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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는 ‘내비게이션’이 있다?

‘스마트폰 혁명’과 함께 더욱 주목받고 있는 공간정보*기술, ‘내비게이션’으로 대표되는 위치 찾기 시스템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문화로 자리 잡았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에서 출발하여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DGPS(Differential GPS) 등으로 활용폭을 넓혀가며 진보하고 있는 공간정보, 이는 인간만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비게이션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동물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목적지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공간정보 / GPS / GIS / DGPS'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http://nstckorea.tistory.com/67 참조하세요.

개미의 내비게이션, ‘태양’

실험1. 개미가 집으로 향하는 길에 판자를 세워 햇빛을 차단했다. 그 결과 개미는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그 판자를 치우자 개미는 다시 방향을 잡고 가던 길을 갔다.
실험2. 실험1과 같이 판자를 세운 후, 판자 맞은편에 거울을 세워 햇빛을 반사시켰다. 개미는 집과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저술한 ‘개미제국의 발견’에 등장한 내용이다. ‘개미의 행동을 알아보기 위한 재미있는 실험’으로 소개된 이 실험을 통해 저자는 개미가 태양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갈 방향을 잡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책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에 사는 개미의 일종은 방향을 바꾸며 모래 위를 빠르게 움직이다가 먹이를 발견해 입에 문 후에는 정확하게 집을 찾아간다고 한다. 방향을 바꿀 때마다 태양과의 각도를 측정해 움직인 거리를 계산해 두고, 이를 바탕으로 목적 달성 후 집 쪽을 정확히 알고 찾아간다는 것이다.

연어의 내비게이션, ‘감각’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대양을 돌아다니다가 어른이 되어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기한 것은 현재 위치가 어느 곳이건 관계없이 곧바로 알을 낳을 장소, 즉 태어난 곳을 향해 회유를 한다는 것이다.
아직 과학적으로 연어의 회유를 이끄는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연어가 태어난 곳으로 필요한 아무런 이정표가 없음에도 가고자 하는 장소로 갈 수 있는 것은 어떤 형태의 ‘감각지도(map sense)'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단, ‘위치’에 대한 연어의 뛰어난 지각력은 이해를 도울 수 있다. 해양생물학자들에 따르면, 연어는 태양의 방위와 고도에 대해 지각력이 뛰어나 하루 중 어느 때인지를 알며, 지리상의 북쪽을 찾는 방법도 알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연안에 가까워져 강어귀에 들어오면 후각의 흔적인 화학적 기억을 따라 태어난 곳으로 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어가 떠나온 경로상의 물에 있는 페로몬(pheromone)* 같은 물질을 인식하고 그 방향으로 항해한다는 것이다.

*페로몬 :  동물이 경고나 유인을 위해 몸 밖으로 분비하는 물질.

또 다른 주장은 오클랜드 대학교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신경계에서 기인한다. 이 대학 과학자들은 연어나 송어의 눈 뒤에서 뇌로 향하는 조직을 따라 있는 신경망에 자석이 있음을 발견, 연어의 새끼가 성장해 바다로 나갈 때 화학적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 자신의 신경계에 그 시점의 위도와 경도를 기억시킨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알을 낳고자 할 때의 연어 뇌에는 현재의 위치와 자기가 태어난 곳의 위치가 기억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후각’으로 집을 찾는 바다제비


바닷가 절벽의 굴에서 사는 바다제비는 암흑 속에서도 정확하게 둥지를 찾아간다. 이는 바로 어떤 새보다도 민감한 후각 덕분이다. 프랑스 과학자들이 다른 형태의 집을 짓고 사는 9종류의 바다제비를 두고, 각 종이 어떻게 집에 찾아가는 지 알아본 실험에 따르면, 바다제비는 낮에는 눈을, 밤에는 냄새에 크게 의존한다고 한다. 즉, 자신의 둥지에서 풍기는 특유의 강한 냄새가 바다제비에게는 ‘내비게이션’인 셈이다.

참고자료 | ‘개미제국의 발견’ 최재천 저, 사이언스북스, 1999.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 김 병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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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과학자의 서재에는 인생이 꽂혀있다 
- 최재천 著, 과학자의 서재 -

중,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개미와 말한다', '황소 개구리와 우리말'의 저자로 잘 알려진 하버드대 출신의 세계적인 과학자 최재천 교수. 그의 삶과 독서이력이 고스란히 배인 그의 ‘서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 ‘과학자의 서재’를 소개한다.

