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었다!?
- 과학영화 ‘가타카’ 살펴보기 -

  “으앙~!! 으앙!!” 병원의 한 병실에서 갓난아이가 우렁차게 울음을 터트립니다. 새로 태어난 아기의 건강을 확인한 의사는 혈액샘플을 채취합니다. 곧 의사는 이 아이에겐 선천적으로 무슨 병이 있고, 몇 년 후에 어떤 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몇 살에 죽을 것인지 부모에게 말을 해줍니다. 부모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일까요?

  인간을 지배하는 블루빛 테크놀로지의 세계. 당신의 유전자 정보를 미리 알게 된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과연 타고난 운명은 거스를 수 있는지.. 영화 가타카의 내용과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유전자 공학을 통해 알아봅니다.

영화 '가타카'포스터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가타카'포스터 (출처:네이버 영화)


제목 ‘가타카(GATTACA)’의 의미?
  
  영화 가타카의 제목은 DNA를 구성하는 염기들의 앞글자들을 따서 하나의 표기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DNA의 구성 염기는 아데닌(Adenine), 티민(Thymine), 사토신(Cystosine), 구아닌(Guanine)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앞글자들의 조합이 바로 가타카입니다. 하지만 제작 당시 제목은 ‘8일째 날(The Eight Day)’이었는데, 이는 지상을 6일 만에 창조한 하느님이 7일째 휴식을 취했다는 성경의 천지창조와 관련 있는 제목입니다. 즉, 신이 7일에 걸쳐 세상을 창조해 놓은 것을 8일째 인간이 손을 댄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타카(GATTACA)의 내용?

출처 : 영화 '가타카'의 한장면. 캡처


  인간의 성공과 실패가 유전인자에 의해 결정되는 21세기 가까운 미래. 부모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신의 아이' 빈센트의 운명은 심장 질환에, 범죄자의 가능성을 지니고, 31살에 사망하는 것입니다. 빈센트의 운명에 좌절한 부모는 시험관 수정을 통해 완벽한 유전인자를 가진 그의 동생 안톤을 출산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던 빈센트는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주 비행사가 되는 꿈을 펼쳐 나갑니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그는 우주 비행사가 되는 그 어떤 시험이나 면접도 통과하지 못하는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고, 집을 나갑니다. 동생과의 수영 시합 중에 바다 한 가운데서 익사하려는 동생을 구해냈을 때 '힘은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는 믿음과 자신의 꿈을 간직한 채 떠나게 됩니다.

출처 : 영화 '가타카'의 한장면. 캡처


  어느 날 최고의 우주항공 회사 '가타카'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된 빈센트. 그리고 자신의 예견된 미래에 반기를 든 그는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위험한 도박을 시작합니다. 유전학적으로 열성인자에게 가짜 증명서를 파는 DNA 중개인 게르만은 우성인자를 팔려고 하는 유진 머로우와 빈센트를 연결시켜 줍니다. 

출처 : 영화 '가타카'의 한장면. 캡처


  성공을 위해서 빈센트는 피 한방울, 피부 한조각, 타액으로 인간의 증명을 읽어내는 사회를 속여야만 합니다. 물론 쉽지 않지만, 그는 자신의 열성을 감추기 위해 그의 근시안, 유진과 같은 키를 맞추기 위해 고통스럽고 고문 같은 수술까지도 견뎌야 했습니다. 이렇게 유진 머로우와 빈센트 프리만의 결합을 통해 제롬 머로우는 탄생했습니다.

빈센트는 과연 우주탐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영화의 기본요소인 유전자 공학이란?

