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꾸준하게 연구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정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 재생의학연구센터 연구원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연구한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결정되기가 무섭게 국내에서 iPS 연구에 새로운 개가를 올린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의 조이숙 박사 연구팀이 iPS를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사이 세계의 줄기세포 연구는 빠르게 발전했다. 한국의 과학기술인들도 꾸준한 노력 끝에 세계 수준의 연구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연구의 제 1 저자인 이정운 박사를 만나 연구의 의미와 향후 줄기세포를 비롯한 기초과학분야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들어본다.


이번에 발표하신 iPS 관련 연구가 화제입니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2006년 야마나카 연구팀에 의해 야마나카 인자가 발굴되고 이를 이용해서 역분화 기술이 개발된 지 올해로 7년이 지났습니다. 매우 짧은 시간에 야마나카 박사의 노벨상 수상이 결정된 것이지요. 그만큼 역분화 기술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뜻입니다.

현재 역분화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 체세포에서 분화능력이 우수한 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iPS)를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제작할 수 있지만, 이 과정이 시간적으로 오래 걸릴 뿐더러 유도 효율이 낮고, 임상적으로 안전하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개발한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하면 iPS를 안전하게, 높은 효율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iPS를 이용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성과를 내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연구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줄기세포 연구는 세계 각국에서 국가간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합니다. 국내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중이며, 연구 인력 또한 많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처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도적·정책적으로 연구 환경과 R&D 인력에 대한 처우가 개선된다면 연구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나겠지요. 이는 당연히 우수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점은 안정적인 연구 인력 확보입니다. 다른 기초과학분야와 마찬가지로 줄기세포 연구에는 고도로 숙련된 인력이 필요합니다. 연구기간도 긴 편이라 안정적으로 오래 연구할 수 있는 사람이 절실합니다.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연구를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생명공학연구원에서 담당하는 분야와 특징은 무엇인지요?

저희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대표되는 전분화능 줄기세포 연구에 특화하여 집중하고 있습니다. 출연연 연구 조직으로서는 전분화능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국가적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지요. 향후 이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는 의료용 응용연구와 기초과학 연구의 두 가지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기초과학 연구는 상대적으로 응용연구보다 지원이 적은 편인데, 앞으로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어떠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미래의 줄기세포 시장을 선점하려면 기초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응용연구에만 치우치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초과학 분야를 활성화하려면 기초분야 지원과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국내 전반적으로 줄기세포 교육·실습 프로그램이 매우 미약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문가, 비전문가, 연구자, 학생 등 대상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면 기초과학 발전 뿐 아니라 미래 인재 양성,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학제간 협력도 활발해져야 합니다. 과학의 각 분과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만 해도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지요. 여러 연구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성취를 기초과학분야에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FOCUS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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