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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의 어머니 제인구달, 그녀에게 희망의 길을 묻다.
제인구달 박사의 대중강연, ‘희망의 이유’

11월 16일 금요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구달 박사가 강연을 한다고 해서 제가 달려가 보았습니다. 제인구달 박사의 방한은 이번이 6번째인데요, 여전히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분인만큼 저는 강연이 시작하기 30분 전쯤에 도착했는데요, 이미 1층의 좌석이 거의 다 차 있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강연장을 찾았습니다.


제인 구달 박사의 강연에 앞서 이화여대 에코 과학부 최재천 교수님께서 인사말과 함께 제인구달 연구소 설립을 위한 생명 다양성 재단에 대해 설명하셨습니다.

*‘제인구달 연구소’와 ‘생명 다양성 재단’
“제인구달 연구소는 우리 주변 국가인 일본, 중국, 대만을 포함한 세계 28개국에 이미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연구소를 위해서는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재단으로 생명 다양성 재단(Biodiversity foundation)을 설립하려 합니다. 앞으로 이 재단을 통해 할 일은 세계적인 환경 운동인 ‘뿌리와 새싹’이 한국에 뿌리 내리고 싹을 틔우도록 하고 전 세계의 지부와 국제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 제인구달 박사의 뜻을 이어 한국에 ‘영장류학’을 자리 잡게 하는 것, 그리고 기업과 손을 잡고 환경 친화적인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과학자들만이 알고 있는 지식에서 끝내지 않고, 예술 매체를 이용하여 대중에게 알리려 합니다.”

최재천 교수님의 인사말이 끝나자 생명다양성 재단의 출범에 힘을 실어주신 아모레 퍼시픽 서경배 사장님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저희 회사는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아름다움 이라는 것은 우리말 ‘알다’에서 유래한 말이죠.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개 식물을 사용하는데요, 그 때마다 모든 식물, 즉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 바로 ‘아름다움’이 아닐까 합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그를 실천하는데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번 재단 출범을 돕게 되었습니다.”

서경배 사장님의 축사가 끝나고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제인구달 박사가 강단에 섰습니다.


먼저, “여러분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저는 한국어로 인사할 줄을 몰라서요. 침팬지 언어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하고 그녀는 침팬지의 언어로 청중들에게 재미있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부터 풀어놓았습니다. 

◆어린 소녀 제인 구달, 그리고 어머니

“제가 5살이 되던 때, 닭장에서 달걀들을 꺼내오는 심부름을 하게 되었는데, 달걀을 모으면서 도대체 닭의 몸에서 어떻게 이렇게 큰 달걀이 나올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알아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는 암탉이 달걀을 낳으러 들어갈 때 따라 들어갔죠. 그랬더니 암탉이 놀라서 파닥파닥 거리며 도망가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번엔 암탉이 알을 낳으러 들어가기 전에 미리 들어가서 암탉이 알을 낳으러 들어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그동안 온 가족이 저를 찾느라 난리였죠. 드디어 닭이 알을 낳는 것을 본 후 닭장에서 뛰어나와서 어머니께 신이 나서는 제가 본 것을 얘기 했습니다. 대부분의 어머니라면 혼을 냈을 테지만, 저희 어머니는 혼내지 않고 제 이야기를 참을성 있게 들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동물에 대한 책을 사다주시고, 글을 읽는 법을 가르쳐 주시려 하셨습니다.”

“제가 11살 때 타잔에 관한 책을 읽고 이다음에 크면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들과 함께 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때 모든 사람이 비웃었지만, 어머니께서는 ‘네가 진짜로 원하면 열심히 일해서 꼭 기회를 잡아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 대학에 갈 돈조차 없는 사정이었는데, 어머니께서는 비서가 되는 공부를 하면 아프리카에 가서 직업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조언도 보태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런던에서 비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케냐에 사는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는 기회가 생겼고, 그 후 고향의 식당에서 음식 나르는 일로 돈을 모아 배를 타고 아프리카로 갈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가 제 인생의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제인 구달 박사는 아직도 아프리카에 처음 갔던 때가 생각나는 듯 신나는 목소리로 얘기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가게 된 아프리카에서 침팬지를 연구하게 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아프리카에서의 침팬지 연구

“아프리카에서 인간 화석을 연구하는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나 침팬지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여성에게 연구비를 주겠다는 곳은 잘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미국의 어느 기업에서 6개월간 일단 연구비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연구비로 탄자니아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러 갔는데, 어린 소녀가 왔다며 난색을 표하며, 누군가와 함께 오면 연구하도록 허락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4달 동안 어머니와 함께 아프리카에 있었습니다. ”

“그 당시만 해도 저를 보기만 하면 침팬지들이 도망을 가서 연구에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6개월의 연구비를 거의 다 써 갈 즈음에 침팬지의 특이한 행동 하나를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나뭇가지를 꺾어서 잔가지와 잎을 떼버리고, 흰개미 굴에 넣었다가 빼내어 가지에 붙어있는 흰개미를 핥아먹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기에 우리의 연구 결과는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인간’을 다시 정의해야겠다, ‘도구’를 다시 정의해야겠다, 그것도 아니면 침팬지를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요. 이 연구를 통해 그 후에도 연구비를 받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침팬지를 연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World Bank Photo Collection / http://www.flickr.com/photos/worldbank/5614193192/


침팬지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제인구달 박사는 자연스레 현재 하고 있는 환경 운동으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

“지금까지 침팬지를 관찰해 온 결과, 침팬지와 우리는 비슷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면, 아마 인간의 기가 막힌 두뇌일 것입니다. 침팬지도 머리가 좋은 편이지만,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인간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화성에 로봇을 보내어 사진을 찍어오기도 하지 않나요? 참 놀랍지요.
하지만 제가 궁금한 것은, 이렇게 똑똑한 동물이 어떻게 이토록 삶의 터전을 파괴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화성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고,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고 느끼진 않잖아요. 우리 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우리가 후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지금 지구에 어떤 변화를 주어야만 합니다.“

“물론 지금의 환경 문제는 해결 불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뿌리와 새싹과 같은 우리 젊은이들의 열정, 인간의 똑똑한 두뇌, 그리고 자연의 엄청난 회복력, 이 3가지 이유로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막히게 똑똑한 두뇌를 갖고 있는 우리 인간이 그 머리와 가슴을 연결하기만 하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매일 매일의 삶에서 그 머리를 잘 쓰기만 하면 자연의 엄청난 회복력과 함께 그 일을 멋지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갖고 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레시피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이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렇게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제인 구달 박사는 강연을 마무리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과학자의 모습을 보였던 제인 구달 박사의 모습과 위대한 그녀의 어머니의 이야기에 감탄하기도 하고, 그녀의 환경 문제 해결 레시피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는 사이에 강연은 어느덧 끝이 났습니다.

여러분들은 제인 구달 박사의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나요?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는요?
여러분이라면 박사의 마지막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실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79살의 나이에도 환한 미소와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준 제인 구달 박사가 던진 마지막 질문에 우리 모두 자신 있게 ‘네!’라고 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작은 행동으로 우리 후손들이 훨씬 더 아름다운 지구에 살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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