  생명공학은 생명을 탐구하여 얻은 생명과학(생물학)의 내용을 응용, 기술화하여 생명과 관련된 산업으로 급속히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생명체의 유전자를 연구하여 인간 질병의 극복, 동식물의 품종 개량, 신물질과 식품 생산, 유용한 미생물을 육종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생물의 기능을 이용하는 기술’을 알기위해 생명공학은 생명체의 유전자 연구를 기초로 합니다.
  유전자란 세포 분열을 통한 생식과 성장 및 생명현상의 발현에 관여하는 유전물질의 총칭으로 핵산(DNA, RNA)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유전자 공학은 한 개체의 DNA를 다른 개체에 옮겨서, 그 DNA가 지니고 있는 유전자 형질을 발현시키는 기술을 말합니다. 

DNA rendering (@ynse / http://www.flickr.com/photos/ynse/54237015)


우리는 유전자 공학을 삶 곳곳에 이용합니다. 먼저 의약품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만드는 의약품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매우 적은 양의 생체 활성 물질을 많은 양으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1982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의약품은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인데 그동안 인슐린은 소나 돼지의 췌장에서밖에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많은 양을 생산해 내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의 인슐린 유전자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유전공학 기술은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고 그 치료법을 찾는 일에도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농업 분야에서는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작물이나 가축을 보다 가치 높은 품종으로 개량하거나 또는 완전히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형질 전환 동물 생산 기술은 동물의 유전자에 다른 유전자를 넣어 다른 유전자의 성질을 나타내는 것인데 동물의 고유한 유전적 형질을 변화시켜 새로운 기능을 갖게 하거나 특수한 물질을 생산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기술은 현재 값이 비싼 의약품을 대량 생산하거나 대체장기를 생산하는 동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유전자를 조작한 식물에서 수확한 농산물들이 식품으로 만들어져 나오고 있는데, 이들을 유전자 조작 식품(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이라 합니다. 이들은 병충해를 입지 않는 유전자가 도입되어 있거나, 원래 가지고 있지 않은 성분을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가 도입되어 있기도 합니다.

영화 '가타카'처럼 과연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일까요?

  아주 오랜된 물음 중에는 ‘인간은 태어나는 걸까요? 만들어지는 걸까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전자 결정론이 관심을 끌면서 `인간은 만들어진다`는 쪽이 힘을 얻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환경과 유전공학 그리고 여러 학문들간의 교류로 생긴 의견은 어느 한쪽의 손을 쉽게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간의 본성은 유전자와 환경 그리고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만들어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icahb37/http://www.flickr.com/photos/micahb37/3080247531/

  ‘본성들(natures)’이란 책에 따르면, 유전자가 인간 본성의 모든 측면을 결정하기에는 그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인간 지놈프로젝트가 밝힌 인간의 유전자는 대략 3만개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뇌에 있는 1조개 뉴런(Neuron)이 만들어내는 100조개 이상의 시냅스(Synapse)를 조절하려면 유전자 하나당 시냅스 10억개를 담당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렇게 되면 유전자가 생명유지 활동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암 유전자나 동성애 유전자, 범죄 유전자, 비만 유전자를 발견해 냈다고 오류가 생길 것이라고 말하는데, 저자는 인간의 발달 과정에서 "두뇌 형성 프로그램은 오직 한 종류의 행동만을 불러일으키는 두뇌를 갖게 만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두뇌는 환경에 따라 프로그램화 되어있습니다. 성장환경이나 문화적 배경 등에 따라 본성이 바뀔 수 있다는 말입니다.

  책에서는 ‘본성과 양육, 유전자와 환경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느냐고 묻는 것은 삼각형의 면적을 구할 때 밑변 길이와 높이 중 어느 것이 중요하느냐고 묻는 것처럼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말합니다. 두 가지 조건은 서로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을 결정합니다. 즉 유전자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의 범위를 결정하고 환경은 그 유전자가 어떻게 발달할지 가능성의 범위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가타카의 주인공, 빈센트. 그의 운명에 대한 답 역시 이를 통해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2기 박 두 민

상단의 영화 장면은 '저작권법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에 따라 영화 관련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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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가이(Goodguy)

우리 생활 속 과학이야기

그래핀, 환경 친화적이면서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는 길 열렸다!

