을 화학자로 풀어냈다. 저자는 중세 고딕미술에서부터 유화를 창시했던 근대미술과 햇빛에서 색을 분석해냈던 인상파 미술에 이르기까지, 화학으로 인해 미술의 역사가 어떻게 진화하고 퇴화해 왔는지를 명화 속에 숨겨진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들어 하나씩 풀어낸다.

사실 그동안 명화의 역사나 화가들에 대해 적은 책들은 많았다. 그러나 이처럼 화학자의 시선으로 명화를 조명한 책은 없었다. 즉, ‘미술관에 간 화학자’는 미술의 태생적 연원이 화학에서 비롯되었을 뿐 아니라, 화학으로 인해 미술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밝힌 최초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학적으로만 작품을 설명하지 않고 화가나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함께 설명해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화학적 용어나 책 곳곳에서 등장하는 화학물들은 일반적으로 화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안료에 들어있는 화학물의 명칭이나 화학적 원리들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있지만 읽는이들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많은 작품들 중 가장 흥미로운 몇몇 작품들을 살펴보자.


렘브란트의 ‘야경’, 원래 제목은 야경이 아니었다?

렘브란트의 야경 : @web4camguy / http://www.flickr.com/photos/web4camguy/2577765555/

당신은 렘브란트의 유명한 작품 ‘야경’. 하지만 그 작품의 원제가 ‘야경’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렘브란트의 '야경'은 원래 밤 품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대낮을 그린 것이었다고 한다. '야경'이라는 제목은 그림이 그려진 지 100년이나 지나 군대나 경찰이 야간 순찰을 하던 18세기에 이르러 어둡게 변한 그림을 보고 추측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그림의 색이 이처럼 어둡게 변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흑변현상’ 때문이었다. 렘브란트는 그림에 연화물 계통의 안료와 선홍색을 띠는 버밀리온을 사용했는데, 이들 물감에는 납과 황 성분이 들어있었으며, 이 납과 황이 결합하여 황화납(PbS)이 되어 공기 중에서 검게 변하는 흑변 현상을 일으켰던 것. 대낮을 그린 이 작품이 ‘야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기까지는 이와 같은 에피소드가 숨겨져 있었다.


납중독으로 생을 마감한 화가, 휘슬러

흰색교향곡2번:@Cea./http://www.flickr.com/photos/centralasian/5566849763/

휘슬러의 대표작 '흰색교향곡1번'. 이 작품은 영국왕립아카데미전은 물론 파리살롱전에서도 거부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해 낙선전에서 큰 호응을 받으며 재평가되었고, 2년 전 윌키 콜린스가 쓴 '흰 옷을 입은 여인'이라는 괴기소설과 함께 대박이 나며 인기를 얻었다. 사실 휘슬러가 작품 활동을 하던 시기인 1860년대는 흰색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흰색 구두, 흰색 옷.. 흰색이 들어간 모든 것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흰색에는 납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위험성이 높았고, 휘슬러의 작품 역시 당시의 흰색 신드롬에 편승하는 그림으로 간주되어 비평가들 사이에서 혹평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토록 위험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흰색물감 중에서도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연백색은 화가들에게 있어 그 위험성을 잊게 할 만큼 사랑을 받았는데, 휘슬러 역시 흰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즐겨 그리고, 그림의 제목에도 ‘흰색’을 넣는 등 흰색, 연백색에 심취해 있었다고 한다. 휘슬러는 계속해서 흰색을 사용했고, 결국 납중독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불포화지방산에서 탄생한 유화

아르놀피니의 결혼:@Cea./http://www.flickr.com/photos/centralasian/5518605280/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화가로 지목되는 얀 반 에이크. 그가 미술사에 있어 이토록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사용한 물감 때문이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보면 15세기의 그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한 색채와 섬세한 붓질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에이크가 물감에 아마인유라고 하는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을 섞어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불포화지방산은 지방산 사슬 가운데 불포화기를 포함하고 있어 녹는점이 낮아 상온에서는 액체 상태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불포화기가 가교결합을 하며 굳어져 단단한 도막을 형성하게 되는데, 바로 이 점을 물감에 이용한 것이 유화용 물감이다. 이 때문에 지금도 대부분의 유화 물감이 불포화지방산을 포함하고 있다.
참고로, 에이크는 ‘유화의 창시자’로 불리는데, 사실 처음으로 유화를 사용한 사람은 에이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 의해 유화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나타냈고, 그 기법 또한 집대성되었기 때문에 그를 유화의 창시자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스펙트럼 분광분석법으로 탄생한 인상주의

모네의 '인상(해돋이): @onelittlefish/http://www.flickr.com/photos/10937285@N08/5528669120/

미술사조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높이 평가받은 인상주의. 이 '인상주의'는 그 자체로 화학 작용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모네, 시슬레, 피사로 등은 1870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을 피해 런던으로 건너갔는데, 그들은 그곳에서 터너 등의 풍경화를 보고 현란한 외광 표현에 감명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후, 파리로 돌아온 이들은 계절과 날씨, 시간에 따라 유동적인 자연의 색과 빛의 변화를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순간순간 만들어지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신비를 캔버스에 담아내려 했다. 그러나 한정된 물감으로는 이를 표현하기 어려웠고, 새로운 색을 만들기 위해 물감을 섞을수록 색은 어두워져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자연의 신비를 캔버스에 담을 수 없었다.

이 때 인상파 화가들은 스펙트럼의 과학을 미술로 끌어오게 된다. 물감을 팔레트에서 섞지 않고 밝은 색점들을 병치하여 어두워지지 않는 혼색을 고안해 낸 것이다. 예를 들어, 빨강과 파랑을 한데 섞을 경우 어두운 보라색이 되지만, 이 두 색을 나란히 칠하고 조금 떨어져서 보면 사람 눈의 잔상효과로 밝은 보라로 보였다. 이를 '병치혼합'이라고 하는데, 이는 헬름홀츠, 맥스웰, 쉐브릴 등의 과학자들이 연구했던 프리즘에 의한 스펙트럼 분광분석법을 응용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그림 속에는 화학적 원리가 다수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가 간과했던 작품의 또다른 면, 숨겨진 면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화학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화학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자료 | (주)랜덤하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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