과학자의 서재

독서, 인생, 그리고 나, 최재천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섭의 지식인으로 알려진 최재천 교수가 젊은 시절 겪었던 꿈과 방황의 이야기를 그린 에세이집 '과학자의 서재'. 책에서 저자는 서울에 살면서도 마음은 늘 고향 강릉의 자연을 그리워했던 유년기와 공부보다 문학과 미술에 심취했던 청소년기, 뒤늦게 생물학의 매력에 빠져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한 청장년기의 모습 등을 시간 순으로 담담하게 그려내며 이 시기들마다 저자에게 큰 영향을 끼쳤거나, 그의 삶과 함께 한 책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성장과정과 함께 자연스레 그가 지닌 -그를 가장 잘 나타내는 키워드인- ‘통섭’의 자질이 어떻게 길러졌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서재’는 그를 성장시킨 공간이자 그가 과학자의 길을 걸어오며 만든 발자취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을 일컬어 통섭의 일생이었다고 말한 최재천 교수. 그렇다면 통섭이란 무엇일까?

*통섭의 지식인?
최재천 교수가 2005년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Consilience」를 번역해 내면서 널리 알려진 ‘통섭’이라는 개념은 이제 경제, 정치, 문화 전반에서 통용되고 있으며 미래 인재들에게 꼭 필요한 자질로도 언급되고 있다. 자연과학 연구자이면서도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을 섭렵해가며 타 분야 연구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최 교수는 우리 시대 대표적인 통섭형 지식인이기도 하다.

최재천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담담하게, 그러나 생생한 목소리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쉽게 읽히는 글은 그의 필력을 말해주고,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과학자의 서재’는 최재천 교수의 독서이력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독서'가 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가 어떻게 '글 잘쓰는 과학자'가 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그의 성장기는 독자에게 독서의 중요성과 부모의 책읽는 습관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행운이 급행열차를 타고 오길 바라는 이들에게.
'과학자의 서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은 글은 이 부분이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행운도 역시 공짜가 아니다. 지금까지 60년 가깝게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행운은 무작위로 방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준비가 된 곳에만 방문한다. 현실의 눈으로 보면 이룰 수 없는 꿈이나 목표일지라도 조용조용 준비하면서 차분하게 기다리면, 언젠가는 행운의 여신이 악수를 청하게 되어 있다. 단지 그 여신이 비행기를 타고 올 수도 있고 KTX를 타고 올 수도 있고 정류장마다 서야 하는 완행버스를 타고 올 수도 있기에 시차가 날 뿐이다. - 과학자의 서재 P.257

공짜를 바라고, 적어도 내게만은 행운이 급행열차를 타고 오길 바라는 이들이 많은 요즘, 이 메시지는 큰 울림을 준다.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커다란 행운이 찾아오길 바라고, 일이 잘못되면 ‘왜 나는 이리도 지지리 운이 없는가’ 하며 한탄한다. 하지만 이 글처럼 행운은 준비된 곳에만, 그것도 조용히 방문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행운이 오기만을 바라지 말고, 그 행운이 찾아오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진 것은 바로 '방황'에 대한 최재천 교수의 메시지였다. 시인과 조각가의 꿈을 키우다 과학자가 된 저자의 이야기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가 흔히 겪는 방황을 '실패'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말한다. 방황은, '자기답게 사는 길'을 찾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하지만 그는 덧붙여 '방황'에는 두 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전한다. 첫째, 방황은 하되 방탕하거나 타락하지 말 것. 둘째,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을 것'.
흔히 방탕과 방황의 가운데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따끔한 그의 메시지는 직접적이지 않아서 더욱 단호하다. 그는 그저 자신의 방황을 보여주고 독자가 스스로 느끼게끔 배려한다.

방황하는 이들에게는 멘토와 같은 책이며,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길을 한 번 더 점검해보기 좋은 책이다. ‘과학의 대중화’가 아닌 ‘대중의 과학화’를 꿈꾸는 최재천 교수. ‘과학자의 서재’를 통해 그의 꿈에 한발자국 더 다가간 그의 다음 발걸음이 사뭇 궁금해진다.

최재천 교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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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 방황하는 인생에 위안의 메시지를 건네는 그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진중하다. 
Bad : 제목 그대로 과학자가 읽는 책에 대해 알고 싶었던 이들에게는 기대와 다를 수 있다.

참조 : ‘과학자의 서재’ 보도자료(명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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