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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를 간직한 발명품, 오르골과 축음기


대한제국 시절, 선교사로부터 축음기를 선물 받은 고종황제가 축음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간 떨어져서 명이 짧아졌겠다.”라고 하며 깜짝 놀랐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바람을 타고 전해져 오는 소리는 한 번 내뱉으면 다시 주어 담거나 반복할 수 없는 법이었는데,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들려주는 장치가 신기했나봅니다. 바람을 담아 아름다운 소리를 전해주는 축음기의 신비로움을 확인하고자 참소리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참소리 박물관(@gedoc / http://www.flickr.com/photos/33765235@N02/4804191332)

강릉 경포호수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길가에 박물관 건물이 보입니다.
예전에 1박2일에도 등장한 적이 있는 ‘참소리 박물관’이지요. 참소리 박물관은 손성목 관장님이 직접 수집한 축음기와 에디슨의 발명품들을 전시하는데 전 세계 발명품의 1/3이 이곳에 있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오르골(@escapetochengdu / http://www.flickr.com/photos/escapetochengdu/2097394442/)


박물관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것! 바로 ‘오르골’입니다. 축음기가 발명되기 전인 1796년 스위스에서 처음 만들어진 오르골은 시간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중세 교회의 시계탑을 만드는 시계공들이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1800년대에 유럽의 곳곳에서 생산되었고 오르골 혹은 뮤직박스라는 이름으로 대중화되어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인기가 있었지요. 길이가 서로 다른 금속편들을 때려 소리를 내는, 금속판을 튕기는 방식이 최초에 만들어진 ‘실린더’식이고, 그 이외에 ‘디스크’식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답니다. 오르골 소리를 가만히 감상하고 있으면 소리가 오르골 안에서 바람을 통해 돌아다니다가 우리의 두 귀로 전해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아노 형태의 오르골 (촬영=우세린)

오직 바람이 내는 소리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오르골 이후, 발명왕이자 당대의 유명한 사업가인 에디슨이 축음기를 만들었습니다. 축음기는 원반에 홈을 파서 소리를 녹음할 수 있고, 이를 바늘을 이용하여 소리로 만든 것입니다.

에디슨이 최초로 만든 축음기는 ‘틴포일’인데 사람들에게는 ‘귀신상자’로 통했다고 하네요. 틴포일은 에디슨이 무선통신의 음파를 기록하는 기계를 만들던 중 원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구리로 만든 원통에 1인치 간격으로 10줄의 홈을 파고, 송화기를 연결시켜야 하지요. 축음기의 축을 오른쪽으로 감으면서 송화기에 소리가 들어가면 그 떨림이 바늘에 전해져서 바늘이 주석박(tin foil)에 자국(홈)을 냅니다. 이것이 곧장 확성기로 전달되어 소리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소리는 이렇게 만들어진 자국(홈)을 바늘이 다시 더듬으며 재생됩니다.

관장님의 수집1호 축음기 (촬영=우세린)

에디슨은 세계 최초로 발명한 이 소리기록장치를 ‘포노그래프(Phonograph)’라고 하였으며, 포노그래프로 재생된 최초의 소리는 에디슨 자신의 목소리가 녹음된 ‘메리의 양(羊)’이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틴포일은 단 한번만 녹음할 수 있고 재생도 1~3번만 가능하다고 하네요.

에디슨의 나팔형태 축음기 (촬영=우세린)


에디슨이 만든 축음기는 원통형이었으나 1887년 E. 벌리너가 원반형의 녹음매체를 회전시키고 그 표면에 나선모양으로 홈을 새기는 방식을 제안하였고, 이것을 이용한 축음기를 그래모폰(gramophone)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모폰은 오늘날의 레코드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dison Standard Phonograph (@MarkGregory007 / http://www.flickr.com/photos/markgregory/5194752166)

에디슨 사의 축음기는 곧 경쟁사인 빅터사에게 역전 당하게 되는데요, 빅터사에서는 원통형을 대신하여 축음기가 캐비닛 안에 들어간 내장형 축음기를 만들었으며, 내장형은 소리 크기의 조절이 자유로운 장점으로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빅터사의 심볼마크인 ‘니퍼(Nipper)’는 축음기에서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그 옆에 와서 함께 음악을 들었다는 애견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하네요. 축음기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숨겨져 있답니다.^^ 

빅터사의 심볼마크 '니퍼'(@Cea. / http://www.flickr.com/photos/centralasian/5521887817)

원하는 음악을 원하는 때에 들을 수 있게 해준 축음기가 현재의 컴퓨터 스피커, 음악 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으니 당대의 발명가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의 과학적 업적을 기억하며,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오르골이나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바람의 소리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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