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의 재발견!
- 풍선으로 풀어나가는 고분자공학 -

 안녕하세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2기 이다호라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선. 그런데 이 풍선은 어떤 재질로 이뤄져 있을까요? 왜 잘 늘어났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일까요? 또 시간이 지나면서 풍선의 부피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오래된 풍선은 흐물흐물해지며 쉽게 찢어져버릴까요? 여러분은 평소에 이런 질문들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fotobydave / http://www.flickr.com/photos/fotobydave/244541336

당연한 듯 지나쳤던 이 질문들은 모두 풍선의 고분자적인 성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고분자 공학적인 관점에서 풍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고분자 물질이란 무엇일까요?
고분자 물질이란 저분자 물질들이 모여 화학적 결합을 통해 형성한 긴 물질입니다. 또한 고분자 물질은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10,000이 넘는 화합물입니다. 고분자 화합물에는 천연으로 합성되는 천연고분자와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만드는 합성 고분자가 있습니다.

천연 고분자에는 식물의 줄기나 감자에서 추출할 수 있는 ‘녹말’, 그리고 식물의 잎에서 추출할 수 있는 ‘셀룰로오스’, 그리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천연 고무’가 있습니다. 합성 고분자에는 우리가 ‘플라스틱’이라고 부르는 PVC와 PP 등과 ‘합성수지’라고 불리는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마지막으로 ‘합성고무’가 있습니다. 고분자 공학은 천연적으로 합성되어 있는 천연고분자를 모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고무의 역사도 천연고무에서 시작되었으니까요. 

고무의 원료가 되고 있는 고무나무 @SJ photography / http://www.flickr.com/photos/sjliew/2247052944


고분자 물질의 대표적인 특성은 무엇일까요?
고분자 물질은 탄성(Elasticity)과 점성(Viscosity)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탄성이란 외부 힘에 의하여 물체의 모양에 변형을 일으킨 후 그 힘을 없앴을 때 다시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말합니다. 고무나 스프링을 양 옆으로 늘렸을 때 그것들이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죠? 고무와 스프링이 바로 탄성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점성이란 흐르는 물체가 흐르는 운동에 저항하는 특성을 말하며, 운동하는 액체나 기체 내부에 나타나는 마찰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점성은 액체가 가지는 끈끈한 성질로, 치약을 튜브에서 짰을 때 흐르는 성질이랑 같습니다.

@hey mr glen / http://www.flickr.com/photos/glenscott/3492619886


  물체에 따라서는 탄성만 가지기도 하고, 또는 점성만을 가지기도 합니다. 또한 어떤 물질은 중간적 성질인 점탄성(Viscoelasticity)을 가지기도 하며, 일부 물질은 온도에 따라 점성과 탄성의 성질과 그 영향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풍선은 어떤 고분자 물질로 이뤄져 있으며, 왜 잘 늘어났다 다시 돌아갈까요?

예전에는 돼지 방광 등의 건조된 동물 방광으로 풍선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대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고무풍선은 마이클 패러데이에 의해 1824년 처음 발명되었으며, 현재는 고무나 라텍스, 폴리클로로프렌, 또는 나일론 섬유로 풍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풍선의 일반적인 원료인 고무(Rubber)는 고분자 물질 중에서 탄성의 영향력이 더 큰 물질입니다. 따라서 고무를 힘을 주어 늘릴 경우,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힘을 제거했을 경우 본 모습을 다시 찾게 되는 것입니다. 풍선이 잘 늘어났다가 다시 줄어드는 이유도 바로 ‘탄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힘을 줄 경우 늘어나지만 탄성 때문에 다시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는 것이지요. 그래서 손바닥보다 작은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어 사람 머리 만하게 풍선을 불더라도, 바람을 빼면 다시 줄어드는 것입니다.