작은 가방을 메고 있던 한 여성이 잠시 후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그녀가 꺼낸 것은 바로 돌돌 말려있던 e-book! 말아서 작게 만들어 갖고 다닐 수 있어 여성들의 작은 가방에도 충분히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애용하고 있다.

EFG법을 이용한 그래핀 형성 메커니즘 모식도. 볼밀 과정에서 분쇄된 흑연이 주변의 이산화탄소와 반응하여 기능화된 그래핀이 형성되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런 일들을 우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이다. 그래핀흑연의 표면층을 한 겹만 떼어낸 탄소나노물질로, 육각형 형태의 벌집 모형의 결정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 디스플레이, 에너지, 환경, 반도체 소자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4년, 가임(Geim)과 노보셀로프(Novoselov) 교수 연구팀이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흑연으로부터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그래핀을 떼어내고 그래핀의 탁월한 물리적․전기적 특성을 밝히면서 그래핀은 기존에 사용되는 고가의 물질들을 대체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로 떠올랐다. 그러나 기계적인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그래핀의 양은 매우 적어 실제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핀의 구조 @CORE-Materials / http://www.flickr.com/photos/core-materials/5057399792

현재,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19세기부터 사용해온 흑연을 강산과 산화제로 처리하여 산화흑연을 만든 후 초음파분쇄 과정을 거쳐 산화 그래핀을 얻고, 이를 다시 환원시켜 최종적으로 그래핀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흑연을 산화시키기 위해서는 강산과 산화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흑연의 산화와 초음파 분쇄 과정을 거쳐 생성된 그래핀은 완벽한 결정구조에서 나타나는 우수한 전기적·구조적 특성을 잃어버린다. 이 특성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산화된 그래핀을 유독한(발암물질) 환원제로 환원시키는 과정을 거치지만 그렇다고 100% 환원되는 것도 아니다. 약 70%만 환원되고 30%는 산화된 상태로 남기 때문에 성능이 뛰어난 그래핀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의 주도로 개발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핀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밝혀준 이번 연구는 울산과기대 백종범 교수가 주도하고 전인엽 박사과정생(제1저자), 장동욱 박사, 리밍 다이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유독물질(강산, 강한 부식성 산화제)을 이용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산하는 기존의 그래핀 제조 방법의 단점을 극복하여, 친환경적이면서도 저렴하게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는 신기술(EFG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전인엽 박사과정생 (앞줄 왼쪽 첫 번째), 백종범 교수 (앞줄 왼쪽 두 번째) 장동욱 박사 (뒷 줄 왼편 두 번째)를 포함한 UNIST 연구팀

백 교수팀은 흑연을 드라이아이스(고체상태의 이산화탄소)와 함께 볼밀 용기(ball mill, 대표적 분쇄기)에 넣고 고속으로 분쇄할 때, 분쇄된 흑연이 주위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와 반응하여 가장자리가 카르복실산으로 기능화된 흑연(EFG, edge-functionalized graphite)이 합성되고, EFG를 물과 같은 친환경용매에 분산하면 그래핀이 생성되는 매우 간단한 EFG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하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EFG 기술을 이용하면 분쇄할 때 이산화탄소 대신 다른 물질을 이용해 그래핀 가장자리에 다양한 기능을 갖는 그래핀을 생산해낼 수 있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매우 간단한 장비인 볼밀을 이용해 화학적 용매나 유독물질을 포함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대량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150년 역사의 산화·환원법을 통해 그래핀을 생산하는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탁월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기본연구), 미공군협력사업 및 WCU육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전문지인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3월 27일자로 게재되었다. (논문명: Edge-carboxylated graphene nanosheets via ball milling)

문의처 |
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백종범 교수 (052-217-2510)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지원과 김래수 사무관(02-2100-6831)
한국연구재단 전략홍보실 정책홍보팀 조은혜 선임연구원(042-869-6116)

자료 | 교육과학기술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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