@Accretion Dischttp://www.flickr.com/photos/befuddledsenses/1333672492


시간이 지나면서 풍선의 크기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풍선은 사슬구조의 고분자로 이뤄져있습니다. 고무가 사슬구조의 분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기가 출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슬구조 사이사이로 공기분자가 빠져나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공기가 확실하게 차단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풍선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왜 오래된 풍선은 흐물흐물해지며 쉽게 찢어져버릴까요?
우리가 맨 처음 풍선을 사고 손으로 늘리면 쉽게 찢어지지 않지만, 불어 놓은지 일주일이 지난 풍선은 흐물흐물하며 쉽게 찢어집니다. 풍선은 굉장히 복잡한 사슬구조의 고분자로 이뤄져있지만, 고분자안의 결합은 항상 안정하지만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슬구조가 끊기게 되어 이전보다 저분자의 물질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고무끼리의 분자 결합력도 작아지게 될 뿐 아니라, 풍선 안의 고무 분자들 사이사이로 공기가 더 쉽게 빠져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풍선이 더 흐물흐물해지며 쉽게 찢어져버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래된 바지의 고무줄이 뚝뚝 안에서부터 끊겨버린 경험을 해보셨나요? 이처럼 오래된 머리끈이나 고무줄에서도 이 현상을 관찰 할 수 있답니다.

고무줄이 오래되면 끊긴 경험 다들 있으시죠?@MrVJTod http://www.flickr.com/photos/mrvjtod/212060990/

풍선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있나요?
풍선은 단지 장식용으로 쓰일까요? 아닙니다! 기상청이나 군사 방어, 운송 등의 여러 가지 분야에서 실용적인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답니다. 풍선은 밀도가 낮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것이지요. 풍선은 의학적인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는데요, 혈관 성형 수술에서는 매우 작은 풍선이 막혀있는 혈관에 삽입되어 동맥 안의 이물질을 없애거나 압축시키기 위해 팽창하여 혈관 벽을 늘리는 역할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위장이나 자궁의 출혈을 막는데도 사용되고 있답니다. 참 신기하죠?

혈관 성형 수술용 풍선@denn / http://www.flickr.com/photos/denn/2482754723


  평범한 줄 알았던 풍선의 재발견, 어떠셨나요? 우리 주위에 있는 평범한 것들을 매의 눈으로 살펴보며,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도 흥미롭지 않을까요. 모두가 과학을 사랑하는 그날까지, 국과위 블로그 기자단이 앞장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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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인터뷰] 이태용 국립 싱가포르대 교수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2기 최경호 기자입니다. 저는 지난 5월, 국립 싱가포르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생체역학부 교수로 있으신 이태용 교수님을 만나기 위해 국립 싱가포르대학교를 직접 방문했습니다. 4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던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캠퍼스는 1월에 시작했던 새 학기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기말고사 채점이 한창이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7년째 학생을 가르치며 바이오 메디컬 역학 및 재료 연구소를 이끌고 계신 이태용 교수님은 ‘생체역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계신데요, 해서! 이번 시간에는 이 교수님을 만나 ‘생체역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소개와 싱가포르대학교에서의 생활, 그리고 과학을 사랑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까지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 만난 이태용 교수님

 

이태용 교수는
  2005-Present  Assistant Professor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003-2004     Research Associate Johns Hopkins University
  2001-2003     Postdoc Harvard University
  2001          Ph.D.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Title: Viscoelastic Properties of Biological and High-Damping Composite Materials)
 
<연구 성과>
  The Best Presentation Award, Asian Federation of Osteoporosis Society, (2011)
  The Martyn Shorten Award for Innovation, Footwear Biomechanics Group, (2011)
  ‘Best Researcher’ in NUS Faculty of Engineering (2009)
  GSK (Glaxo Smith Kline) Research Award, Korean Society of Osteoporosis (2008)


Q. 안녕하세요. 교수님!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이 연구하고 계신 ‘생체역학’이란 용어가 낯선데, 정확히 어떤 분야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일반적으로 역학이란 힘을 받는 물체의 운동이나 형태의 변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하는데, 생체역학(biomechanics)은 바로 이 역학적 원리들을 생체에 적용하는 영역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힘과 움직임을 분석하여 예측-대응하는 학문으로, 세부적으로는 동력학, 정력학, 운동학, 운동역학 등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현재는 10여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골다공증 예측과 신발생체역학 등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뼈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모델링해보는 모습

Q. 골다공증을 예측한다고 하셨는데, 과학적으로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요?

  A. 골다공증을 예측하는 변수로 ‘골밀도+α’을 말하는데, 세계보건기구에서 말하는 α는 ‘FRAX’**이지만, 우리는 점탄성(점성과 탄성), 즉 얼마만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뼈는 밀도가 높은 것도 중요하지만 밀도가 낮더라도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다면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만약 우리 뼈가 고무로 되어 있다면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부러지지는 않지만 고무의 특성상 형체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연구는 고무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물질, 곧 아주 단단하면서도 충격을 잘 흡수하는 물질을 신체운동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접근의 또 다른 예로 ‘잠수함 프로펠러’를 들 수 있습니다. 잠수함이 적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소리가 발생해선 안 되는데요, 하지만 빠른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딱딱한 물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리가 많이 나게 되죠. 바로 이럴 때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텔스(Stealth Material)’ 물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골다공증을 예측하는 다양한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들이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더 많습니다. 앞으로 기초 데이터를 더욱 많이 확보하여 정확도를 높이고, 이를 정량화하여 타입을 만드는 단계까지 가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pQCT와 X선과 같은 CT 기반의 도구와 DMA 테스트 등을 통해 의학적으로는 증명해 내기 어려운 여러 과정을 공학적으로 접근하고, 기술적으로 빠른 뼈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과정을 개발하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입니다.

**'FRAX(Fracture Risk Assessment Tool)'
WHO에서 만든 골절 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골밀도(BMD,Bone Mineral Density)는 척추와 고관절부에서 정량화된 T-값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경우 예민도는 높으나 특이도가 낮아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치료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여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든 새로운 개념의 골다공증 진단 가이드라인이다.



각 그룹의 쥐에서 뼈 손실을 시각화한 모습과 쥐 경골의 굽힘 시험 -이미지:연구실 제공


 Q. 생체역학 정보를 신발에도 많이 응용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지요?
 
  A. 지금의 신발 구조를 생체역학 측면으로 다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스마트 슈즈’를 개발하는 것인데, 단순히 최신 IT기술을 접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무게(중력)의 정확한 이해를 기본으로 한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무릎은 바깥쪽보다 안쪽이 더 많은 힘을 받는데요, 각각의 부분에 해당하는 신발의 재질을 다르게 만들면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하고 줄일 수 있습니다. 똑바로 걷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든지,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해 주는 신발 등을 만들 수도 있겠지요.
최근에는 연구를 통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신발 안쪽과 바깥쪽의 밀도- ‘1.6’이라는 의미 있는 값을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행주기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여 다양한 하중 조건에서 발 구조의 내부 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여러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완성된 신발을 테스트해보고 생체역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Q.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의 생활은 어떠신지요? 

  A. 이곳은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곳입니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없는 곳이죠. 일화를 하나 이야기 해드리자면, 몇 년 전 공대 수업에 디자인을 접목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계 유수 대학 출신의 교수들도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했었어요. 헌데 당시 학장이 ‘교수도 모를 정도라면 당연히 도전해야 할 분야’라고 말하며 이를 추진했고, 결국 지금은 이공계 전공필수 과목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해야 할 연구과제가 있다면 복잡한 절차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이곳의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 역시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교수님, 마지막으로 과학과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학생들에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무엇보다 ‘낯설게 하기’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익숙한 것, 기존에 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앞으로 과학과 기술에서는 여러 경험과 능력이 더욱 중요해 질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에게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세요. 그러면 100% 잘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보장하도록 하죠.(웃음)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은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지만, 기존에 어떤 기술이 있는지 충분히 공부하고 조사해 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고등학생들도 대학교 썸머프로그램 등에 참가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미리 경험해보는 용기를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제가 보스턴(미국)에 있을 때, 세계 유수의 대학교에 여러 고등학교와 연계하여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무척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고, 국가적으로도 과학기술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여름, 우리 연구에 관심 있는 한국고등학생 4명을 한 달간 초청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이 같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모습

이렇게 이태용 교수님과의 인터뷰는 끝이 났습니다. 오직 연구를 위해 열정을 불태우시는 이태용 교수님을 만나 뵙고 난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무엇보다 한국을 떠나 이곳까지 온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선한 인상으로 반갑게 맞아주셨던 이태용 교수님. 교수님의 연구가 앞으로 더욱더 빛을 발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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